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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기 폭포 특징 핵심 정리 해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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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기 시인의 '폭포'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2022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되었습니다. 시 작품 중에서 '폭포'라는 이름으로 가장 유명한 작품이 아마도 김수영 시인의 '폭포'와 오늘 설명을 드릴 이형기 시인의 '폭포'일 것입니다. 아마 제 기억으로는 이 두 가지 작품을 비교해서 수능특강에 수록되었고요. 꼭 알아두셔야 할 점이 김수영 작품에서는 '폭포'가 긍정적인 소재입니다. 주저하지 않고 옳음을 실천하는 존재이지요. 하지만 이형기 작품에서의 '폭포'는 긍정적인 소재로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존재의 비극성을 보여주는 소재로 부정적에 가까운 소재이지요. 

 

이형기의 현대시 '폭포' 해설  

그럼 본격적으로 이형기 작가의 현대시 작품인 '폭포'에 대한 설명과 해설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제부터 말씀을 드리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드릴게요. 이 작품의 주제는 '존재에 대한 비극적 인식'입니다. 세상 모든 존재가 '고통과 멍에'를 짊어지고 살 수밖에 없으며, 추락할 수밖에 없으면서도 하늘을 날고자 하는 상승의 욕구를 가지고 그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비극성을 부각하고 있지요. 또한 우리가 태어나고 죽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태어나고 성장하며 소멸하는 우연적인 것이라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인간이라는 존재가 특별한 존재 또는 무엇인가를 꼭 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존재라든지 아니면 신성한 존재라든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을 하고 있지요. 그냥 존재하는 실존적 존재라는 것이지요. 이 실존적 존재라는 말을 다른 표현으로 설명을 하면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가지고 있지만 그 존재 자체가 위대하고 고귀한 존재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 태어나서 세상에 그냥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반면에 본질적 존재는 그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고 세상에 꼭 있어 무엇인가를 수행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고, 그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존재입니다. 예를 들면 '태양'과 같은 존재는 태양계를 유지시키고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도록 에너지를 주는 존재이지요. '나무'는 광합성을 통해서 산소를 제공하고, 꽃과 열매를 맺으며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며 세상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고요. (이러한 생각도 지극히 인간적인 개념이라 얘네들도 본질적 존재가 아니라고 하면, 수박 겉핥기 정도로만 실존주의를 알고 있는 저로서는 설명을 드리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뭐 꼭 해야 할 일이 없지요. 물론 자신이 어떤 일을 할지 선택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세상에 꼭 존재할 이유도 없는 그런 '실제로 그냥 세상에 존재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지요. 그래서 실존주의적 존재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가 실존주의적 존재이기 때문에 삶 자체가 비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쉽게 설명을 드리려 노력했는데, 내용 자체가 어렵기는 합니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아시겠지요?

 

그럼 이제 작품의 세부적인 내용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지요. 우선 작품에서 화자인 '나'는 산을 의인화한 존재입니다. 화자인 '산'이 '그대'에게 말을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요. 그대는 작품 속 화자 또는 독자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속 산은 폭포를 품은 존재로 '폭포'는 존재함으로 생기는 고통과 비극성 등을 의미하는 소재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폭포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요. '시퍼런 칼자욱'이라는 시어를 통해서 폭포를 날카롭고 섬뜩한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존재의 고통을 상징하고 있지요. 또 폭포를 '장수잠자리의 추락'이라고도 표현하고 있는데요. 벼랑을 타고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이미지를 드러냅니다. 보통 하강의 이미지는 부정적이지도 이를 통해서 추락할 수밖에 없으면서도 하늘 높이 날고자 하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비극성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높은 벼랑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모습을 '나의 자랑은 자멸이다'라는 역설적 표현을 통해서 드러내고 있지요. 또 폭포를 '박살 나는 맹목의 눈보라'라고도 표현하고 있는데요. 아무 목적도 없이 떨어지는 폭포의 속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는 현실적 고통으로 끊임없이 절망하는 인간의 삶을 투영하는 시어지요. 삶의 목적도 의미도 모르는 인간은 헤맬 수밖에 없으니까요. 마지막 연인 5연에서는 1연과 매우 유사한 내용과 구조를 반복하며 작품을 마무리합니다. 즉, 수미상관 구조를 활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이를 통해서 운율을 형성하고, 의미를 강조하며, 구조적 안정감과 여운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관념적, 비유적

주제: 존재에 대한 비극적 인식.

 

특징:

1. 자연적 소재(산, 폭포)를 관념적 이미지로 표현함(구체적 사물을 관념화).

2. 동일 어구와 통사 구조의 반복, 수미 상관적 구성을 통해 운율 형성 및 의미 강조.

 

구성:

1연: 폭포의 형상 – 산에 난 칼자욱.

2연: 폭포의 형상 – 벼랑에 형성된 폭포.

3연: 폭포의 하강 – 떨어지는 폭포.

4연: 폭포의 자멸 – 폭포의 부딪힘.

5연: 폭포에 대한 인식 – 산에게 오랜 칼자욱과 같은 폭포.

 

해제

이형기는 시적 대상을 보다 내면화된 영역으로 끌어들여, 소위 ‘정감의 미학’을 추구함으로써 서정시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감각성을 살리기 위해 치밀한 언어의 구사에 노력하지만, 화려한 수사에 빠지지 않음은 물론, 자연에 대한 친애감을 강하게 드러내면서도 정서의 단순성을 극복하고 내밀한 자기 인식에 도달하고 있다. 첫 시집 ‘적막강산’에 이어 ‘돌베개의 시’에 이르기까지 그의 시에는 자연에 대한 지향과 함께 자기 존재에 대한 고독한 상념들이 주로 등장한다.

이 시도 정교한 언어 구사를 통해 일상적 삶에서 느끼는 존재의 비극적인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 시의 대상인 ‘폭포’는 산의 깎아지른 벼랑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폭포’는 단순히 자연적 소재가 아니라, 시인의 뛰어난 상상력에 의해 관념적인 이미지를 투사(投射)시킨 형상물이다. 또한, 이 시의 발화 주체인 ‘나’는 시인 자신이 아닌 ‘산’이며, 시인은 그 상대역으로서의 청자인 ‘그대’가 되어 있다. ‘어깨에서 허리까지 길게 내리친 / 시퍼런 칼자욱’의 모습은 주체인 ‘산’의 입장에서 보면, 지울 수 없는 고통의 멍에이며, 연속된 ‘벼랑의 직립’에서 ‘박살 나는 맹목의 눈보라’를 피우며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은 현실적 고통으로 인해 끝없이 절망하는 실존적 존재인 인간 삶의 투영이다. 추락할 수밖에 없는 실존적 한계를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또다시 ‘하늘 높이 날고자 하는 인간 존재의 비극적 모습이 미약한 ‘장수잠자리’를 통해 잘 나타나 있다. 따라서 이 시는 인간적 삶이 거세된 암담한 현실 속에서, 진실된 양심의 소리를 세차게 토해 내는 ‘깨어 있는 자’의 모습으로 형상화된 김수영의 <폭포>와는 전혀 다른 ‘폭포’의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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