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의 한시 '잠령민정'은 위태로운 국가의 상황에 대한 걱정과 이에 대한 대비를 태만히 하고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지 않는 조정의 현실을 비판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임제, 잠령민정 해설과 해석
2026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임제의 한시(5언 고시) 작품인 '잠령민정'에 대한 해설과 해석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제목인 잠령민정의 의미부터 설명을 드릴게요. '잠령민정'은 '잠령의 정자에서 진지의 병사들을 바라보며'라는 뜻으로, 초야에 묻혀 사는 사람이 나라의 운명을 걱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잠령'은 '나이 든 누에(능력 있는 인물)'라는 뜻이고, '민정'은 걱정하는 정자라는 뜻이에요. 즉, 능력 있는 인물인 화자가 나라를 걱정한다는 것이지요. 나라를 걱정한다는 점에서 나라를 걱정하는 노래인 '우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쓰인 상황적 배경을 살펴보면 임진왜란이 발생하기 직전입니다. 남쪽에서는 왜구가 조선을 침입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고, 북쪽에서는 여진족이 언제 쳐들어 와도 이상하지 않았던 시기지요. 그러니 화자는 나라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요.
작품 구절 분석: 위태로운 현실과 비판 의식
'잠령민정'은 총 10행으로 이루어진 5언 고시로, 우국적이고 비판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각 행을 살펴보며 그 의미를 되새겨 볼까요?
1~2행: 국경의 위태로운 상황
"동쪽 바다엔 큰 고래 날뛰고 / 서편 국경에는 멧돼지 있네"
동쪽 바다의 '큰 고래'는 일본의 위협을, 서쪽 국경의 '멧돼지'는 북쪽 오랑캐의 위협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나라의 위태로운 상황을 비유적으로 드러내어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3~4행: 국경의 허술한 방벽
"강목에는 패잔병만 울고 있으며 / 해안에는 굳센 보루 전혀 없구나"
위태로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방비가 되어있지 않음을 지적하며, 이는 1~2행의 위험한 상황과 대조를 이루어 나라의 허술한 방비를 강조합니다. 국경을 바라보는 화자의 비애감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5~6행: 조정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
"조정에선 좋은 계책 아니 세우나 / 몸보신만 꾀한다면 대장부이랴!"
조정이 위기 상황에 대한 좋은 계책을 세우지 않고, 몸만 사리는 모습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몸보신만 꾀한다면 대장부이랴!'는 설의법을 통해 화자의 비판 의지와 나라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합니다.
7~8행: 뜻을 펼치지 못하는 아쉬움
"말 잘 보는 한풍자가 다시 안 나니 / 절영마는 부질없이 귀가 쳐졌네"
'한풍자'는 훌륭한 말을 감정하는 전설 속 인물로, 화자의 능력을 알아줄 사람을 의미합니다. '절영마'는 명마를 뜻하며 화자 자신을 비유한 표현입니다. 뛰어난 능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지 않아 펼치지 못하는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9~10행: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현실에 대한 한탄
"누가 알리, 베옷 입은 이 사람이 / 웅심이 하루에도 천 리를 달리는 줄"
'베옷 입은 이 사람'은 초야에 은거하고 있는 화자 자신을 가리킵니다. '웅심(雄心)이 하루에도 천 리를 달린다'는 것은 나라를 위해 애쓰고자 하는 웅대한 마음을 나타냅니다. 도치법과 설의법을 사용하여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지 않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 수정과 편집이 가능한 문서 파일 형태의 해설 자료는 '국어자신감' 사이트에서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s://xn--439awzx48bzsc91c.com/kor/main/
국어자신감 문제은행
국어문제은행, 국어자료실, 수능특강. 변형문제. 모의고사. 고등국어. 중등국어.
www.xn--439awzx48bzsc91c.com
핵심 정리 및 특징
갈래: 한시(5언 고시)
성격: 우국적, 비판적
주제: 나라를 걱정하는 대장부의 기상 (우국충정)
화자의 정서와 태도: 나라를 걱정하고 사회 현실을 비판함
특징:
1.비유적 표현을 통해 국경의 위태로움을 드러냄.
2. 도치법과 설의법을 활용하여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부각함.
해제: 임진왜란을 앞둔 시대의 거울
'잠령민정'은 임진왜란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임제가 일본과 여진족의 세력 확장을 바라보며 느꼈던 심정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위태로운 주변 상황에 대비하지 않는 조정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웅대한 뜻을 펼치고자 하는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시를 통해 우리는 혼란스러운 시대에 나라를 걱정하는 지식인의 고뇌와 기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작가 임제는 누구인가요?
임제(1549~1587)는 조선 중기 시인이자 문신으로, 당대 명문장가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황진이의 무덤을 지나며 읊은 '청초 우거진 골에~'로 시작되는 시조와 기생 한우와 화답한 시조 '한우가' 등이 특히 유명합니다.
'잠령민정'은 오늘날에도 국가의 안위와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 그리고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끊임없이 위기 상황이 몰려오는데 다들 위기 상황인 것을 알고 있으면서 그것을 해결하려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으니, 이런 것을 보면 기술은 발전하나 인간의 본성은 별로 변한 게 없는 것 같아 너무나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