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의 설화이자, 신라의 건국 신화인 '박혁거세 신화'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이 작품의 주제는 '박혁거세라는 왕의 탄생과 신라가 건국된 과정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 나라를 건국한 왕들은 일반적인 사람이 아니라 신적 존재로 묘사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신성성과 더불어 건국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이지요. 오늘 설명을 드릴 '박혁거세 신화'는 '박혁거세'라는 이름 자체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혁거세'는 광명하게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박'이라는 성을 가진 이유는 알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둥근 모양이 박과 같다고 해서 붙여졌고요. 또 알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난생 설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수로왕 신화와 주몽 신화에도 등장하지요. 이러한 기이한 탄생을 통해서 비범함과 영웅적 면모를 부각하고 있습니다. 왕이 알에서 태어나는 난생 설화는 주로 남방계 신화에서 잘 드러납니다. 따라서 박혁거세 신화는 남방계 신화라고 할 수 있지요. 뭐 우리나라의 남쪽에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고요. '주몽 신화'에서 '고주몽'도 알에서 태어나기는 하나 하늘의 신인 해모수의 아들입니다. 천손의 후예지요. 따라서 주몽 신화는 북방계 신화와 남방계 신화가 결합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혁거세 신화의 특징을 살펴보면 혈통이 하늘과 관련이 깊은 신적 존재임은 드러나지만 부모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단군 신화나 주몽 신화에 보면 그 혈통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이 나오고 삼대기, 즉 할아버지 - 아버지 - 아들의 구성을 보이는데 박혁거세 신화에서는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지요. 또 다른 특징으로는 당시가 농경 사회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박혁거세의 유해를 합쳐서 장사를 지내는 것을 '큰 뱀'이 방해하는 사건 등이 대표적이지요. 신화에서 '큰 뱀'은 다산과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존재가 박혁거세의 유해가 흩뿌려지게 만든 것은 이를 통해서 풍요로운 수확을 얻고자 하는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관련이 깊은 것이지요. 조금 잔인하게 들리지만 거름이 되어 풍요로운 결실을 맺도록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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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거세 신화 해설
'박혁거세 신화'의 지문과 함께 해설과 풀이를 첨삭합니다.
전한 지절(地節) 원년(69년) 임자(壬子) [기원전 69년] 3월 초하룻날에 6부의 조상들이 각각 자제들을 데리고 [신라가 여섯 부족의 연합체로 시작하여 탄생하였음을 알 수 있음] 다 함께 알천(閼川) 언덕 위에 모여 의논하기를 “우리들이 위로 임금이 없어 백성들을 다스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백성들이 모두 방종하여 제멋대로 놀고 있으니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니 → 지도자가 없어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없음] 어찌 덕이 있는 사람을 찾아서 임금으로 모시고 나라를 창건하고 도읍을 정하지 않겠는가!” 하였다.
육부의 조상들이 임금을 모실 것을 의논함
이에 모두 높은 데 올라가 남쪽을 바라보니 양산(楊山) 아래 나정(蘿井) [우물 - 농경 사회임을 알 수 있음] 이라는 우물 가에 이상한 기운이 번개빛처럼 땅에 드리우고 있었다. 거기에는 흰 말 [신성성을 가진 존재 → 제왕의 출현 암시, 강우를 조절하는 존재(당시 신라인의 믿음) → 농경 사회임을 알 수 있음] 한 마리가 무릎을 꿇고 절하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잠시 뒤에 그곳을 살펴보니 자줏빛 나는 알 한 개[하늘에서 내려온 것임 → 태양신의 후손임]가 있고 말은 사람을 보자 길게 울더니 하늘로 올라갔다. 그 알을 쪼개 보니 사내아이가 있는데, [난생 설화, 남방계 신화] 모양이 단정하고 아름다웠다. [외모와 탄생 과정을 통해 인물의 비범함을 부각함] 모두 놀라고 이상히 여겨 아이를 동천(東泉)에서 목욕을 시키니, 몸에서 광채가 나고 [광명 사상] 새와 짐승들이 따라서 춤을 추었다. 이윽고 천지가 진동하고 해와 달이 맑게 빛났다. [사람들의 기쁨을 자연물을 통해 표현함, 전기성]
남방계 신화: 신이 바다 건너 먼 나라에서 오거나 땅속에서 솟아나든가 알에서 태어남(박혁거세 신화)
북방계 신화: 신이 하늘로부터 강림하거나 동물로부터 변신함(단군 신화)
그리하여 혁거세왕[광명하게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이라 이름 지었다. 그리고 왕의 칭호를 거슬감(居瑟邯) [왕, '거서간'이라고도 함]이라 하였다. 이때 사람들이 다투어 축하하며 말하기를 “이제 천자[천제의 아들, 즉 하늘의 뜻을 받아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군주 국가의 최고 통치자를 이르는 말. 왕, 임금]가 이 땅에 내려왔으니 마땅히 덕이 있는 여자를 찾아 배필을 삼아야 할 것이다.” 하였다.
