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성 시인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제목부터 살펴볼게요.
하루가 저물었다는 것은 저녁이 되었다는 것이고 이 때는 노동을 마친 후로 가장 몸이 지치고 힘들 때이기도 하고, 또 해 질 녘을 바라보면 왠지 모를 우수에 빠질 수 있는 애상적인 슬픈 시간이지요.
'삽'은 우리가 흙을 파거나 옮길 때 쓰는 도구입니다.
즉, 육체적 노동을 하는 도구이지요.
따라서 '삽'은 힘겨운 노동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낮 동안의 힘겨운 삶을 살다가 해가 저물 때 겨우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삽'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이 작품에서 언급하는 존재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존재라는 것도 어렴풋이 알 수 있죠.
물론 육체적 노동을 한다고 꼭 힘든 삶을 산다거나 경제적으로 어렵게 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문학 작품이라는 것이 특히 '시'라는 장르가 정보가 많지 않으니,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관념이나 선입견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작품을 형상화하는데 좋은 방법이 된다는 것이죠.
그럼 함께 작품을 상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시죠.
정희성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 가난한 노동자의 삶의 힘겨움
그럼 본격적으로 정희성 시인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의 해설을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제목은 앞에 설명을 드렸으니, 작품의 분위기는 대충 짐작이 가실 겁니다.
그럼 본문을 살펴보며 설명을 드릴게요.
작품의 시작은 '흐르는 것은 물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도 흐른다'는 말입니다.
흐르는 물은 지형에 따라서 흐릅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요.
이 작품에서 흐르는 물과 같다는 것은 우리의 삶을 우리가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행동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그냥 상황에 맞춰서 살아가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상황이 힘들어 그냥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게 그냥 살 수밖에 없다는 의미지요.
즉, 힘겨운 삶을 사는 존재들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슬픈 이야기지만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없으면 삶에 휘둘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살기 위해서는 먹을 것, 입을 것, 살 곳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다시 작품으로 돌아가서 노동을 마치고 해가 저물 무렵에 강에 삽을 씻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강물에다가 노동자가 느끼는 삶의 힘겨움과 슬픔을 씻어 버리는 행위지요.
마치 우리가 삶이 너무나 힘들고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때,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게임을 하는 것처럼요.
그런데 슬프게도 이러한 위로는 잠깐이지요.
왜냐하면 삶이 바뀐 것이 없으니까요.
내일이면 쳇바퀴 돌 듯이 힘겨운 삶을 살아야 하니까요.
작품 속에서 노동자의 행동을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무기력하고 체념적이며 소극적인 노동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특히 '쭈그려'와 같이 움츠러든 모습을 표현한 어휘나 '~나'와 '~뿐'과 같은 조사를 통해서 이러한 정서를 더욱 강화하고 있죠.
노동자를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로 표현을 하며, 그들의 삶이 희망이 없이 시들고 있다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저물고, 저물어서'라는 표현을 통해서요.
심지어 힘겨운 사람들의 삶을 표현하는 시어인 '흐르는 강'을 '바닥 썩은 물'로 표현하여 그들의 힘겨운 삶을 강조하는 동시에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서 오염된 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사람들의 힘겨운 삶을 밤마다 계속해서 뜨는 '달'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작품 속 달이 뜨는 밤은 힘겨운 노동 후에도 먹을 것이 없는 마을로 돌아가는 때입니다.
또 사람들의 삶도 어두워진다는 표현을 하지요.
이러한 표현을 통해서 궁핍하고 힘겨운 노동자들의 삶과 가난한 삶을 어쩔 수 없이 수용해야 하는 체념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럼 정희성 시인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의 특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정말 비참한 삶을 이야기하면서도 담담하고도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조를 통해서 비참한 현실에 대해 더욱 애잔한 마음을 갖게 하지요.
또 삽을 씻는 구체적인 행위를 자연물인 흐르는 강과 달에 비유하여 상황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또 세상 풍파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상황과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지만 체념할 수밖에 없음을 드러내고 있죠.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성찰적, 현실 참여적
주제: 가난한 노동자의 삶의 비애.
특징:
1.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자연물에 빗대어 형상화함.
2. 차분하고 절제된 어조로 노동자의 비애와 한을 표현함.
작품 속 강물의 이미지
이 시는 화자의 삶을 자연물인 ‘물’에 빗대어 형상화하고 있다.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썩어 버린 ‘강물’은 궁핍하고 어두운 현실을 사는 노동자의 삶을 표상한다.
화자는 흐르는 강물을 보며 노동자의 삶도 이와 같다고 느끼고, 깊어 가는 삶의 비애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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