수능특강, 손창섭_비 오는 날 해설 해석

손창섭의 비 오는 날, 계속 오는 비처럼 무기력하고 우울한 전쟁 이후의 삶

이번 시간에는 손창섭의 '비 오는 날'을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EBS 교재에 자주 등장을 했습니다.

계속 작품의 부분이 바뀌어서 출제되었지요.

올해 EBS 수능특강에도 수록되었어요.

아래 첨부하는 자료는 지난 수능특강 수록 부분과 올해 수능특강 수록 부분의 해설을 합쳐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자료의 페이지 수가 조금 많네요.

올해 수능특강 수록 부분은 자료에 표시를 해놓았습니다.

손창섭의 '비 오는 날'에서 배경이면서 가장 핵심적인 소재는 비, 즉 장마입니다.

비가 어쩌다가 오면 좋죠.

그런데 계속 주룩주룩 비가 내리면 우리는 어떤 생각이 들까요?

짜증이 나고, 만사가 귀찮아지며, 우울해지기도 할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장마라는 배경을 통해서 무기력하고 우울한 작품 분위기와 등장인물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지요.

그렇습니다. 이 작품 우울해요.

이렇게 '장마'라는 배경 설정을 통해서 주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 중에 하나가 윤흥길의 '장마'지요.

윤흥길의 '장마'에서도 힘겹고 짜증 나는 현실을 '장마'로 표현했지요.

여하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럼 손창섭의 '비 오는 날'의 분위기와 상황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왜 이리 우울할까요?

바로 6·25 전쟁 직후라는 시대적 상황 때문입니다.

전쟁이라는 비극적 사건은 사람의 인생을 뒤흔들어 버립니다.

또한 그동안 가지고 있던 가치관도 뿌리째 뽑혀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지게 되지요.

우리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하며, 그 생명이 당연히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죠.

그런데 전쟁이라는 상황은 사람의 목숨이 너무나 쉽게 사라져 버릴 수 있습니다.

무수한 죽음들을 목도하게 되겠지요.

심지어 가까운 사람들까지도요.

이런 상황에서 이러한 비극을 겪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이 들까요?

안타까움, 슬픔 등의 이런 감정 외에도 무력감과 허무함이 생기지 않을까요?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인간은 존귀한 존재이다.

인간의 목숨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우리가 가슴 한편에 가지고 있는 이러한 기본적인 생각들을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그러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음을 깨닫게 되지요.

전쟁이라는 큰 소용돌이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의 무력감, 사람의 목숨이 파리와도 같이 가벼운 것을 느끼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고, 또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도 들 것입니다.

한마디로 삶에 대한 회의와 허무함이 생기는 것이지요.

이 작품은 전쟁 후에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무력감, 허무함, 절망감, 인간 소외를 '비'라는 배경과 함께 처절하게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동욱', '동옥'이라는 무기력하고 삶의 방식에 문제가 있는 인물들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손창섭의 '비 오는 날'과 같이 전쟁 후를 배경으로 만든 작품을 '전후 문학'이라고 합니다.

이 '전후 문학'은 위에서 설명을 드린 것과 같은 정서와 생각들이 저변에 깔려 있는 작품들이 많지요.

그래서 상당수의 작품들이 우울함, 무력감, 허무함 등의 당시의 사회상과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지요.

이런 작품들을 볼 때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과연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는 의지적이며 강인한 존재인 것도 같다가도, 너무나 나약하며 무기력한 존재인 건 아닐까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해설에 잘 나와 있으니 참고하세용~

 

손창섭, 비 오는 날 핵심 정리

갈래: 단편소설, 전후 소설

성격: 허무적, 사실적, 실존적, 냉소적, 비극적

주제: 전쟁이 가져온 무기력한 삶과 허무 의식.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6·25 전쟁 직후 장마철, 피란지인 부산의 변두리

 

특징:

1. ‘원구’라는 인물이 ‘동욱’ 남매의 불구적 삶을 회상하는 형식(특정 인물의 시각에서 사건을 서술).

2. 사회적 배경(전쟁), 상황적 배경(극도의 가난), 시·공간적 배경이 적절히 배합되어 비극성 심화 인물의 외양 묘사를 통해서 인물이 처한 상황을 드러냄.

3. 열린 결말 처리를 통해서 작품의 비극성을 심화하고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함.

4. ‘비’라는 배경을 통해 작품의 분위기를 형성하면서 인물의 심리를 암시함.

 

손창섭, 비 오는 날 '장마'의 상징성

1. 작품의 우울한 분위기 조성.

2. 원구가 동욱의 집에 가야 하는 필연성 부여.

