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현대 소설 '모범 동화' 해석과 해설 및 설명
이번 시간에는 2025년 수능특강에 수록된 현대 소설 작품인 최인호 작가의 '모범 동화'에 대한 해석과 해설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인 '모범 동화'는 반어적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동화는 어린이들이 보는 이야기입니다. 어린이들이 순수한 존재로 있을 수 있는 세상이 긍정적인 세상이고요. 이 작품에서는 순수한 존재여야 하는 어린이까지도 속이는 어른들 때문에 어린이가 어린이다운 순수함을 가질 수 없는 세태를 반어적으로 비판한 작품으로 제목인 '모범 동화'는 모범적인 동화와는 전혀 반대인 부정적인 세태를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1970년대 어느 초등학교 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전혀 어린이답지 않은 애늙은이와 같은 소년이지요. 그렇습니다. 보통 다른 소설 작품에서 '아이'는 순수함을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아이는 그렇지 않지요. 보통의 아이들과 달리 생기 없는 모습을 보이며 냉소적인 면이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속이는 어른들의 행태를 폭로하지요. 작품에서 소년에 대한 외양 묘사를 통해서 아이답지 않은 모습을 부각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그 아이는 대답 대신 누런 이빨을 내보이며 노파처럼 웃었다'나 '그 아이는 굉장히 피로하고 귀찮아하는 소리로 대답하며 바지춤을 추켜올렸다.' 등에서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이 소년을 통해서 아이들까지도 속이려 드는 세태에 대한 비판과 또 어린아이다운 순수함을 훼손하는 비정한 세상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강 씨'가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정치적으로 다른 장사꾼들을 몰아내고 독점하는 모습에서 위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또 아이들을 꼬드겨 사행성이 짙은 놀이로 아이들의 돈을 갈취하는 모습을 통해서 세상의 부정적인 면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인공인 어린아이 답지 않은 소년은 '강 씨'의 본질과 의도를 간파하고 너무나도 쉽게 승부에서 모두 이겨버립니다. 제가 어렸을 때도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서 이기면 돈이 나오는 마치 파찡코와 같은 사행성 게임기가 학교 앞 문방구에 있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을 홀려서 돈을 버는 어른들과 또 그것에 빠져서 도박을 하게 되는 아이들 모두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지요. 세상이 최소한 아이들은 아이들 다울 수 있도록 최소한의 순수함을 유지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현대 소설, 단편 소설
성격: 비판적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1970년대, 초등학교 앞
주제: 아이답지 않은 아이를 통해 드러나는 현실의 부조리.
특징:
1. 어린아이답지 않은 냉소적이고 어른스러운 아이를 전면에 내세워 기성세대의 부조리를 폭로하고 비판함.
2. 요술이 속임수임을, 강 씨의 상술을 간파하고 폭로하여 어른들의 세계를 조롱하고 비판함.
3. 전지적 작가 시점을 이용하여 등장인물의 행동과 내면 심리, 사건의 정황을 자세히 서술함.
4. 청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대상에 대한 인물들의 태도를 드러냄.
5. 의인법을 활용하여 사건이 벌어지는 상황을 생동감 있게 표현함.
전체 줄거리
피란민 출신으로 D 국민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강 씨는 아이들을 잘 닦인 동전과 같이 물질적 대상, 돈을 벌게 해 주는 대상쯤으로 생각한다. 학교 앞 장사를 독점하다시피 했던 강 씨는 다른 장사치들을 얼씬도 못 하게 막았고, D 국민학교 아이들 역시 강 씨 이외의 장사꾼들을 허용하지 않는다. 강 씨가 D 국민학교 아이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처세와 교묘한 그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그는 아이들의 모범이 되기 위해 학교 앞을 손수 비로 쓸거나 수재 의연금을 내는 등의 연기를 펼쳐 아이들의 신뢰를 얻는다. 강 씨는 그런 점을 이용하여 온갖 사행성 짙은 놀이를 통해 아이들을 상대로 돈을 벌어 나간다. 그러던 중 전학을 온, 아이답지 않은 아이를 만나게 되는데, 그 아이는 학교 선생님, 마술 쇼의 마술사 등을 조롱하며 어른들 세계의 위선과 거짓을 폭로한다. 강 씨 역시 전학생 소년에게 자신이 돈벌이로 활용하던 사행성 짙은 놀이를 통해 농락 아닌 농락을 당하는 등의 큰 상처를 입고 좌절을 겪게 된다.
해제
최인호의 초기 단편에 속하는 작품으로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만큼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당위를 전제로 깔고 있다. 결코 모범적이지 않은, 다소 사기성이 농후한 행동을 일삼는 어른과 이를 추종하는 아이들, 어른들 세계의 위선과 타락 등을 간파하고 폭로를 서슴지 않는 소년의 모습을 통해 1970년대 산업화 시대의 사회상을 비판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에 대한 일반적 이미지인 생기와 발랄함, 순수함과는 달리 늘 피곤한 표정으로 어른들에게 냉소를 드러내는 아이 같지 않은 아이. 애어른과 같은 소년의 모습을 통해 현실의 부조리함과 모순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