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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소설 이청준 황홀한 실종 해설 해석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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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 작가의 현대 소설 '황홀한 실종'은 체제 안에서 평화와 안주를 욕망하는 개인과 치열한 경쟁으로 이를 억압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을 담은 작품입니다.

 

이청준의 '황홀한 실종' 해설과 해석 및 설명

이청준의 '황홀한 실종'에 대한 해설과 해석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2019년 3월 고3 모의고사에 출제된 작품으로 제 자료는 모의고사에 출제된 부분을 바탕으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2026학년도 EBS 수능특강에 출제된 것 같더라고요. 제가 책을 아직 보지 못해서 혹시 시간이 되면 나중에 수능특강에 수록된 부분도 추가를 해서 글을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작품의 제목부터 설명을 드리면 '황홀한 실종'이라는 말 자체가 정말 이상합니다. '황홀한'은 긍정적인 뜻인데, '실종'은 부정적인 일이지요. 즉, 제목인 '황홀한 실종'은 '역설적 표현'입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일섭은 어느 날 실종이 됩니다. 그래서 제목에 '실종'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이지요. 그리고 일섭이 발견된 곳은 뜻밖에도 동물원의 '쇠창살 안'입니다. 일섭은 동물원의 쇠창살에 자신을 가둡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해서요. 그리고 황홀해하지요. 그래서 제목이 '황홀한 실종'인 것입니다. 일섭의 이러한 행위는 체제 안에 자신을 가두려는 현대인의 욕구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제목의 의미가 되고요. 이렇게만 설명을 드리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시기 어렵지요. 왜 그런지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유를 제약당하고 어딘 가에 갇히고 속박당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이것이 당연한 것이고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사람들의 생각이지요.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인 일섭은 계속 쇠창살과 같은 곳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일반 사람들과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창섭의 말을 들으면 이해가 됩니다. 창섭은 쇠창살로 상징이 되는 자신을 보호해 주는 체제 또는 조직에 들어가고 싶고 또 그곳에서 안주하고 싶은 겁니다. 은행원인 윤일섭은 승진에서 탈락을 합니다. 사실 사회에서 승진에서 탈락을 하는 것은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고, 경쟁에서 뒤처지면 도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계속 승진을 해야 그 조직에 남아 있을 수 있고, 또 그 조직에 속해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작품 속 일섭이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서 그렇지 현대 자본주의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 경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사회는 계속해서 변해가고, 또 조직은 능력 있는 사람만을 선호하니까요. 또 우리가 바라는 좋은 직장의 수는 제한이 되어 있고요. 아주 쉽게 말씀을 드리면 좋은 직장에서 계속 많은 돈을 받으면서 안주하고 싶은 욕망이 현대인들은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현재 누리고 있는 것을 잃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항상 있고요. 이것이 바로 체제 안에서 순응하고, 안주하고 싶어 하는 현대인의 욕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지요. 그래서 현대인들은 어느 정도의 불안을 다 갖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윤일섭은 그것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고요.

 

