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진의 희곡 작품인 '맹 진사 댁 경사'는 조선 시대 말기를 배경으로 결혼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탐욕과 우매함을 풍자한 작품입니다.
오영진의 희곡 '맹 진사 댁 경사' 해설과 해석 및 설명
오영진의 희곡 작품인 '맹 진사 댁 경사'에 대한 해설과 해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제목을 보면 '경사'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경사'는 축하할 만한 일 또는 기쁜 일을 의미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맹 진사의 딸 '갑분이'와 당시 세도가인 김 판서의 아들 '미언'과의 혼인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둘의 혼인은 경사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맹 진사는 출세를 위해서 선도 보지 않고 김 판서의 아들과 자신의 딸의 혼인을 추진합니다. 출세에 권력욕에 눈이 멀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혼인을 약속하고 보니 김 판서의 아들 미언이 절름발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갑분이는 자신의 종인 '입분이'에게 대신 시집을 가도록 합니다. 갑분이도 이기적인 인물인 것이죠. 여하튼 혼례식 날 미언이 절름발이가 아닌 것이 밝혀지자 맹 진사는 다시 갑분을 데려오려 하지만 혼례는 진행이 그대로 되지요. 미언이 일부러 그런 소문을 낸 것이라서요. 진심을 지닌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입분은 자신이 갑분의 종이라는 진실을 미언에게 밝히지만 미언은 그대로 입분을 아내로 맞이합니다. 이것이 이 작품의 대략적인 내용인데요. 앞서 제목에는 '경사'라고 쓰여 있지만 경사가 아니라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이제 아시겠죠? 맹 진사 입장에서는 경사가 되어야 하는 일이 전혀 경사스롭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경사가 되어야 할 혼인인 맹 진사에게 좌절을 안겨 주게 된 것이지요. 이러한 반어적 표현을 통해서 허욕에 가득 찬 맹 진사의 위선적 태도를 풍자하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죠.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희곡, 장막극(2막 5장), 희극, 풍자극
성격: 풍자적, 교훈적, 골계적, 해학적
배경: 조선 시대 말기
주제: 인간의 탐욕과 우매함에 대한 풍자와 비판, 권선징악
의의: 전통적 민속극을 현대 연극으로 계승
특징:
1. 전래 민담인 ‘뱀 신랑 설화’에서 주제를 차용.
2. 권선징악의 전통적 주제 의식을 계승.
3. 해학과 반어, 풍자 등을 통해 인물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그려 냄.
4. 극적 반전을 통해 주제를 형상화.
인물 분석
맹 진사: 권력 지향적 인물.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모습을 통해 풍자의 대상이 됨.
갑분: 맹 진사의 딸. 미언이 절름발이라는 말에 입분이를 대신 결혼하도록 하는 이기적 인물.
입분: 갑분의 종. 심성이 착하고 소박한 인물.
미언: 김 판서의 아들. 지략과 판단력이 뛰어난 성실한 인물.
삼돌: 맹 진사의 하인. 갑분이를 입분이 대신 자신과 혼인시켜 달라고 하는 저돌적인 인물.
해제
이 작품은 조선 시대 말기를 배경으로, 구습의 결혼 제도를 중심으로 인간의 탐욕을 그려 낸 희곡이다. 동일한 내용의 [시집가는 날]이라는 시나리오가 있다. 이 작품은 양반 사회를 배경으로 허욕에 빠진 위선적인 인간의 태도를 그려 냄으로써 진실과 거짓을 둘러싼 미묘한 심리 변화를 보여 주고 극적 갈등을 전개한다. 또한 인물 간의 대화 전개에서는 해학적인 특성을 보인다. 이 작품의 제목에 사용된 ‘경사’와 달리 작품의 내용에서는 경사스러워야 할 혼인이 맹 진사가 꾸민 일로 인하여 의도하지 않게 좌절된다. 이런 점에서 작품의 제목은 반어적 표현으로서 맹 진사의 태도를 조롱하고 풍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제시문은 맹 진사가 갑분의 신랑이 될 사람이 절름발이라는 소문을 접한 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갑분이 분노하는 장면과, 갑분 대신 혼인을 하게 된 입분이 결혼 첫날밤에 신랑에게 사실을 말하는 장면이다.
전체 줄거리
돈을 주고 벼슬을 산 맹 진사는 허욕과 위선에 가득 찬 인물로, 자신의 무남독녀 갑분을 당시 세도가인 김 판서 댁의 아들 미언에게 시집보내어 권세를 얻고자 한다. 그는 혼인 당사자들의 대면 없이 결혼을 약속하고 혼사 준비를 한다. 그러던 중 그는 미언이 절름발이라는 소문을 듣고, 갑분은 이에 충격을 받아 결혼을 거부한다. 그는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몸종인 입분을 갑분으로 속여 혼례를 치른다. 혼례식 날, 미언이 절름발이가 아닌 것이 밝혀지고 맹 진사가 갑분을 다시 데려오려고 하지만, 이미 혼례는 진행이 된다. 결혼 첫날밤에 입분은 미언에게 자신이 갑분이 아님을 밝히고, 미언은 진심을 지닌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거짓 소문을 낸 것임을 밝히며 입분을 아내로 맞아들인다.
'뱀 신랑 설화'의 내용
어느 늙은 부부가 아들을 낳았는데 뱀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나이가 들자 뱀 아들은 옆집 김 정승의 딸과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 김 정승이 딸들에게 의사를 물어보니, 첫째 딸과 둘째 딸은 이를 거절하고, 셋째 딸은 뱀 아들과 결혼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첫날밤, 뱀 신랑은 허물을 벗고 잘생긴 선비로 변신한다. 어느 날 뱀 신랑이 길을 떠나며 아내에게 허물을 잘 보관하라고 일어 두나, 동생의 행복을 질투한 두 언니가 허물을 태워 버려 뱀 신랑은 영영 돌아올 수 없게 된다. 뱀 신랑은 찾아 지하 세계로 간 아내는 이미 다른 부인과 함께 있는 남편을 보고 슬퍼하지만, 몇 가지 시험에 통과한 후 뱀 신랑과 다시 행복하게 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