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한씨 연대기' 해설과 해석 및 설명
2025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희곡 작품인 '한씨 연대기'에 대한 해석과 해설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원래 황석영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희곡으로 각색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한씨 성을 가진 한영덕의 비극적 일생을 통해서 우리 민족의 역사적 아픔을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연대기'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연대순으로 적은 기록을 의미하고요. 작품의 주인공인 '한영덕'은 북한의 산부인과 의사였습니다. 6·25 전쟁 중에 특별 병동 담당 의사였지만, 일반 병동 환자를 치료하는데 더 집중을 합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실천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행동이 반동분자로 낙인 찍혀서 사형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지금이야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이념 대립이 극심했던 독립 직후와 6·25 전쟁의 전과 후는 말 안 들으면 사상범이나 간첩으로 몰아서 그냥 사람을 죽일 수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한영덕은 사형 직전에 기적적으로 살아나고, 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북에 남겨 둔 채 월남하게 됩니다. 그리고 먹고살기 위해서 의사 면허를 빌려 주고, 낙태 수술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낙태 수술을 하는 자신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게 되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의사 면허도 없으면서 무면허로 의사 행세를 하던 박가가 한영덕을 간첩으로 신고를 하고, 한영덕은 기관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고 몸과 정신이 피폐화됩니다. 다행히 간첩 혐의는 벗었지만, 불법 낙태 시술을 한 혐의로 결국 실형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교도소에서 전쟁이 휴전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지요. 물론 전쟁이 중단된 것은 다행인 일입니다. 하지만 북쪽이 고향인 한영덕의 입장에서는 북으로 다시 돌아갈 길이 막힌 것이나 다름이 없었지요. 거기에 남한에서 온갖 고초를 겪고 난 뒤에 남한에 정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고요. 한영덕은 교도소에서 출소한 이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합니다. 고문의 후유증이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한영덕을 갉아먹었던 것이지요. 또 남한에 와서 이룬 가정에서 안정감을 찾지도 못했고요. 그래서 한영덕은 어느 날 가출을 하고 가족과 연을 끊고 살게 됩니다. 한영덕은 남한에서 결혼한 아내 사이에서 딸이 있었는데 '한혜자'입니다. 이 한혜자는 한영덕의 삶을 평가하는 존재이지요.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서 '아버지 한영덕 씨는 시대와 더불어 캄캄한 어둠 속에 발제될 거예요. 저 정지된 폐허 가운데 들꽃과 잡초에 뒤덮여 쓰러진 녹슨 기관차처럼 그의 매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을 하지요. 이 말의 의미는 남과 북의 분단이 계속된 상태이고, 이념 대립이 계속되고 있어서 아픔이 치유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즉, 이러한 분단 때문에 한영덕은 죽어서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또 한영덕의 삶을 '정지된 채 쓰러진 녹슨 기관차'에 비유하고 있는데 원래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고 가야 하는 기관차가 가지 못하고 고장 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북으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한영덕의 삶을 비유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 작품은 한영덕이라는 개인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서 이념 대립이 개인의 삶에 얼마나 큰 아픔을 줄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사회와 민족에 얼마나 큰 아픔을 주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공부하면서 꼭 알아두셔야 하는 부분이 작품 중간중간에 역사적 사실을 담은 시대적 상황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삽입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삽입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극의 내용을 현실감 있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당시 민중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그리고 그것은 한영덕만의 개인적 사건이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가 겪었던 비극이었음을 드러내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파일 형태(HWP)의 EBS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문학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연회원제 카페로 지난 수능특강과 수능완성 자료부터 현재의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에 수록된 모든 문학 작품에 대한 해설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 문제는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여력이 되지 않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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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희곡
성격: 비극적, 사실적
주제: 분단의 상황에서 겪게 되는 개인과 민족의 비극.
특징:
1. 주인공인 한영덕의 삶을 통해 우리 민족의 역사적 비극을 드러냄.
2. 역사적 사실을 극 중에 삽입함으로써 사실감을 높임.
3. 방백을 활용하여 중심인물의 내력과 그에 대한 평가를 제시함.
4. 시간적·공간적 배경의 변화를 소품을 통해 명시적으로 제시함.
등장인물 분석
· 한영덕: 양심을 지키려 애썼던 의사로, 분단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한 채 희생당하는 인물임.
· 한명숙: 한영덕의 여동생으로, 먼저 월남하여 남한에서 터를 잡음. 이후 오빠인 한영덕과 재회한 후 곧잘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된 한영덕을 심적, 물적으로 돕고자 노력함.
· 박가: 무면허 의사로 병원을 운영하며 한영덕을 끌어들여 불법 낙태 수술을 하도록 함. 이후 한영덕을 간첩으로 고발함으로써 한영덕이 체포되어 고초를 치르도록 만듦.
· 서학준: 한영덕의 친구이자 의사. 자신만의 신념을 고수하는 한영덕과 달리 의사로서의 사명보다는 자신의 목숨을 우선시하는 타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보통의 인물임.
· 윤미경: 경찰이던 남편이 6·25 전쟁으로 납북된 이후 한영덕을 만나 재혼하여 한혜자를 낳음. 이후 한영덕이 집을 나가자 다른 남자와 다시 결혼함.
· 한혜자: 한영덕의 딸로 한영덕의 삶을 요약적으로 제시하고, 그의 삶과 죽음에 대한 평가를 함.
전체 줄거리
북한 대학 병원의 산부인과 교수인 한영덕은 6·25 전쟁 당시 특별 병동 담당 의사이지만 자신의 소신에 따라 일반 병동 환자를 치료하는 데 더 몰두한다. 이로 인해 반동 분자로 낙인찍혀 사형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사형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나게 되고 가족을 북에 남겨 둔 채 혼자 월남한다. 이후 생계를 위해 자신의 의사 면허를 박가에게 빌려준 후 낙태 수술 문제로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는 등 박가와도 갈등을 겪는다. 무면허 의사인 박가는 한영덕을 배신하고 그에게 간첩 누명을 씌워 정보대에 고발한다. 한영덕은 기관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겪은 후 어렵게 간첩 누명을 벗지만, 불법 낙태 수술을 한 혐의로 결국 실형을 살게 된다. 형을 살던 중 월남 후 재혼한 아내인 윤미경으로부터 휴전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한다. 만기 출소한 한영덕은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하고 집을 나가 떠돌다가 지방 소도시에서 장의사로 삶을 마감하게 된다. 한영덕의 딸인 한혜자는 아버지의 장례식에 찾아오지만, 아버지의 매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며 빈소를 떠난다.
해제
황석영의 「한씨 연대기」라는 동명의 소설을 희곡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영덕의 개인사 사이사이에, 사회 정치적 상황을 보여 주는 막간극(다큐멘터리)을 삽입하여 한국 현대사의 소용돌이에서 몰락해 가는 한 개인의 삶을 생동감 있게 풀어내고 있다. 한영덕의 일대기는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그대로 상징하는 것으로, 개인적인 비극에서 더 나아가 정치 이데올로기가 빚어낸 사회적 비극으로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