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가'는 소설 '초한지'를 바탕으로 한 잡가로 초나라와 한나라의 전쟁을 바탕으로 그로 인한 슬픔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잡가 초한가 해설과 해석
이번 시간에는 2026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잡가 작품인 '초한가'에 대한 해설과 해석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의 내용은 제목으로 짐작이 되실 것입니다. 바로 초나라와 한나라의 전쟁, 초패왕 항우와 한패공 유방의 건곤일척 승부를 다루고 있는 초한지를 모티프로 하여 만들어진 잡가입니다.
잡가는 당시의 인기 있었던 것들을 잡다하게 모아서 노래로 구성한 것으로 전문적 소리꾼이 가창했던 노래를 의미합니다. 지금의 뮤지컬과 비슷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초한가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초한가'는 어떤 노래일까?
'초한가'는 조선 후기에 유행했던 잡가(좌창)의 일종입니다. 좌창은 앉아서 부르는 소리를 의미하며, 서도 소리에 해당합니다. 사설이 길고 대부분 통절로 되어 있으며, 한문 투가 많고 수심가 조로 마무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문 예능인 집단에 의해 전승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양반 사대부 계층이나 그에 필적하는 경제적, 지적 기반을 가진 집단이 향유층이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초한가'의 주제와 특징
'초한가'는 초한승부에서 패배의 위기에 놓인 초패왕(항우)의 심정과 전쟁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할 병사들의 애통한 상황을 주된 내용으로 다룹니다. 이 작품은 전쟁의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전쟁으로 인한 슬픔을 부각하며, 다양한 청자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화자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또한, 한자성어 '사면초가'의 유래가 드러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한가'의 구성과 주요 장면 해설
'초한가'는 크게 서사, 본사 1~3, 그리고 결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사: 만고영웅 호걸들에게 초한승부의 이야기를 들어 볼 것을 권함
작품은 만고영웅 호걸들에게 초한승부의 이야기를 들어볼 것을 권하며 시작됩니다. 여기서는 남보다 뛰어난 용맹(항우)보다는 민심을 따르는 것(유방)이 으뜸임을 이야기하며 앞으로 펼쳐질 비극을 암시합니다.
본사 1: 초패왕의 사면초가 위기
한나라 유방의 백만 대군이 구리산 아래 십면매복(모든 방위에 매복)하여 초패왕 항우를 잡으려 합니다. 천하병마도원수인 한신이 장대에 앉아 천병만마를 호령하며, 간계가 많은 이좌거가 항우를 유인하고, 지략이 뛰어난 장자방(장량)은 가을 달밤에 옥퉁소를 슬피 불어 초나라 병사들의 사기를 꺾습니다. 이는 항복한 병사들에게 초나라 노래를 부르게 하여 항우 군대의 사기를 꺾었다는 고사, 즉 '사면초가'의 유래를 풀이한 구절입니다.
깊은 가을밤, 외기러기 슬피 울어 슬픈 분위기가 조성되고, 객(병사들)의 수심(근심)을 돋웁니다. 변방 먼 죽을 곳에 잠 못 드는 군사들은 항우가 힘을 다하여 장막 안에서 죽을 위기에 처했음을 알게 됩니다.
본사 2: 전장검혼이 될 병사들의 비애
모든 사람은 살고 싶어 하지만, 초나라 군사들은 죽음을 즐기는 듯 철갑을 고쳐 입고 날랜 칼을 빼어 듭니다. 천금같이 중한 몸이 전쟁터에서 칼에 맞아 떠도는 혼(전장검혼)이 될 것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이 드러납니다.
목이 메어 슬프게 울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병사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고향 강동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패망하여 낯을 들고 부모님과 초나라 백성들을 어찌 다시 볼 수 있겠냐는 탄식이 이어집니다. 잠 못 이루고 뒤척이며 팔 년 세월을 전쟁터에서 다 보내고, 적막한 빈방에서 긴 한숨과 걱정으로 기다릴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합니다. 견우와 직녀도 일 년에 한 번은 만나는데, 전쟁으로 인해 사랑하는 이들과 만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드러납니다.
본사 3: 고향에서 기다리는 가족들, 살아서 돌아가기 힘든 현실
초나라 진 안의 장수와 병사들이 겪고 있을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고향을 오래도록 떠나와 푸르렀던 남향 계곡은 몇 해째인지, 옛집 거울에 백발을 비추어 보는 늙으신 부모님은 문에 기대어 전쟁에 간 이들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될 지경입니다.
집에 있는 어린 자식은 젖 달라 울고, 철든 자식은 아비를 부르며 밤낮없이 슬피 울어, 어미의 간장이 다 썩는다는 구절은 전쟁에서 패한 아비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자식들의 모습을 통해 비극성을 심화합니다. 또 남편과 아버지의 부재라는 상황을 '남쪽 산 아래 긴 밭은 어느 누가 갈아 주며, 이웃집에 빚은 술은 누구와 마실 것인지에 대한 한탄'을 통해서 더욱 부각하고 있습니다.
결사: 갈 곳 없는 초패왕의 가련한 상황
앞을 보고 뒤를 돌아봐도 적의 군사들뿐입니다. 한왕 유방이 마음이 너그럽고 후덕하여 항복한 장수는 죽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갈 곳 없는 초패왕 항우의 가련한 상황을 드러내며 작품은 마무리됩니다.
'초한가'는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전쟁의 비극성과 그 속에서 고통받는 개인의 애환을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입니다. 특히 초패왕 항우뿐만 아니라 이름 없는 병사들과 그들의 가족의 아픔까지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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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잡가(소도좌창)
성격: 서사적, 애상적
주제: 초한승부에서 패배의 위기에 놓인 초패왕의 심정과 전쟁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할 병사들의 애통한 상황
특징:
1. 초한지에 등장하는 초나라와 한나라의 전쟁을 소재로 삼음.
2. 다양한 청자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화자의 이야기를 전달함.
3. 전쟁의 구체적 내용보다는 전쟁으로 인한 슬픔을 부각함
4. 한자성어 ‘사면초가’의 유래가 드러남.
구성:
•서사: 만고영웅 호걸들에게 초한승부 들어 볼 것을 권함.
•본사 1: 한패공의 백만대병이 십면매복하여 초패왕이 장중에서 죽을 위기에 처함.
•본사 2: 전장검혼이 될 병사들을 떠올리며, 낯을 들고 고향에 돌아가지 못할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냄.
•본사 3: 전쟁터에 나간 병사들을 기다리는 고향의 부모님과 처자들을 언급하며 살아서 돌아가기 힘든 상황을 밝힘.
•결사: 한왕이 불살항군 한다 해도 갈 곳 없는 초패왕의 가련한 상황을 드러냄.
해제
이 작품은 조선 후기에 유행하여 현재까지 전해지는 잡가(좌창)의 일종으로, 초나라와 한나라가 싸웠을 때 한신이 진을 치는 장면, 장자방(장양)의 옥퉁소 소리에 초패왕 항우의 군사들이 사기를 잃게 되는 장면, 항우의 한탄 장면 등으로 구성된다. ‘좌창’은 서도 소리에 해당하며, 앉아서 하는 소리를 말한다. 사설이 길고 대부분 통절로 되어 있으며, 한문 투가 많고 수심가 조로 마무리한다는 특징이 있다. 서도 좌창은 원전이 있어 그것을 각색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노래들은 소리를 전문으로 하는 예능인 집단에 의해 전승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향유층도 양반 사대부 계층이거나 그에 필적하는 경제적, 지적 기반을 가진 집단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