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위로'는 산문적 어조로 암담한 현실에 처한 존재의 상황을 묘사하고, 힘겨워하는 존재에 대한 위로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윤동주의 '위로' 해석과 해설 및 설명
윤동주 시인의 현대시 '위로'에 대한 해석과 해설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2024년 고1 9월 모의고사에 출제되었습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봤어요. 그런데 인터넷에 찾아보니 '위로'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더군요. 그래서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급하게 작품을 공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설을 쓰려고 합니다. 제가 글을 쓰다가 까먹을까 봐 먼저 말씀을 드리는데, 이 작품은 윤동주의 '병원'과 매우 흡사합니다. 시적 배경이 병원이라는 공간인 것도 공통점이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존재를 시적 대상으로 하여 관찰하고 묘사하여 작품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고요. 또 산문적 어조로 서사적 서술을 통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입니다.
윤동주의 '병원'을 해설 링크를 올려둘 테니 참고하세요.
윤동주 병원 해설 해석
윤동주 시인의 '병원'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교과서에 실린 것을 본 적은 없고 예전에 모의고사에 출제되었습니다. 유명한 작가의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작품이니 중요한 작품이라고
munbunseon.tistory.com
그럼 본격적으로 윤동주의 '위로'에 대해서 설명을 드릴게요. 이 작품은 '거미'와 '나비'가 등장을 합니다. 거미와 나비를 마치 사람처럼 표현합니다. 이를 '의인법', 또는 '의인화'라고 하는데요. 시험 문제에서 학생들을 헷갈리게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말로 바꿔서 표현합니다. 그래서 '인격을 부여한다'와 같이 같은 내용을 조금씩 변형해서 표현하곤 하지요. 여하튼 작품 속 거미는 사람발이 잘 닿지 않는 곳에 거미줄을 칩니다. 거미의 교활한 성격이 잘 드러나지요. 그런데 이 거미줄이 있는 곳이 하필이면 병원에서 요양하고 있는 젊은 사나이가 누워서 쳐다보면 바로 보이는 곳에 있습니다. 즉, 거미줄이 젊은 사나이의 눈길이 닿는 곳에 바로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나비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립니다. 거미줄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나비는 발버둥 치지만 빠져나올 수 없지요. 또한 거미는 쏜살같이 와서 끝없이 실을 뽑아 나비의 온몸을 감아 버립니다. 나비의 상황은 그야말로 빠져나올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인 것이지요. 이 장면을 목격한, 아니 목격할 수밖에 없었던 '젊은 사나이'는 긴 한숨을 쉽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지요. 젊은 사나이가 긴 한숨을 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거미줄에 걸려 거미에게 잡아 먹히게 생긴 나비의 처지가, 젊은 사나이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즉, 자신과 나비를 동일시하고 동병상련을 느끼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한숨을 쉬고 있는 걸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안타까움을 느낌에도 사나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사나이의 무기력함을 알 수 있지요.
이 작품에 대략적인 내용은 이야기를 했으니, 좀 더 깊이 있게 알아보도록 하죠. 작품에서 의인화된 거미와 나비의 사건을 이렇게 세밀하게 서술한 이유는 부정적인 인간 사회를 이야기하고 싶어서 일 것입니다. 원래 사람은 사람에게 관심이 있고, 거미는 거미에게, 나비는 나비에게 관심이 있지요. 아무리 우리가 다른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해도 사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일 겁니다. 거미가 교묘한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나비가 걸렸을 때 빠져나가지 못하게 거미줄로 몸을 감싸는 일은, 약육강식의 부정적인 사회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처럼 의인화하여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니 우화적 수법(또는 우의, 우언)을 활용했다고 볼 수 있지요. 이 우화 수법은 주로 어떤 대상이나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풍자를 할 때 주로 쓰이는 방법이지요.