일섭의 눈으로 보면 '쇠창살 안'은 선택받은 자들이 즉, 기득권자들이 있는 곳으로 안전하고, 또 쇠창살 밖에 있는 위태로워 보이는 자들을 보며 우월감을 느끼는 공간입니다. 반면에 '쇠창살 밖'은 윤일섭의 관점에서는 선택받지 못한 자들이 있는 곳이며, 안전하지 못한 곳에 있는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쇠창살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존재들이지요. 승진에서 탈락한 일섭은 자신이 은행이라는 조직과 체제에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극단화가 되어 정신 이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지요. 일섭에게 은행은 자신이 안락함을 느끼고 우월함을 느낄 수 있는 '쇠창살 안'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승진 실패는 자신이 쇠창살 밖으로 내몰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준 것이고요. 그래서 일섭은 동물원의 쇠창살 안이 안락해 보였던 것이고 그 안에 있던 사자를 쫓고 자신이 그곳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일섭의 행동이 어이가 없기는 하지만 극단적이어서 그렇지 우리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안타깝기도 하고, 쓴웃음이 나오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주요 특징인 시점에 대해서 설명을 드릴게요. 이 작품은 '전지적 작가 시점'입니다. 하지만 특정 인물의 시각에 초점을 맞춰서 그가 관찰하고 생각하는 것을 바탕으로 서술을 하고 있지요. 앞부분에서는 의사인 '손 박사'의 시선에서 일섭을 관찰하고 생각하는 내용에 대해서 서술을 하고, 뒷부분에서는 일섭의 시선에서 '손 박사'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지요. 이러한 구성을 통해서 전지적 작가 시점이기는 하지만 마치 1인칭 주인공 시점과 같이 등장인물의 내면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또 독자들이 작품을 이해하기 쉽도록 정보를 덧붙여 제공하고 있는 것이지요.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현대소설
성격: 현실 비판적
배경: 시간 – 현대, 공간 - 서울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등장인물의 눈을 빌려 서술하되, 장면에 따라 시선을 바꿈)
주제: 평화와 안주를 욕망하는 개인과 이를 억압하는 현실

특징: 
1. ‘쇠창살’이라는 상징적인 소재를 통해 체제라는 관념적인 내용을 형상화함.
2.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현대 자본주의 질서를 등장인물의 생각을 통해 드러냄.
3. 등장인물의 눈을 빌려 서술하되, 장면에 따라 시선을 바꾸고 있음.
4.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른 윤일섭의 생각을 통해 개인이 평화를 누릴 수 없게 하는 사회적 억압을 드러냄.

 

전체 줄거리

은행원인 윤일섭은 대리 승진에서 몇 차례 탈락하면서 의식의 도착증, 가학성 유희욕, 대인기피증 등의 정신 분열 증세를 보여 손 박사의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윤일섭은 자신의 학창 시절의 시위 경험에 대해 교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것이었다는 전도된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손 박사는 그러한 안으로의 지향이 사실은 밖으로의 지향에 대한 도착이라고 해석하면서 은행원으로서의 윤일섭도 은행 문 바깥의 자유를 욕망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자신의 논리를 일방적으로 나열하며 윤일섭을 설득한다. 그러나 윤일섭이 실종된 후 찾아온 직장 동료는 윤일섭이 문 안의 평화와 안주를 바라고 있다고 하면서 손 박사는 그의 정직한 자기 욕망을 외면했다고 한다. 행방이 묘연해진 윤일섭은 결국 동물원에서 사자를 내쫓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윤일섭은 결국 문 안의 평화와 안주를 지향했다고 할 수 있다.

 

작품 속 '쇠창살'의 의미

· ‘쇠창살의 안’: 작품 속 주인공인 윤일섭에게 ‘쇠창살의 안’은 기분 좋게 바깥세상 구경이나 하면서 살아가는 선택받은 자들의 공간 
· 쇠창살의 밖: 작품 속 주인공인 윤일섭에게 ‘쇠창살의 밖’은 바깥으로 쫓겨난 채 선택받은 자들의 모욕적인 눈길 속에서 우왕좌왕 방황을 계속하고 있는 선택받지 못한 자들의 공간

 

해제

이 소설은 정신 분열증 환자인 윤일섭이 과거 사실에 대해 보이는 비약과 전도를 통해 안주를 욕망하는 개인과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회적 억압을 보여 주고 있다. 대학 시절을 학생 시위로 어수선하게 보냈던 윤일섭은 은행에 들어가면서 안도감과 안정감을 얻게 되지만, 승진에서 탈락하는 일을 겪으면서 언제 은행에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기성 체제의 질서에 편입되고서도 그 체제로부터 탈락, 배제되지 않기 위해 그 체제에 순응해 살아가는 모습과 그 이면에 추방과 배제에 대한 불안이 겹쳐져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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