이날 사량리(沙梁里)에 있는 알영 우물(閼英井)['아리영 우물'이라고도 함]에서 계룡[머리와 발이 닭의 모양과 같은 용]이 나타나서[토테미즘(동물 숭배)] 왼쪽 옆구리로부터 어린 여자아이를 낳았다. [비정상적 출생, 전기성] 그 아이는 얼굴과 모습이 매우 아름다웠으나, 입이 닭의 부리와 같았다. 이에 월성(月城)의 북쪽 냇가에 가서 목욕을 시켰더니 그 부리가 빠졌다. [통과 제의] 그래서 그 내 이름을 발천(撥川)이라 하였다.
궁실(宮室)[궁전 안에 있는 방]을 남산 서쪽[지금의 창림사]에 짓고는 두 명의 신성한 아이[혁거세와 알영]를 모셔다 길렀다. 사내아이[혁거세]는 알에서 나왔는데, 알은 박과 같이 생겼다. 사람들은 박을 박(朴)이라 하므로 성을 박(朴)으로 삼았다.[박씨 성을 갖게 된 이유] 계집아이는 태어난 우물 이름[알영]으로 이름을 지었다. 두 성인의 나이가 열세 살이 된 오봉(五鳳)[한나라 선제의 연호] 원년 갑자(甲子)에 남자는 왕이 되고 여자를 왕후로 삼았다.[신성혼 - 신들의 혼인] 나라 이름을 서라벌(徐羅伐) 또는 서벌(徐伐)이라 하였다. 혹은 사라(斯羅) 또는 사로(斯盧)라고도 하였으며,[신라의 초기 국호] 처음에 왕이 계정(鷄井)에서 태어났으므로 계림국(鷄林國)이라고도 하였으니 계룡(鷄龍)이 상서로움[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징조]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일설에는 탈해왕(脫解王) 때에 김알지(金閼智)[경주 김씨의 시조]를 얻었는데, 숲 속에서 닭이 울었으므로 나라 이름을 계림(鷄林)으로 고쳤다고 한다.[나라 이름의 변천] 후세에 와서야 신라라는 나라 이름을 정하였다.
혁거세와 알영의 출생 및 성장 과정(중간)
왕이 나라를 다스린 지 61년이 되던 어느 날 하늘로 올라갔다. 이레 뒤에 유해가 땅에 흩어져 떨어졌다. [죽음과 부활을 파종과 재생에 비유 → 농경 사회임을 알 수 있음, 전기성] 왕후도 역시 죽었다고 한다. 나라 사람들이 합쳐 장사 지내려 했더니 큰 뱀이 나타나 내쫓아 못 하게 하므로,[박혁거세의 유해를 흩뿌림으로써 풍요로운 수확을 얻고자 하는 당대인들의 의식 반영] 다섯 몸뚱이를 각각 나누어 장사 지내고 역시 이름을 사릉(蛇陵)이라고 하였으니, 담엄사 북쪽 왕릉이 바로 이것이다. 태자 남해왕(南解王)이 왕위를 계승하였다.
혁거세 사후의 기이한 행적(끝)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설화(건국 신화)
성격: 신화적, 서사적, 상징적, 신이적
제재: 혁거세와 알영의 탄생
주제: 혁거세와 알영의 탄생과 신라의 건국 내력
특징:
1. 혈통이 하늘에 있음은 드러나나 부모의 존재는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음.
2. '단군 신화'나 '주몽 신화'가 가족사를 다룬 것과 달리 영웅의 일대기에 집중함.
구성: 처음-중간-끝의 3단 구성, 신화적 구성, 일대기적 구성
1. 처음: 육부 조상들이 임금을 모실 것을 의논함.
2. 중간: 혁거세와 알영의 출생 및 성장 과정.
3. 끝: 혁거세 사후의 기이한 행적.
큰 뱀이 혁거세의 유해 합체를 막은 이유
혁거세의 유해가 흩어져 땅 위로 떨어진 것은 농경 사회의 '파종'과 연관 지어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신화에서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큰 뱀이 혁거세의 유해를 합해서 장사 지내는 것을 막은 것은, 여러 곳에 흩뿌림으로써 풍요로운 수확을 얻고자 하는 당대인들의 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또한, 혁거세의 유해를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장사 지낸 것은 모든 곡물을 상징하는 오곡 관념의 소산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해제
이 글은 남반계 난생 신화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신라 시조 '혁거세'와 왕후 '알영'의 신이한 탄생과 개국 및 후일담을 다루고 있다. 혁거세와 알여이 같은 날 신비롭게 태어나 배필이 된 것은, 후대 별신굿의 원류가 상고대 신화임을 생각할 때, 별신굿에서 남녀 신령이 내려와 짝을 짓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알영의 입술이 닭 부리처럼 뾰족했다가 목욕 후 떨어지는 모티프는 '여성의 통과 제의'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