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수능특강 시조 조존성 호아곡 해석 해설 설명

연시조 조존성의 '호아곡' 해설과 해설 및 설명

2025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평시조이자 연시조 작품인 조존성의 '호아곡'에 대한 해석과 해설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2022년 EBS 수능완성에 수록되기는 했는데 제2수만 수록되었었지요. 전체 4수로 구성된 작품인데 이번 수능특강에는 4수 전체가 출제되었네요. '호아곡'이 '호아곡'인 이유는 각 수의 초장 처음 부분에 '아이야'라는 시구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아이야를 한자로 번역을 하면 '呼兒(호아)'가 되지요. 즉 이 호아가 반복되는 노래라고 해서 호아곡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그럼 이 작품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1수를 살펴보면 고사리를 캐서 먹겠다는 말을 합니다. 이 작품에서 '고사리'를 언급한 것은 단순히 나물을 먹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소박한 음식을 의미하는 한자 성어로 '박주산채', '단사표음'이 있다는 것을 알아두시고요. 이 박주산채, 단사표음을 먹으며 자신의 뜻을 지키는 절개와 지조 있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이 드러난 부분입니다. 작품의 내용을 보면 그런 것이 안 보이는데 어디에 그런 내용이 있냐고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고전 시가에서는 짧은 글에 많은 내용을 담기 위해 고사를 많이 이용합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고사리'는 백이와 숙제의 고사를 떠올리게 하지요. 백이숙제는 절개와 지조를 지킨 인물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고사 성어입니다. 주나라 무왕이 도리를 어겼다고 생각하여 주나라의 것을 먹을 수 없다 하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만 캐어 먹다가 굶어 죽은 인물들입니다. 이렇게 말하니 좀 그렇기는 하지만 여하튼 자신의 뜻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바쳤던 사람들입니다.

 

제2수에서는 '미늘 없는 낚시'로 낚시를 하겠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미늘은 낚시 바늘 끝에 있는 고리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고기를 낚을 수가 없지요. 즉 물고기를 낚을 욕심 때문에 낚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기기 위해서 낚시를 한다는 것을 부각하는 것입니다. 화자가 욕심이 없다는 것과 자연 친화적이라는 것을 부각하는 것이죠. 사실 이 '미늘 없는 낚시'도 관련 고사가 있는데요. 강태공으로 유명한 주나라 여상이 늙을 때까지 계속 미늘 없는 낚싯대로 낚시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강태공 하면 낚시꾼을 떠올리는 것이고요. 여상은 낚시를 하며 자신의 능력을 알아봐 줄 사람을 기다렸던 것이지요. 후에 주나라 문왕과 만나고 여상은 큰 공을 세우게 됩니다. 그러니 작품에 이 미늘 없는 낚시라는 말을 썼다는 것은 '자기를 알아주는 군주를 기다리는 마음'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화자가 속세를 떠나 있지만, 속세에 관심이 있다는 것도 드러내고 있고요.

 

제3수에서는 서투른 농사일이지만 열심히 하고 있는 화자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평화로운 시기에 자기가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에 만족을 하면서 이러한 것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이 임금의 은혜 때문이라는 말을 하지요. 작품에서는 '역군은'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현재에 대한 만족감과 임금에 대한 감사를 드러내고 있지요. 이렇게 임금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연군지정'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성세궁경'이라는 표현도 고사와 관련이 있는데요. 장저와 걸닉이라는 사람이 공자에게 자신들과 함께 속세를 떠나 한가롭게 농사나 짓자고 권유했던 고사이지요. 현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는 표현임과 동시에 현실에 대한 관심이 있음을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제4수에서는 아름다운 달빛을 바라보며 술에 취한 화자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화자가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기며 흥에 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요. 따라서 자연 친화적이라는 말은 당연히 할 수 있고, 자연 속에서 한가하게 지내고 있으니 '강호한정'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습니다. 종장에 보면 '희황상인을 오늘 다시 보는구나'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희황상인은 세상일을 잊고 한가하고 태평하게 숨어 사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은 세상이 편하기 때문이지요. 이는 현실에 대한 만족감이고 좀 더 풀어서 생각하면 이러한 태평성대를 만든 임금의 은혜를 칭송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 작품의 주제를 말씀드리면, '속세를 떠나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의 즐거움과 태평성대에 살게 해 주신 임금에 대한 연군지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부분이 화자가 속세를 벗어나 자연 속에 있다고 해서 그러한 삶을 좋다고 한다고 해서 속세의 삶과 현실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속세에 대한 관심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속세와 단절된 삶을 칭송하는 작품들과는 궤가 다른 작품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두셔야 합니다.

