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2023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장석남 시인의 현대시 작품인 '배를 매며'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2013년 평가원 모의고사에 출제되고 2023년 EBS 수능특강에도 수록되었습니다. 또 여러 출판사의 교과서에 수록도 된 작품이고요. 이러한 점들을 봤을 때 입시 문학에서 장석남 작가를 상당히 높이 평가하고 작품을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배를 매며'라는 너무 유명한 작품보다는 장석남 작가의 다른 작품이 수능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수능은 아무래도 수험생들이 잘 모르는 작품을 선호하니까요. 물론 믿거나 말거나요. 참 '배를 밀며'라는 이별에 관련된 작품도 있다는 것 참고하시고요.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파일 형태의 EBS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문학 작품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cafe.naver.com/literatureidea/603
장석남의 배를 매며 해설 - 사랑이란 움직이던 배가 부두에 밧줄이 매이는 것
그럼 장석남 시인의 '배를 매며'에 대한 구체적 해설을 시작하겠습니다. 장석남의 '배를 매며'는 배가 부둣가에 정착을 할 때 밧줄로 배를 매는 행동에 비유하여 사랑의 시작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지요.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사건을 배를 매는 구체적 행동을 통해서 구체화하고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이 작품을 처음 보고, 때도 아닌 데 설레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만큼 낭만적이며 두근거림이 있던 작품이었지요.
여러분들 중에 사랑을 시작하시는 분들은 이 작품을 읽고 편지나 멘트에 사용을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하지만 어느 정도 상대방의 마음에 확신이 있을 때 하세요. 요즘 같은 시대에 괜히 잘못 써먹었다가 닭살 돋는다는 반응을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럼 본격적으로 설명에 들어갑니다.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 밧줄이 날아와 나는 /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정말 이런 말이 문학적인 것이지요. 사랑을 표현하면서 사랑을 말하지 않으면서도 사랑이라는 것이 분명히 전달되는 표현들.
사랑이라는 것은 아무 예고 없이 갑자기 오게 마련이지요. 그리고 사랑이라는 인연의 밧줄에 묶이게 됩니다.
줄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연결하고 묶는다는 속성 때문에 인연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지요.
이 작품에서도 밧줄은 인연을 상징합니다.
바다에서 떠돌던 배와 내가 묶이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것이 인연이고, 사랑이 아닐까요?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내 등 뒤로 털썩하고요.
그리고 배는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멀리서부터 닿지요.
배가 천천히 화자에게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마치 서서히 화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사랑하게 되는 것이지요.
2연에서는 사랑이라는 것이 어느 날 우연히, 어찌할 수 없이 운명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3연에서는 이 사랑의 기쁨과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것은 비단 그 둘만이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전 세계가 아름다워지는 행위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사랑을 하면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다워집니다.
세상이 다르게 느껴지지요.
물론 반대의 경우는 세상이 반대로 느껴지고요.
4연에서 정말 주옥같은 말이 쏟아지는데요.
'배를 매면 구름 빛과 시간이 함께 / 매어진다는 것'
구름 빛과 시간은 '나'와 사랑하는 대상을 둘러싼 세계를 의미합니다.
즉, 사랑을 하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둘러싼 모든 것, 주변 환경, 사물, 시간까지도 공유를 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화자는 사랑을 하며 그러한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죠.
5연은 정말 행복하게 마무리가 됩니다.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 온종일을 떠 있다'
이 부분은 뭐 설명을 안 해도 아실 것 같은데 굳이 설명을 드릴게요.
'빛'은 배가 햇살을 받은 것을 의미하며 사랑으로 인해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지요.
배가 울렁이며 떠 있다는 것은 사랑의 감정에 두근거리며 설레는 감정으로 인해서 화자의 행복한 마음을 감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부분이지요.
