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일의 '연'은 자유롭게 하늘을 날지만 끈에 묶여 다시 지상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연'을 통해서 자유와 이상을 추구하고 싶은 욕구와 현실에 묶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갈등을 다룬 작품입니다.
김원일의 '연(鳶)' 해설과 해석: 인간 본연의 자유와 현실 간의 갈등
김원일의 현대 소설이자 단편 소설인 '연(鳶)'은 1960~70년대 경상도 농촌을 배경으로 한 순수 소설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 아버지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작품 속 주인공의 아버지는 자유와 이상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싶어 하지만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현실의 생계로 갈등을 겪는 인물이지요. 작품에서 역마살로 인해서 떠돌아다니다가 다시 돌아오고를 반복하는 인물입니다. 따라서 작품 속 아버지의 떠남과 돌아옴의 과정에 따라서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할 수 있지요.
작품 속 주인공의 아버지와 '연'은 동일시되며 연을 통해서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지요.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연'이라는 소재의 상징적 의미부터 알아야 합니다. 요즘은 '연'을 잘 날리지 않아서 혹시나 해서 설명을 드리면, '연'은 종이나 비닐 같은 것으로 만들어서 줄을 매달아 하늘에 날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연은 이중적 의미를 갖게 되는데,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점에서 자유와 이상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러나 줄과 얼레에 묶여 있습니다. 따라서 연은 하늘을 날아도 갈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고 언젠가는 땅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지요. 이는 현실적 제약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서정주의 '추천사'에 나오는 '그네'나, 유치환의 '깃발'과 비슷한 소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 작품에서 아버지의 삶은 인간이 꿈꾸는 자유와 현실적 제약 사이의 긴장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다고 살 수 있습니다. 마치 연과 같은 존재이고, 연과 같은 삶을 살아가지요. 아버지는 연줄에 매인 연처럼 '하늘'이라는 자유와 이상을 갈망하지만, 결국 '땅'이라는 가족과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용 요약: 떠도는 삶과 아버지의 방랑벽
주인공 ‘나’는 어린 시절, 가난한 아버지의 떠도는 인생을 지켜보며 성장합니다. 아버지는 집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떠도는 역마살을 지닌 인물입니다. 주남 저수지로 이사를 온 후에도 아버지는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기를 반복합니다.
아버지는 경제적, 현실적 책임을 외면하고, '연(鳶)'을 만들어 하늘 높이 날리며 자유를 꿈꾸지만, 그 자유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연줄에 묶인 연처럼 현실과 가족의 울타리로 돌아와야만 합니다. 결국 아버지의 방랑은 끝나지 않고, 그는 떠돌다 외딴섬에서 객사하며 인생을 마감합니다.
주요 등장인물 분석
· 아버지: 현실과 이상의 갈등을 상징하는 인물.
작품 속 서술자의 아버지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인물입니다. 그는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지 않으며,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아버지는 연을 많이 만들었는데, 그에게 있어서 연을 만드는 것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의 욕망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연줄(현실)'에 묶인 존재로 끝내 자유로워지지 못합니다.
· 어머니: 현실적이고 책임감 강한 인물.
어머니는 남편의 무책임한 행동에도 가정을 책임지는, 가정을 위해 희생하는 전통적인 어머니상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남편을 원망하기보다 그를 이해하며 살아갑니다.
· '나(서술자)': 아버지와 어머니를 바라보는 관찰자
어린 시절의 '나(서술자)'는 아버지에 대한 동경과 원망을 동시에 느낍니다. 아버지의 방랑과 이상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의 자유를 부러워합니다.
'연(鳶)'의 상징과 의미
연은 자유와 속박의 상징
연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어 하는 아버지의 꿈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연줄에 묶여 자유를 완전히 누리지 못하듯, 아버지 역시 현실과 가족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연줄(얼레)은 현실과 가족의 상징
연이 멀리 날아가려 해도 줄이 끊어지지 않는 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아버지도 가족이라는 책임 때문에 방랑을 끝내지 못합니다.
작품의 시점과 서술 기법
이 작품은 소년인 ‘나’를 서술자로 설정을 하여, 1인칭 주인공 시점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을 한발 떨어진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여 독자들에게 객관적인 평가를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구어체와 방언을 사용해 생동감 있는 서술을 도입하고, 회고적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단편 소설, 순수 소설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
성격 : 회상적, 이상적
배경: 1960∼70년대 경상도 농촌
제재: 아버지의 방랑벽, 연(鳶)
주제: 이상을 꿈꾸는 인간의 염원, 역마살을 타고난 한 인간의 운명.
특징:
1. 연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아버지의 자유롭고 싶은 이상을 추구하는 마음을 표현.
2. 인물의 떠남과 돌아옴의 과정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
3. 독백적 문체를 통한 회고적 진술.
구성:
집을 나간 아버지 → 연을 만드는 아버지 → 아버지의 귀환 소식을 듣는 어머니 → 아버지의 죽음
발단: 아버지에게서 듣는 할아버지와 연 이야기.
전개: 떠나고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하는 아버지.
위기: 현실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는 아버지.
절정: 예술가의 영혼을 지닌 아버지.
결말: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허탈감.
등장인물 분석
· 할아버지: 역마살이 있는 방물장수로 어느 겨울 눈밭에서 객사함.
· 아버지: 가정을 이룬 뒤에도 역마살을 극복하지 못하고 전라도 어느 섬에서 객사함. 할아버지와 같은 운명 (역마살)을 지닌 인물로 현실적인 어떤 목적의식보다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자 한 인물․
· 어머니: 경제적이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보다는 그리움과 사랑으로 한평생을 살아가는 우리네 전통 적인 어머니상.
· 나: 작중 화자이자 주인공.
연의 의미
1. 연이라는 소재를 통해 가족의 질서와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욕망과 현실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버지의 미묘한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연은 바람이 부는 대로 하늘을 날아다니지만, 연줄과 ‘얼레’에 매여 있어 지상에 돌아올 수밖에 없다. 즉 연은 자유롭게 떠돌고 싶은 아버지의 이상을, 얼레는 지상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게 하는 가족과 현실을 의미한다 할 수 있다.
2. 작가는 소년인 ‘나’를 서술자로 내세워 아버지의 삶을 한발 떨어져서 바라보게 한다. ‘나’는 아버지에 대 해 증오와 동경의 이중적 감정을 지닌다. 이는 독자들이 아버지에 대한 가질 수 있는 이중적 평가와도 관련이 있다.
전체 줄거리
주인공인 소년은 어릴 때 아버지에게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다. 할아버지는 역마살이 있어서 늘 떠돌 나다니다가 가끔 집에 머물 때면 아버지에게 연을 만들어 준다. 방물장사인 할아버지는 어느 겨울 눈밭에서 객사한다. 아버지는 어릴 때 연싸움을 하다가 끊어진 연을 따라 닷새 동안 산 너머 마을을 떠돌아다닌다. 그때부터 아버지의 떠돌이 행각은 계속된다. 아버지는 가정을 이룬 뒤에도 방랑을 계속하고 결국은 전라도의 어느 섬에서 객사한다. 죽기 전 아버지는 가끔 집에 머물 때면 소년에게 연을 만들어 준다. 소년은 아버지에게 연을 팔 수도 없는데 왜 만드냐고 묻는다. 아버지의 대답은 “머 꼭 돈이 목적이라서 맹그나. 쓸모가 없어도 맹글제”라고 대답한다. 실용적이 아니라도 연을 만든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