 

*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파일 형태(HWP)의 EBS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문학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연회원제 카페로 지난 수능특강과 수능완성 자료부터 현재의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에 수록된 모든 문학 작품에 대한 해설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 문제는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여력이 되지 않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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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평시조, 연시조 성격: 자연 친화적, 전원적, 목가적 어조: 서정적, 낭만적 주제: 전원에서 즐기는 은거 생활의 즐거움 / 태평성대를 만들어 준 임금의 은혜에 감사(연군지정) 특징: 1. 각 수마다 ‘아이야’를 반복하여 작품 전체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호아곡(呼兒曲)’이라 불리는 이유임 2. 설의적, 영탄적 표현을 사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강조 3. ‘죽조반’이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화자가 아침 일찍부터 일을 하는 상황을 드러냄 4. ‘역군은(亦君恩)’이라는 표현을 통해 임금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연군지정을 드러냄 5. 고사를 활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냄 6. 공간적 배경의 변화를 통해서 은거하는 삶의 구체적인 모습을 제시함.

 

구성:

제1수: 서산에서 고사리를 캐며 즐기는 삶.

제2수: 동쪽 골짜기에서 낚시를 하며 즐기는 삶.

제3수: 남쪽 논밭에서 농사를 지으며 즐기는 삶.

제4수: 북쪽 마을에서 술을 마시며 즐기는 삶

 

시어에 등장하는 중국 고사의 의미

· 고사리: 백이와 숙제는 자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 주왕을 징벌하자, 주나라의 녹을 받은 것을 부끄럽게 여겨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만 뜯어 막다가 굶어 죽었다고 함. → 절개와 지조를 지키는 삶.

· 미늘 없는 낚시: 주나라 사람인 여상(=강상=강자아=강태공 = 태공망=여망)은 미끼를 끼우지 않은 곧은 낚시 바늘을 물에 드리우며 자신의 능력을 알아줄 군주를 기다렸음. 훗날 주나라 문왕이 그를 등용하자 여상은 주나라를 크게 일으켰다고 함 → 욕심 없는 삶 + 자기를 알아주는 군주를 기다리는 마음.

· 성세궁경: 장저와 걸닉이 공자의 무리에게 속세를 떠나 자신들처럼 자연에 은거하며 한가하게 농사나 지으며 살 것을 권유하자 공자는 '사람의 무리와 함께 살지 않고 누구와 함께 살겠는가.'라고 말하였다고 함. → 현실에 대한 만족감 + 현실에 대한 관심.

· 희황상인: '희황상인'은 복희씨 이전의 오랜 옛적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세상일을 잊고 한가하고 태평하게 숨어 사는 사람을 이르는 말임. 복희씨는 그물을 발명하여 고기잡이의 방법을 가르쳤다고 함. → 현실에 대한 만족감. 

 

해제

조선 중기에 조존성(趙存性)이 지은 연시조로 모두 4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청구영언’과 ‘해동가요’에 실려 있다. 작자가 은퇴하여 고향인 용인(龍仁)에서 지낼 때 지은 작품으로 동·서·남·북 사방에 각 1수씩을 읊었으며, 매수(每首) 초장 첫머리가 '아이야'로 시작되므로 그 한역시(漢譯詩)에서 ‘호아(呼兒)'라고 시작하여 ‘호아곡(呼兒曲)’이라 이름하였다. 개별 작품의 주제를 살펴보면, 첫째 수는 고사리나 캐 먹으며 사는 물욕(物慾)을 모르는 작자의 자세를, 둘째 수는 강물에 낚시나 드리우며 지내는 한가한 흥취를, 셋째 수는 몸소 밭갈이하며 농촌 생활을 체험하는 심정을, 넷째 수는 술에 취해보는 흥취를 나타내고 있다. 양반사대부들이 시조 형식을 빌려 강호의 한정(閑情)과 생활을 노래한 것이 많은데, 이 작품도 그 한 예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여러 시조집에 나타나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널리 유포, 가창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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