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정비석의 산정무한 해석과 해설 및 설명
2025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수필 작품인 정비석의 '산정무한'에 대한 해석과 해설, 그리고 설명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의 갈래는 '기행 수필'이자 '현대 수필'입니다. 기행문 + 수필이지요. 즉, 여행을 간 곳을 드러내는 '여정', 거기서 본 것과 들은 것에 대한 '견문' 그리고 이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감상'을 솔직하게 쓴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필의 정의는 일상생활에서 겪은 일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그래서 서술자인 '나'가 글쓴이가 되지요. 즉, 이 작품의 서술자는 작가인 정비석 님이 되는 겁니다.
여하튼 이 작품은 작가가 금강산 여행 과정에서 보고 느꼈던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드러낸 글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 작품의 주제이고요. 작품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들을 활용하여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효과적으로 묘사하고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구절인 '주홍 주단 폭같이 늘어놓은 붉은 진달래 단풍이 몰려가는 연무 사이로 보인다'를 살펴보면 '주홍'과 '붉은'과 같은 색채어와 '연무'와 같은 흰색을 드러내는 자연 현상을 통해서 붉은색과 흰색을 두드러지게 표현합니다. 또 진달래 단풍을 '주홍 주단'에 비유를 하고 있지요. 이러한 색채어와 비유법을 활용하여 금강산의 아름다운 풍경 중에 하나인 '은제'와 '금제'의 아름다움을 묘사하고 있지요. 좀 전에 이 작품은 비유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처럼', '~같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직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서술자의 감정을 강조하기 위해서 의문형으로 표현하는 설의법이나, 대상을 과장하는 수법도 자주 활용하지요. 그 예로 변화무쌍한 금강산 비로봉의 날씨를 '용호가 싸우는 것일까? 산신령이 대로하신 것일까'로 표현한 부분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품의 마지막 부분은 '마의 태자'의 무덤을 보고 서술자가 쓸쓸함과 처량함, 그리고 인생무상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작품이 마무리가 되고 있는데요. '마의 태자'는 신라의 마지막 왕자로 고려에 항복의 서한을 보냈던 인물이지요. 당연히 깊은 한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지요. '마의 태자'는 후에 금강산에 들어가 마로 만든 옷을 입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훗날 사람들이 그를 '마의 태자'라고 불렀고, 금강산에는 마의 태자와 관련된 전설이 담긴 장소가 많다고 합니다. 서술자는 이러한 마의 태자의 사연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무덤이 너무나 초라한 것을 보고 슬픔과 무상감을 느꼈겠지요. 서술자는 이때의 심정을 감정 이입을 통해서 잘 드러내고 있는데요. '소복한 백화는 한결같이 슬프게 서 있고 눈물 머금은 초저녁 달이 중천에 서럽다'라는 구절을 보면 서술자도 슬프고 '백화'도 슬픕니다. 그리고 서술자도 슬프고 '초저녁 달'도 슬프지요. 이렇게 서술자와 대상의 감정이 일치하기 때문에 '감정 이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좀 더 풀어서 말씀을 드리면 '감정 이입'은 사실 서술자나 화자의 감정을 어떤 대상에 이입, 집어넣는 것입니다. 따라서 서술자와 그 대상의 감정이 같아야 감정 이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사실 내신 시험에서는 객관적 상관물과 감정 이입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구분을 하는 것도 애매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거기에 이러한 기준에 맞지 않게 설명을 하고 있는 작품들도 많고요. 문학에 대한 권위자들이 어떤 해석과 해설을 해놓으면 선생님들은 그에 맞게 따라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지요. 수능에는 이런 것을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내신은 이러한 구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 선생님께 이 부분이 객관적 상관물인지, 아니면 감정 이입인지 정확하게 물어보시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내신에는 그렇게 답을 써야 할 것이고요. 여기서 꿀팁을 하나 말씀을 드리면, 반마다 선생님이 다를 때 서로 다른 답을 내신다면, 그 문제는 안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현대 수필
성격: 감각적, 비유적, 예찬적
주제: 금강산 기행에서 접한 자연의 풍경과 그에 따른 감회.
특징:
1. 기행 수필로 기행문의 특징인 여정, 견문, 감상이 드러남.
2.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함.
3. 설의적 표현과 과장을 통해서 서술자가 느낀 정서를 강조함.
4. 감정 이입을 통해서 슬픔과 인생무상의 정서를 드러냄.
구성:
처음: 은제와 금제에서 바라본 절경.
중간 1: 비로봉 절정의 찻집에서 바라본 풍경.
중간 2: 비로봉 최고점에서 바라본 운해.
끝: 비로봉 동쪽의 자작나무 숲과 마의 태자의 무덤에 대한 상념.
해제
이 작품은 금강산 기행 과정에서 바라본 금강산의 아름다움과 그에 따른 여정을 다채로운 표현 방식을 사용하여 나타낸 현대 수필이다. 금강산의 등정 과정에서 마주한 금강산 계곡의 풍경과 정상에서 바라본 모습, 그리고 마의 태자에 얽힌 이야기 등을 다양한 비유적 표현과 설의적, 영탄적 표현 등을 통해 감각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절묘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마의 태자에 대한 추모를 통해 인간의 삶과 역사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점에서 수필 문학의 성찰적 기능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