이 작품의 주제는 결국 사랑을 시작하면서 사랑이라는 것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장석남의 '배를 매며'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인 사랑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그에 따른 깨달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추상적인 관념인 사랑에 빠지는 것을 배를 매는 구체적인 행위에 빗대어서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제를 사용해서 현장감도 부여하고 있지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들은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거고요.
그리고 특징에 대해서 한 가지만 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서로 다른 것이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을 유추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침팬지와 같은 유인원과 인간이 흡사하니, 유인원을 통한 동물 실험의 결과가 인간에게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작품도 배를 매는 행위와 사랑을 시작하는 행위가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서 시상을 전개하고 있지요.
서로 전혀 다른 것인데도요.
이러한 설정을 통해서 우리의 머릿속에 그 이미지를 그리기 쉽게 되기에 작품에 더욱 공감하게 되는 것이지요.
작성남, 배를 매며 작품 상세 설명
대구, 비슷한 문장 구조의 반복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아무런 신호 없이 갑자기
등 뒤로 털썩 → 밧줄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를 통해 갑자기 사랑이 시작됨을 생동감 있게 표현
음성 상징어(생동감, 운율 형성)
밧줄이 날아와 나는
사랑의 대상과 맺는 인연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 밧줄은 인연을, 배는 사랑하는 대상을 의미함
사랑하는 사람과 인연을 맺는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가 천천히 화자에게 다가오는 모습 → 서서히 화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 사랑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 사랑의 대상이 다가오는 과정
사랑하게 될 대상
1연: 배를 매어 본 화자의 경험
(사랑은,
↱ 조용하고 쓸쓸한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p>
사랑이 찾아올 공간(바다를 향해 열려 있는 공간 → 만남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공간)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사랑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우연성)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 예상치 못한 순간과 장소에서 사랑이 시작됨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피할 수 없는 운명적인 속성을 지닌 사랑(불가항력적)
배를 매게 만드는 것 → 사랑의 시작을 밧줄을 받아 배를 매는 것에 빗대어 표현함(관념의 구체화, 형상화)
사랑을 받아들임
2연: >갑자기 던져진 밧줄로 배를 매듯 갑자기 찾아오는 사랑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배(사랑하는 사람)를 둘러싼 세계(주변 환경)
떠 있는 배) → 사랑을 하면 온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짐
3연: 배를 둘러싼 세계의 발견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 사랑은 그 세계를 둘러싼 모든 주변 환경과 사물, 시간까지 공유하는 것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사랑에 관한 심화된 인식
4연: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사랑으로 설레는 마음을 형상화
온종일을 떠 있다
5연: 울렁이며 온종일 떠 있는 배
장석남, 배를 매며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서정적, 사색적, 비유적.
제재: 배를 매어 본 경험.
주제: 사랑의 시작과 본질에 대한 깨달음.
특징:
· 유추에 의해 시상을 전개함.
· 소재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여 주제를 부각함.
·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를 매는 일에 비유하여 주제를 형상화함.
· 인간의 보편적 감정인 사랑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이 제시됨.
· 현재 시제를 사용하여 현장감을 부여함.
·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냄.
구성:
1연: 배를 매어 본 화자의 경험.
2연: 갑자기 던져진 밧줄로 배를 매듯 갑자기 찾아오는 사랑.
3연: 배를 둘러싼 세계의 발견.
4연: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
5연: 울렁이며 온종일 떠 있는 배.
구절 풀이:
* 아무 소리도 없이 ~ 잡아자 배를 맨다: 배가 부두에서 정박할 때 배 쪽에서 던진 밧줄을 고정 시설에 묶는 경험을 제시하여, 사랑 또한 예고 없이 자신에게 찾아온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 배를 매면 ~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구름, 빛 시간은 배와 마찬가지로 대상뿐만 아니라 그 대상의 주변 세계까지 모두 포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 온종일 떠 있다: 빛은 사람과 애정의 시선을 울렁이는 배는 온종일 사랑의 설렘으로 두근거리는 화자의 내면을 함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