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특강, 김원일_어둠의 혼 해설 해석
이번 시간에는 김원일 작가의 '어둠의 혼'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EBS 수능특강에 출제되었네요. 제가 어렸을 때 이 작품을 실제로 읽어 보지는 않고, 제목만 봤을 때 뭔가 되게 어두운 개인의 내면을 이야기하는 무서운 내용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읽어 보면 그런 내용은 아니지요. 제목 어둠의 혼의 의미를 말씀드리면, '어둠'은 부정적 현실인 이념 갈등과 분단으로 인한 역사적 아픔을 의미합니다. '혼'은 이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뜻하지요. 즉, 어둠의 혼의 의미는 분단이라는 민족적 비극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의미합니다.
이 작품의 내용을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면, 광복 후 마냥 좋을 것만 같았던 사회는 좌파와 우파가 대립하게 되고, 어린아이였던 주인공의 집은 좌파의 사상을 가지고 있던 아버지로 인해 핍박을 받게 됩니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도망을 다니다가 잡혀서 총살을 당하고, 이모부는 아버지의 시체를 보여줍니다. 아마도 이모부는 주인공인 '나'에게 이제 가족을 네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사실 제가 '어둠의 혼'의 줄거리를 말씀드린 이유는 당시의 상황을 알아야 작가가 어린아이를 주인공으로 그리고 서술자로 설정한 이유를 말씀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은 아무래도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을 수밖에 없지요. 그러다 보면 선입견과 편견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이데올로기와 이념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지요. 그러나 아이들은 순수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상황을 편견과
선입견 없이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요. 작가는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서 좌파와 우파의 대립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객관적 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지요. 또한 민중들 대부분은 어린아이인 주인공과 같이 이데올로기와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념 대립으로 인한 피해와 아픔과 갈등은 우리 민족 전체가 겪어야
했던 것이지요. 이러한 처절한 이념 대립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작가는 던지고 있는 것이지요.
또 서술상 특징을 말씀을 드리면 김원일의 '어둠의 혼'은 문장의 길이가 짧은 급박한 현재형 시제를 사용하여
작품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서 어린아이인 서술자의 생각을 잘 드러내고, 생동감과 현장감을 부여하여 우리에게 작품에 잘 몰입하고, 주인공의 생각을 더욱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이지요.
또 다른 특징으로는 '청개구리 이야기'라는 우화적이고 상징적인 이야기를 작품 속에 넣어 주제를 암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청개구리 이야기'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청개구리는 날마다 높이뛰기 연습을 하는데 연습을 하면서 점점 더 높이 뛸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는 한계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리고 하늘에는 도달하지 못하지요. 왜냐하면 하늘에는 끝이 없으니까요. 이 청개구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이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아버지와 닮았습니다. 그러나 하늘에는 닿지 못하지요. 이것은 청개구리의 한계이자 아버지의 한계이며 아버지의 비극적인 앞날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또 하늘에는 끝이 없으나 계속 뛰어야 한다는 것에서 사회적 진보는 계속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원일, 어둠의 혼 핵심 정리
갈래: 단편소설, 분단소설, 전후소설, 성장소설
성격: 회상적, 독백적, 비극적, 사실적
배경: 해방 직후 좌우익의 이데올로기가 극심한 시대(1949년)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어린이 화자의 시점, 성장소설)
주제:
1. 이데올로기의 허구성과 분단의 상처와 극복 의지
2. 좌익활동으로 인한 가족의 불행과 그것에 대한 객관적 긍정
특징:
1. 현재형 시제로 호흡이 급박한(문장 길이가 짧음) 독백조 문체를 사용
2. 어린 화자를 통해 상황 묘사에 사실성을 부여함.
3. 상징적 의미를 담은 이야기(청개구리 이야기)를 통해 우의적으로 주제를 암시
4. 이념에 대한 객관적인 접근을 통해 가치 판단을 유보하고 있음
5. 주인공이 정신적 깨달음을 얻고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여줌
제목 '어둠의 혼'의 의미
‘어둠’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이념 대립과 민족적 비극인 분단이라는 역사적 어둠을 상징하고 있다. ‘혼’은 이러한 이념 대립과 분단이라는 어둠을 극복하려는 사람들의 극복 의지를 나타낸다. 즉, 제목인 ‘어둠의 혼’은 이념 대립과 분단이라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형상화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김원일, 어둠의 혼 서술자를 어린아이로 설정한 효과
작가는 서술자를 어린아이로 설정함으로써 어린아이의 순수하고 편견 없는 시선을 통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주인공이자 서술자인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이념적 대립의 비극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는 ‘나’의 가족이 겪는 비참한 생활상과도 연관이 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있게 생각을 해보면, 어린아이의 의식 수준은 당시 이념적 갈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민중들 대부분의 의식도 비슷했을 것이다.
이는 사실상 민중들에게 이데올로기는 삶에 중요한 부분이 아니며, 이것을 통해서 이념 대립이라는 것의 허구성을 말하고 이런 허구적인 이념 대립으로 민중들이 비극적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에 대한 비판 의식을 담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원일, 어둠의 혼 '청개구리' 이야기의 의미
청개구리 이야기는 사람이 아닌 것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우의적 수법을 사용한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 '청개구리'는 사회주의라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려는 아버지를 상징한다 볼 수 있다. 청개구리가 하늘에 닿을 수 없음에도 높이뛰기 연습을 계속하는 것은 이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며 살아가려는 아버지의 태도를 떠올릴 수 있다. 아버지는 사람은 청개구리와 마찬가지로 조금씩 더 나아져야 하며, 사회 현실 또한 더 진보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하늘에 끝이 없듯이 진보에도 끝이 없으며 따라서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전달하고 있다.
김원일, 어둠의 혼 전체 줄거리
해방 후 이념 대립이 극심하던 시기에 좌익활동을 하며 숨어 도망 다니던 주인공의 아버지가 잡혔다는 소식과 아버지가 총살될 것이라는 소문이 마을에 퍼진다. 이 글의 주인공이며 어린아이인 ‘나’(갑해)는 아버지가 죽는다는 것보다 굶주림의 고통이 더 크다고 느낀다. 그래서 쌀 한 톨 생기지 않는 일로 의미 없다고 생각되는 일에 목숨을 건 아버지를 미워한다. 이모 집에서 어머니를 만난 ‘나’는 지서에 붙잡혀 있는 아버지를 만나 보라는 얘기를 듣고 지서로 간다. 지서에서 나오던 이모부가 ‘나’를 뒤뜰로 데려가 아버지의 시체를 보여 준다. 그 때야 ‘아버지가 죽었다는 것’을 실감한 ‘나’는 울면서 강변으로 뛰어가서, 강물처럼 쉬지 않고 자라야 한다던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집안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용기를 가지고 힘차게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한다. 이모부가 자신에게 아버지의 시체를 보게 한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6·25 전쟁이 터진 후 이모부도 돌아가셔서 여쭈어볼 수 없게 되었다.
김원일, 어둠의 혼 해제
김원일의 '어둠의 혼'은 해방 직후 첨예한 좌우의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인해서 가정이 붕괴되고, 그로 인해 개인의 삶이 얼마나 고통을 받았는지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이념 대립과 갈등으로 인한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념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채 주인공의 가족들이 겪는 고통스러운 삶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이는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해 구현된다. 또한, 작품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어둠’의 이미지는 현실의 암담함과 인물들의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내면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