3. 전쟁 후 무기력한 사람들의 삶 상징.

 

손창섭, 비 오는 날 결말의 효과

1. 문제점에 대한 해결 부재.

2. 전후 상황을 보다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 절망적 삶의 모습을 드러냄.

3. 인간의 무기력함과 허무 의식을 더욱 강조

 

손창섭, 비 오는 날 문체상의 특징

1. ‘~것이었다‘의 반복.

2. 무기력한 원구의 눈을 통해 사건을 간접적으로 제시(관찰자, 방관자적 태도)

3. 사건보다는 사건을 바라보는 서술자의 우울한 감정을 전달함

 

묘사

1. 사건의 요약적 제시나 배경과 인물 묘사가 중심이 됨(외양 묘사를 통해서 인물의 상황을 드러냄)

2. 음산함과 우울함을 기조로 하는 시대 상황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룸.

 

거리두기

1. 정서적 공감이나 중립적 서술을 거부하고 연민적 대상에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어 냉소적 태도를 보여줌.

2. 다른 인물을 관찰하는 시선을 유지하면서 사실성을 높임.

 

어휘의 사용

1. 가난한 생활을 묘사하는 '거적' 등의 단어 사용, 비정상적인 인간들과 관계를 드러내기 위해 비속어 사용.

 

손창섭, 비 오는 날에 드러나는 전후 문학적 특징

전후 문학이란 6·25 전쟁 이후 전쟁을 소재로 하여 인간 소외나 절망감 등 당대의 사회 현상 및 분위기를 담은 작품을 일컫는 말이다.

전후 문학은 내용적으로는 실존주의와 무기력감, 허무감과 같은 특징을 보이는데, 이는 인간 삶의 조건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 전쟁의 파괴적인 성격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이 작품 역시 신체적 결함을 갖고 피란지에서 경제적으로 궁핍하게 살아가고 있는 동옥과 같은 인물을 제시하여 그가 느끼는 모멸감과 사회에 대한 반감 등을 묘사함으로써 당시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손창섭, 비 오는 날 전체 줄거리

어느 날 원구는 피란지 부산의 거리에서 우연히 동창이자 절친한 친구인 동욱을 만난다.

동욱은 미혼인 여동생 동옥과 함께 살고 있으며, 동옥이 그린 초상화로 미군 부대를 드나들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장마가 이어지던 어느 날 원구는 처음으로 외진 곳의 낡은 목조 건물에 사는 동욱을 찾아가지만 동옥만이 차갑게 원구를 맞이한다.

원구는 동옥이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음을 우연히 발견하고, 동욱이 매우 냉담하게 동옥을 대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뒤 비가 와서 장사를 할 수 없는 날이면 원구는 가끔 동욱 남매의 집을 찾는다.

그러는 사이 동옥에게 마음이 끌리고, 동옥 또한 원구에 대해 친근감을 보인다. 동욱은 동옥을 보살펴 줄 이가 자기밖엔 아무도 없으며 동옥을 측은하게 생각하면서도 그녀를 보기만 하면 화가 치민다는 말을 하며, 원구에게 동옥과 결혼할 생각이 없냐고 묻는다.

며칠 뒤 원구는 동욱에게서 초상화 주문 작업을 그만두었다는 것과, 동옥이 주인 노파에게 자기 몰래 빌려준 2만 환의 빚을 떼였다는 것을 듣게 된다.

오랜 장마로 장사가 되지 않자 마음이 어지러웠던 원구는 동욱의 집을 찾아가지만, 새 주인으로부터 동욱은 아마도 군대에 끌려간 듯 며칠째 소식이 없고, 동옥 또한 혼자 며칠 밤을 울다가 주인이 나무라자 원구에게 편지를 남기고 떠났는데 그 편지는 부주의로 그만 없어졌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얼굴이 반반하니 몸을 판들 굶어 죽기야 하겠느냐는 새 주인의 말에 분노를 느끼던 원구는 결국은 그 분노가 자신에게 되돌아옴을 느끼며 무기력하게 돌아선다.

그 뒤부터 비가 오는 날이면 원구의 마음은 동욱 남매 생각에 우울해지곤 한다.

 

손창섭, 비 오는 날 해제

이 작품은 6·25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우울한 내면과 무기력한 모습을 다루고 있다.

장마철, 폐가 같은 집 등 음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시간적·공간적 배경은 전쟁 후의 처참한 상황을 효과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의 삶이 전쟁의 폭력성에 의해 무너지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특히 역경을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도 없고 방법도 찾지 못한 인물들의 모습은 패배적 삶에 빠진 당시 서민들의 삶을 잘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