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정호승 시인의 '또 기다리는 편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제목을 보면 이 작품이 어떤 내용일지 대충 감이 오지요. 편지는 누군가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쓰는 수단입니다. 그리고 '또'라는 표현을 통해서 누군가의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음을 제목은 드러내고 있지요. 그럼 이 작품 속 화자가 누구의 소식을 그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는지 알아보도록 하지요.
정호승의 또 기다리는 편지 해석 해설
그럼 본격적으로 정호승의 '또 기다리는 편지'에 대한 해석과 해설을 시작해 보지요. 앞서 제목의 의미는 대략적으로 설명을 드렸습니다. 작품의 제목을 통해서 화자는 누군가와 이별한 상황이고, 그 사람에 대한 소식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만 살펴봐도 어느 정도 이 작품의 주제와 내용이 짐작이 가시지요?
그럼 작품의 주제부터 말씀드리고 세부적인 내용을 설명드릴게요. 이 작품의 주제는 '사랑하는 그대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기다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간절한 마음을 제목에서는 '또'라는 부사어를 통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제 작품을 세부적으로 살펴보죠.
화자는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해 질 무렵은 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지고 자신의 삶을 성찰해야 할 것 같은 시간이지요. 저희 세대는 이러한 부분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왠지 그런 것 같이 납득이 되는데, 요즘 세대들은 납득이 안 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문학 작품에서 '해 질 녘'은 이러한 정서적 배경으로 쓰인다고 공식적으로 알아 두세요.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실 해 질 무렵은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해가 소멸되기 직전의 상황이기 때문에 이별이나 죽음을 연상시킵니다. 그래서 중년이나 장년을 맞이한 세대들을 황혼에 비유하기도 하지요. 요즘은 어느 정도의 연배를 가지고 계신 분들을 중년으로 생각을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여하튼 이 작품은 '하강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배경을 통해서 화자의 슬프고 외로운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려운 말로 표현을 하면 배경을 통해서 화자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심화하고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죠.
2행의 구절은 정말 먹먹한 슬픔을 잘 드러나는 부분인데요.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라는 표현이지요. '오늘도'라는 표현을 통해서 그대에 대한 간절한 사랑이 아주 예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지요. 화자가 바라보는 하늘에는 하필 아름다운 별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보고 싶은 것이 보이지 않는 상황, 긍정적인 것이 곁에 없는 상황이, 화자와 그대가 떨어져 있는 상황과 비슷하지요. '그대'를 만날 수 없는 화자의 상황과 어울리는 배경이자, 화자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새벽달'이 뜬 새벽이 되었습니다. 세상 모든 존재가 잠이 들어 고요한 세상 속에서 화자 혼자 바닷가에 나가 울고 있지요. 철저하게 혼자가 된 화자는 '그대'가 없는 외로움과 절망감에 슬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화자의 정서를 대변하는 구절이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게 한참을 운 화자는 자기처럼 외로운 사람들도 '첫눈'으로 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작품 속 '첫눈'은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과 희망을 주는 대상으로 해석할 수 있지요. 따라서 화자의 정서가 외로움과 절망에서 기다림과 희망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다시 풀어서 말하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화자의 정서가 변한다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시상이 전개된다고도 표현할 수 있고요.
작품의 마지막은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라는 표현으로 마무리되는데요. 사실 이 표현은 약간 이상하지요. 반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지 못하고 떨어져 있으며 기다리는 일은 너무나도 힘들지요. 그런데도 이렇게 기다리는 것이 사랑하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화자가 그대를 그 정도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그대를 기다리는 것은 너무나 힘들지만, 그대와 사랑했던 기억들을 버리고 살아가는 것보다 이별의 슬픔을 떠올리면서도 그대에 대한 사랑을 계속하는 것이 오히려 더 행복하다는 역설적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표현은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니 함께 공부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서정적, 애상적
주제: 그대에 대한 절실한 사랑과 기다림.
특징:
1. 여성적인 어조와 경어체를 활용하여 기다림의 정서를 담담하게 표현함.
2. 자연 풍경의 묘사를 통해 화자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냄.
3.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화자의 정서가 고조됨.
구성:
1~2행: 오늘도 그대를 사랑함.
3~6행: 그대가 없는 외로움과 슬픔.
7~11행: 그대를 기다리는 일의 행복.
해제
이 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애절한 심정을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통해 담담한 어조로 토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