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가창 가사 '황계사'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에 유행하던 12 가사 중에 한 작품으로 전문적인 노래꾼이 불렀던 작품입니다. 즉, 당시에 가장 유행했던 12곡의 노래 중에 한 곡이라는 것이지요. 지금 생각하면 시장 같은 곳에서 가수들이 사람들 모아두고 당시 가장 핫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황계사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죠.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파일 형태의 EBS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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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계사 상세 설명
위에서 설명을 드렸듯이 '황계사'는 실제로 노래로 불렀던 가창 가사입니다. 따라서 노래를 부르기 편하도록 운율을 형성하는 많은 장치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4음보 율격'을 많이 활용하고 '유사한 통사 구조(유사한 문장 구조, 대구)'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나열이나 후렴구 반복 등을 통해서 운율을 형성하여 노래를 부르는 것이 용이하도록 하고 있죠.
또 황계사 자체가 예술성을 위한 작품이라기보다는 청중들의 즐거움을 위한 노래였습니다. 따라서 일반 대중들에게 쉽게 통하고 익숙한 '통속성'이라는 특징과, 흥겹고 즐거운 '유흥성'이라는 속성이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통속성과 유흥성'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당시에 유행하던 여러 갈래의 기존 작품들에서 구절을 차용하고 조합하여 대중들에게 익숙함과 재미를 부여한 것이지요. 또한 우리 공연 문학의 특징인 즉흥성과 구비성이 더해져 '반복'과 '나열', 변주가 일어나게 됩니다. 제가 조금 어렵게 표현을 했는데요. 쉽게 말씀을 드리면 당시에 정확한 가사를 기록하고 외워서 공연을 했던 것이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어 조금씩 변형이 되는 데다가, 황계사를 부르는 소리꾼이 상황에 맞춰 애드립을 추가하여 부릅니다. 마치 판소리의 '장면의 극대화', '확장적 문체'와 같은 것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변형도 많이 되고 다양한 버전이 있을 수밖에 없지요. 이러한 특징은 판소리의 특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이제 내용에 관련해서 설명을 드릴게요.
우선 제목인 '황계'는 누런 닭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왜 제목이 '황계사'냐면 '병풍에 그린 황계 수탉이 두 나래 둥덩 치고 / 짜른 목을 길게 빼어 긴 목을 에후리어 / 사경 일점에 날 새라든 꼬꾀요 울거든 오려는가'라는 부분 때문입니다. 즉, 병풍에 그려진 수탉은 움직이고 우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황계가 울 때 올 것이냐고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 부분은 당시 유명한 사설시조에서 인용한 구절로 불가능한 상황을 가정하여 임이 오지 않는 것에 대한 원망과 슬픔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지요. 사실 이 부분이 이 작품의 주제를 나타내고 화자의 근본적인 정서를 나타내고 있지요. 그래서 작품의 제목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고요. 사실 이 부분을 설명하면 이 작품의 내용에 대한 상당 부분을 설명드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결국 주제는 '임에 대한 사랑과 돌아오지 않는 임으로 인한 슬픔과 원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이 전개되는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면, 우선 화자는 갑작스럽게 임과 이별 후에 소식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임이 자신에게 오지 않는 이유를 추측하고 있지요. 이렇게 추측하는 부분에서 임과 만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토로하게 됩니다. 또한 오지 않는 임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도 강조하고 있지요. 하지만 아무리 임이 자신을 떠나고 힘들게 했어도 그래도 죽어서라도 임과 함께 하겠다는 소망을 드러내면서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의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 하면 자유연애가 금기시되던 때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만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기야 남녀 간의 사랑은 인간의 본성인데 사회, 문화적으로 그것을 막는다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사실 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을 많이 인용하고 한자어도 많이 사용하여 공부하기 쉬운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주제를 알고 갈래적 특성을 이해하면 그리 어려운 작품도 아니지요. 제가 시어 하나하나를 일일이 설명은 드릴 수 없어서 글로 쓰지는 않았지만 아래 해설 이미지에 상세하게 설명을 해놓았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핵심 정리
갈래: 가사, 가창 가사
성격: 서정적, 애상적, 낭만적, 연정적
제재: 임과의 이별
구성: 전체 80구
주제: 이별한 임과의 재회를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
의의: 조선 후기 가창(歌唱) 문화권에서 대중적 인기를 누린 작품
출전: 청구영언
특징:
· 임이 오는 것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비슷한 문장 구조로 나열하여 그리움의 정서 강화
· 추측을 나타내는 의문형 어미를 활용해 화자의 생각을 나타냄.
· 가창되는 특성을 고려하여 운율(4음보, 비슷한 문장 구조, 대구, 열거, 후렴구 반복 등)을 형성하나 파격이 많음
· 화자의 처지와 대비되는 인물(성진과 팔선녀)을 제시하여 슬픈 처지와 그리움의 정서 강화
· 대중들의 기호에 맞춰 재미를 위해 소설의 내용을 인용하거나 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형식을 사용
·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그려진 닭이 우는 것)하여 임이 오지 않는 것에 대한 원망을 드러냄.
· 슬픈 노랫말에 신명 나는 후렴구를 달아 오히려 더 큰 슬픔을 표현함.
· 다양한 대상을 청자로 설정하여 말을 건넴.
· 여러 갈래의 작품들에서 차용한 표현을 활용하여 내용을 전개함.
구성: 전체 80구
1~3구: 임이 오지 않아 슬픔과 답답함을 느낌.
4~9구: 임이 오지 않는 이유를 추측함.
10~23구: 임을 만나고 싶은 간절함.
해제
이 작품은 12 가사에 속하는 작품으로 ‘황계타령(黃鷄打令)’ 이라고도 한다. “청구영언(靑丘永言)”, “악부(樂府)” 등의 책에 실려 전하는데, 수록본마다 가사가 조금씩 다르다. 이별한 임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을 원망하며 속히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여인의 심정을 간절하게 나타내고 있다. 전체 41 구로 형식상 파격(破格)이 많으며, 작자 · 연대 미상이지만 내용상 ‘구운몽(九雲夢)’ 이후에 창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특정한 어구의 반복, 일정한 문장 구조를 통한 대구, 과장과 해학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화자의 정서를 전달한다. 또한 가창(歌唱)을 고려하여 반복과 병렬이 두드러지며, 후렴구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연행 과정의 즉흥성 혹은 구비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작품에서 차용한 표현
1구: '일조 낭군 이별 후에 소식조차 돈절하야' → 가사, 상사별곡
2구, 16구: '자네 일정 못 오던가 무슨 일로 아니 오더냐' → 사설 시조, '어이 못 오던가~'
6구, 8구, 23구: '춘수가 만사택하니', '하운이 다기봉하니', '추월이 양명휘하니' → 도연명, '사시'
10~11구: '한 곳을 들어가니 ~ 팔선녀 데리고 희롱한다' → 김만중, 구운몽
13~15구: '병풍에 그린 황계 수탉이 ~ 꼬꾀요 울거든 오려는가' → 사설시조, '벽상에 그런 황계 수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