젊은 사내 입장에서는 온갖 고생을 하다가 병을 얻어 병원에 있는 자신의 신세가 마치 거미줄에 걸린 나비와 같이 느껴졌을 겁니다. 그러니 안타까울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젊은 사내는 극심한 무기력함과 더불어 빠져나올 수 없다는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지요.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화자는 '거미줄을 헝클어 버리는 행위'를 통해서 젊은 사나이에 대한 위로를 대신합니다. 그러나 화자는 젊은 사나이에게 이러한 위로밖에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작품 속에서는 '거미줄을 헝클어 버리는 것밖에 위로의 말이 없었다'라는 구절을 통해서 위로가 부족하지만, 뭔가 더 해주고 싶지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지요. 화자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자신이 위로를 위해 한 행동이 근원적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거미줄을 없애도, 거미를 없애지 않는 이상 거미는 다시 거미줄을 칠 테고, 언제고 나비가 날아와 그물에 걸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젊은 사나이를 위로해도 그 사나이의 병을 치료해 줄 수는 없습니다.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단순히 위로만 전달할 수밖에요. 이 작품은 윤동주의 다른 작품들처럼 현실 극복에 대한 의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 아닙니다. 대상에 대한 위로를 담고 있는 작품이지요. 하지만 위로만 해줄 수 있을 뿐 부정적 현실을 바꿀 해결책이 없다는 점에서 상황에 대한 무기력함과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지요. 당시의 시대상이나, 작가인 윤동주의 상황을 적용해 보면, 힘겨운 상황에 처해 있는 존재인 '젊은 사나이'는 일제 강점기 힘겨웠던 우리 민족, 또는 부정적인 현실에 무기력했던 시인을 객관화한 존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미'는 일제를 '나비'는 연약한 존재였던 우리 민족을 의미하는 것이 되겠지요. 윤동주 시인의 다른 작품들에서 화자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순수함을 추구하고, 긍정적인 세상을 위해 희생도 불사하겠다는 투사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면, 오늘 설명을 드리는 '위로'와 '병원'은 아주 평범한 인간의 진솔한 이야기를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시각적, 서사적, 산문적
주제:
1. 암담한 현실에 처한 존재에 대한 위로.
2. 부정적인 현실을 극복할 수 없는 무기력한 자신에 대한 안타까움.
특징:
1. 자연물인 ‘거미’와 ‘나비’에 인격을 부여하는 의인화를 통해 작품을 형상화함.
2. 산문적 어조이나 ‘~다’의 종결 표현을 반복하여 운율을 형성함.
3. 줄표(-)를 통해 상황을 강조함.
4. 시각적 심상을 주로 사용하여 상황 묘사를 구체적으로 함.
5. 산문적이고 서사적 서술을 통해서 상황을 구체적으로 형상화.
6. ‘젊은 사나이’와 ‘나비’를 동일시하여 ‘젊은 사나이’가 처한 상황과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함.
7. 동일한 시구를 반복하여 운율을 형성하고 의미를 강조함.
구성:
1연: 젊은 사나이가 누워 있는 곳 위에 있는 거미줄.
2연: 거미줄에 걸린 나비를 보고 한숨을 쉬는 사나이.
3연: 거미줄을 헝클어 젊은 사나이를 위로함.
해제
이 작품은 '거미'와 '나비'를 의인화하는 우화적 수법을 통해 인간 사회의 부정적인 면모를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거미는 교활하게 거미줄을 치고, 거미줄에 걸린 나비가 발버둥 치지만 거미는 재빨리 와서 나비의 온몸을 실로 감싸 버린다. 이 장면을 목격한 병원에서 요양 중인 젊은 사나이는 긴 한숨을 쉬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사나이는 나비의 절망적인 처지와 자신의 처지가 같다고 동병상련을 느끼지만, 무기력함과 좌절감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한숨만 쉰다. 작품에서 거미와 나비의 사건은 약육강식의 사회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화자는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며 거미줄을 헝클어 버리는 행위를 통해 젊은 사나이를 위로하고자 하지만, 그 위로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자각하며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는 거미를 없애지 않는 한, 거미줄은 계속 칠 것이고 나비는 다시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윤동주의 다른 작품들이 '현실 극복 의지'를 담고 있는 것에 반해, '위로'는 힘겨워하는 대상에 대한 위로와 부정적인 현실을 극복할 수 없는 무기력함과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일제 강점기라는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면 '젊은 사나이'는 일제 강점기 힘겨운 우리 민족, 또는 부정적인 현실에 무기력했던 시인을, '거미'는 일제를, '나비'는 우리 민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윤동주의 '위로'와 '병원'은 평범한 인간적 면모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순수함과 긍정적인 세상을 위해 투쟁하겠다는 다른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면모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