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2025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문충의 한시 '오관산'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고려 시대에 문충이 지은 노래를 고려 말의 문인인 이제현이 한문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원작자인 문충이 지은 원래 노래는 전해지지 않고, 이제현이 한문으로 남긴 작품만 전해지고 있지요. 따라서 원래 형태는 우리가 알 수가 없고, 이제현이 쓴 칠언절구 형식으로 전해지고 있지요. 또 이 작품의 원래 이름은 '목계가'입니다. 작품의 핵심적인 소재가 목계, 즉 나무로 된 닭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제현이 한문으로 번역하여 기록으로 남기면서 제목을 '오관산'으로 바꿉니다. 그 이유는 당시의 관행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효자와 관련된 글이나 노래는, 효자가 살던 곳의 지명을 제목으로 붙였기 때문이지요. 문충이 '오관산' 아래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당시의 관행을 따라 이제현은 '오관산'으로 제목을 붙인 것이지요.
문충의 '오관산' 해설과 해석
앞에서는 이 작품의 배경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고, 이제 본격적으로 문충의 '오관산'에 대한 작품 해설과 해석을 시작하겠습니다. 고려 시대에 살았던 문충은 정말 엄청난 효자였던 것 같습니다. 그는 오관산 아래에서 어머니를 모시면서 살았는데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살던 곳에서 30리나 떨어진 개성까지 가서 벼슬살이를 하며 출퇴근을 했지요. 여하튼 그렇게 지극으로 어머님을 모셨지만 세월의 흐름은 거스를 수가 없지요. 문충은 어머니가 늙어가시는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늙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이 노래를 만들었지요. 이것이 이 작품의 주제이기도 하고요.
작품의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화자는 나뭇조각으로 작은 '당닭'을 만듭니다. '당닭'은 그냥 닭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설명을 드리면 중국이 원산지인 애완용으로 키우는 작은 닭을 의미합니다. 여하튼 화자는 나무로 만든 닭, 즉 '목계'를 벽의 '홰'에 놓습니다. '홰'는 닭장이나 새장에 닭이나 새가 앉을 수 있도록 얹어 놓은 막대기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나무로 만들어진 닭'이 울면서 시간을 알릴 때에 어머니가 늙을 것이라는 말을 합니다. 나무닭이 꼬끼오하고 울 수는 없지요. 즉,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이 달성될 때 어머니가 늙으실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어머니가 늙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하는 것과 같지요. 정리하면 실현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하여 어머니가 늙지 않기를 바라는 화자의 소망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늙어가는 어머니의 얼굴을 '지는 해'에 비유했는데, 이는 아무리 불가능한 상황을 가정했더라도, 그리고 노래에서라도 어머니가 늙는 것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은 화자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파일 형태(HWP)의 EBS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문학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연회원제 카페로 지난 수능특강과 수능완성 자료부터 현재의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에 수록된 모든 문학 작품에 대한 해설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 문제는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여력이 되지 않아서요.
https://cafe.naver.com/literatureidea/603
무릉도원 회원 가입 안내
2023년 연회원권 구매 안내 이용료 안내 1년 이용료 7만원 2022년 이용권 기간(2023년 2월 1일 ~ 2024년 1월 31일) 서비스: EBS 수능특강(문학) 해설...
cafe.naver.com
문충, 오관산(목계가) 작품
나뭇조각으로 작은 당닭 만들어
집게로 집어 벽의 홰에 앉혔네
이 닭이 꼬끼오 울며 시간을 알릴 제야
어머님 얼굴 비로소 지는 해와 같으리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한해시(칠언절구), 문충이 쓴 원가는 전해지지 않고, 이제현이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 전해짐.
성격: 소망적
주제: 어머니가 늙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
특징:
1. 실현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하여 어머니가 늙지 않기를 바라는 화자의 소망을 강조함.
2. 어머니가 늙는 상황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꺼려할 정도로 어머니께서 늙지 않으시기를 소망함(어머니가 늙는 상황을 비유를 통해 우회적으로 표현함)
3. 원 노래의 제목은 '목계가'인데 작품의 중심 소재가 나무로 깎아 만든 닭(목계)이기 때문임.
4. 효자와 관련된 작품은 효자가 살던 지명을 활용해 제목을 붙이는 관행에 따라 '오관산'으로 제목을 바꿈.
구성:
1~3행: 실현 불가능한 상황을 조건으로 제시
4행: 어머니가 늙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
해제
문충이 지은 '목계가'라는 노래를 고려 말의 문인인 이제현이 한문으로 번역한 것으로, 그의 문집인 '익재난고'에 기록되어 전한다. 실현 불가능한 상황을 가정한 다음, 그 상황이 실현되었을 때 비로소 어머니가 늙으실 것이라고 말하며 어머니가 늙지 않기를 바라는 화자의 간절한 소망을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오관산 밑에 살면서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던 문충이 어머니가 늙으시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서 지었다고 한다. 원 노래의 제목이 '목계가'인 이유는 노랫말에 나무로 깎아 만든 닭, 즉 '목계'가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제현이 '목계가'의 일부를 한문으로 번역하면서 제목을 '오관산'으로 고친 것은, 과거 효자와 관련한 글이나 노래에 그 효자가 살던 곳의 지명을 사용해 제목을 붙이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