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날개'는 의식의 흐름 기법을 통해서 주인공의 분열된 자아를 드러내고,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는 욕구를 보이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상의 '날개' 해설과 해석 및 설명
2026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이상의 현대 소설 작품인 '날개'에 대한 해설과 해석 및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글은 2022년 수능특강에 수록된 부분과 2026년 수능특강에 수록된 부분을 중점에 두고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의 날개는 정말 설명할 것이 많은 작품이지요. 그중에서도 핵심적인 것만 몇 가지 짚어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날개'라는 제목은 작품의 마지막 부분과 관련이 깊지요. 서술자이자 주인공인 '나'는 '날개야 다시 돋아라.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라는 말을 합니다. 무기력하고 수동적이며 의존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가 주체적이며 능동적인 진정한 자신의 자아를 찾으려는 것이지요. 즉, 종속되고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와 의지를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날개'는 진정한 자신의 자아와 자유와 이상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구체적인 행동과 노력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작품에서 '나'는 부정적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욕구는 있으나, 그것을 바꾸려는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는 당시의 아무리 몸부림쳐도 벗어날 수 없는 부정적인 상황이었던 일제 강점기 속 지식인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설명할 것은 이 작품의 주인공의 내면을 중심으로 서술한 최초의 심리주의 소설로 평가받는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사건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술자이자 주인공인 '나'의 내면세계가 작품의 중심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이 서술되고 있지요. 이 작품에서 '나'의 내면을 '의식의 흐름 기법'을 활용해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작품을 쓰는 기법을 의미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면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할 때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어떤 것을 보거나 우연히 무엇인가가 떠오르고 그것에 대해서 쏟아내듯이 생각을 하지요. 예를 들면 '분필가루를 보고, 밀가루를 떠올리고 빵이 먹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성심당이 떠오르는데 대전에 대학교 친구가 있었지' 뭐 이런 식으로요. 의식의 흐름 기법을 활용한 작품은 오늘 설명을 드리는 이상의 '날개'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천변 풍경'과 같은 작품들이 유명하지요. 여하튼 이상의 날개는 이러한 의식 흐름 기법을 활용하여 주인공인 '나'의 무기력하고 방향성 없는 삶과 외로움 그리고 분열되고 혼란스러운 자아 등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품을 볼 때 우리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보통 소설 작품을 볼 때 어떠한 소재나 이야기가 나오면 그것이 나오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작품은 이런 이야기가 왜 튀어나오는지 납득이 안 갈 때가 많지요. 우리의 의식은 논리적이지 않으니까요. 독자 입장에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다음 꼭지는 당대의 지식인들에게 너무나 가혹했던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상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일제 강점기는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힘들었던 시기이고,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던 시기이지요. 하지만 지식인들에게는 아마 더욱 가혹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공부를 하여 지식인이 되었으나 막상 할 일은 없었을 테니까요. 일제 입장에서 자신들에게 비판적 입장을 주장하고 다른 사람들을 선동할 수 있는 지식인들이 활개 치게 나둘 수는 없었을 테니까요. 당시의 지식인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방법은 친일파가 되는 것밖에는 없었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광복 운동을 하거나요.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은 비판적 인식은 있으나 그것을 행동으로는 옮길 수 없고, 그렇다고 친일을 할 수도 없었겠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무기력하고 목적의식이 상실된 그런 삶을 살지 않았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지식인들의 생각이 닮긴 문학 작품들이 많기도 하고요. 따라서 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 지식인의 무기력하고 방향성 잃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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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단편 소설, 심리 소설
성격: 고백적, 심리적, 상징적
배경: 1930년대, 경성의 33번지와 거리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
주제: 자아가 분열된 삶 속에서 진정한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내면적 욕구
특징:
1. ‘나’의 분열된 내면세계를 의식의 흐름 기법에 의해 드러내고 이를 통해 내용이 전개됨
2. 억압된 자아의식을 ‘방’이라는 밀폐된 구조로 표현함.
3. 주인공 ‘나’의 자폐적인 세계를 역설적인 독백체로 표현함.
4. 상징적인 소재로 주제 의식을 드러냄
5. 공간의 대조를 통해 인물 간의 차이를 보여줌
구성:
발단: ‘나’의 독백과 33번지 유곽 소개.
전개: ‘나’와 아내의 이야기.
위기: 아내가 ‘나’에게 수면제를 먹였음을 알게 됨.
절정: 거리를 배회하며 아내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나’
결말: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
해제
이 작품은 ‘아내’에게 의지해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나’의 상념과 심리 상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생활의 문제를 인물의 내면에 투영하여 의식의 흐름을 드러내듯 서술함으로써 기존의 소설과 다른 서술 방식을 적용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가진다.
전체 줄거리
‘나’는 생활 능력이 없는 탓에 아내에게 의지하며 살아간다. ‘나’가 하는 일이란 아내가 없는 방 안에서 돋보기로 종이를 태우거나 아내의 화장품을 가지고 노는 ‘장난’ 정도이다. 이처럼 무력한 존재인 ‘나’는 아내의 내방객을 피해 길거리로 나서서 배회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외출에서 일찍 돌아온 ‘나’는 아내와 손님 사이에 벌이는 일을 보게 된다. 밤 외출로 인해 감기 기운이 있던 ‘나’는 아내가 사다 주는 약을 먹게 되는데, 어느 날 그것이 아스피린이 아니라 아달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시 거리로 나선 ‘나’는 정오 사이렌이 울리는 시간에, 지금은 박제가 되어 버린 자신의 지난날을 회상하며 날개가 다시 돋아 날아오르고자 하는 소망을 드러낸다.
갈등의 관점에서 본 ‘날개’의 의미
· 양상과 특성: 타락한 아내와 부정적 사회 현실에 고민하는 ‘나’ 사이에는 대화와 이성을 통한 갈등의 해결이 근본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 해소의 방식: 작품의 말미에 등장하는 ‘날개’는 본연적 자아를 회복하고자 하는 ‘나’의 자유와 본질에 대한 열망, 나아가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