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되어 있는 현대소설 작품인 이순원 작가의 '말을 찾아서'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에서 '말'은 노새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입으로 하는 말이 아니지요. 그럼 이 작품의 제목이 왜 '말을 찾아서'인지 어떤 사연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죠.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파일 형태의 EBS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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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말을 찾아서 상세 해설
이순원 작가의 '말을 찾아서'의 해설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작품의 시작은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서술자인 '나'가 '메밀꽃 필 무렵'에 대한 작품 소개와 작품의 무대가 된 봉평에 대해서 원고를 써 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시작합니다. 서술자인 '나'의 직업이 소설가였거든요. 그런데 '나'는 이러한 부탁에 불쾌함을 느낍니다. 사실 이 부탁이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메밀꽃 필 무렵'의 내용이 '나'와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그것이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이지요. '메밀꽃 필 무렵'이 노새와 그리고 이 노새와 한평생을 함께하며 동일시되는 허 생원이 등장하는 작품이잖아요. 그런데 말을 찾아서의 주인공인 '나'도 어린 시절 노새와의 기억이 있었던 것이지요. 작품의 주인공인 '나'는 어린 시절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른들의 결정으로 마흔이 넘도록 자식이 없는 당숙의 양자로 들어가게 됩니다. 사실 저도 이러한 문화를 살면서 거의 보지 못했는데 제 전대까지는 활발하게 이루어졌나 보더라고요. 저랑 친한 아주머니께서 아들이 둘 있었는데 남편 분이 집안의 둘째 아들이셨습니다. 그리고 남편 분의 형님, 즉 첫째는 자식이 없었고요. 그래서 아주머니의 둘째 아들을 호적상 큰아버지의 양자로 올렸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제가 봤던 상황은 뭐가 그렇게 크게 바뀌는 것은 아니고 사는 것도 그대로 살고 했는데 법적으로 호적에만 올려놓았던 것이지요. 당시에 가문의 종손이 대를 잇는 것과 더불어 제사를 지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였으니까요.
여하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나'는 당연히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겠지요. 당숙은 '나'가 양자가 된 상황에 아주 기뻐하며 온갖 정성을 다하며 잘해줍니다. 하지만 나는 당숙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요. 특히 당숙이 노새를 끄는 마부라는 것을 매우 창피해합니다. 작품 속에서는 노새를 말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제목도 '말을 찾아서'이고요. 하루는 '나'를 자랑하고 싶어 당숙이 동료들에게 자신의 아들이라고 '나'를 소개합니다. 그런데 당숙과 노새를 창피해했던 '나'를 아들이라고 소개하자 '나'는 창피함을 느끼고 그 자리를 피해 도망쳐버립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서 당숙은 마음에 상처를 입고 가출을 합니다. 그제야 '나'는 미안함 마음과 함께 당숙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를 하고 당숙을 찾아가 화해를 합니다. 그리고 당숙에 대한 호칭을 '아부제'로 부르며 양부로 받아들이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노새는 마음속으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만큼 싫었고 창피했던 것이죠. '나'가 중3이 되던 때 노새는 죽고, 당숙은 매우 슬퍼합니다. 이때 '나'는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요? 그동안 미워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일 것입니다. 그리고 노새는 단순한 짐승이 아니라 당숙과 늘 함께 했던 분신과도 같던, 마치 메밀꽃 필 무렵의 허 생원과 노새와 같이 동일시되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노새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실상은 양부의 삶을 부끄러워했던 것과 일맥상통한 것이지요. 아무리 어린 시절이었더라도 자신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미안함과 껄끄러움이 있었던 '나'는, 그러한 정서를 떠올리게 하는 '메밀꽃 필 무렵'에 대한 작품 소개를 쓰기가 싫었던 것이지요. 이 작품의 주제를 정리하면 당숙을 양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느꼈던 갈등과 화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의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우선 이 작품은 어른이 된 현재의 '나'가 드러나는 외화와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인 내화가 구분되는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또 이 작품은 작품의 시작과 분위기 중심 소재가 되는 노새까지 이효석 작가의 '메밀꽃 필 무렵'에 강하게 영향을 받은 작품입니다. 따라서 상호 텍스트 관계에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단편 소설, 성장 소설.
성격: 서정적, 회고적.
배경: 시간적 - 1990년대(현재)와 1960년대(과거), 공간적 – 서울, 봉평 및 강릉.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
주제: 양부와의 갈등과 화해를 통한 내면의 성장.
특징:
1. 인물의 유년의 경험을 통해 자아 성장의 과정을 보여 줌.
2. 방언을 활용하여 향토적 느낌과 현장감을 부여함.
3. 어른이 된 인물이 과거를 회상하는 역순행적 구성을 취함.
4.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 영향을 받은 상호 텍스트적 관계의 작품임.
전체 줄거리
‘나’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대한 원고를 써 달라는 청탁을 받지만 어린 시절의 고향에서의 기억으로 썩 내키지 않는다. 어린 시절 ‘나’는 ‘은별’이라는 이름의 노새를 끄는 당숙의 양자가 된다. 자식이 없는 당숙과 당숙모는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정성을 기울이지만 ‘나’는 노새를 끄는 당숙이 부끄러워 양자가 되길 거부한다. ‘나’의 완강한 저항에 당숙은 집을 나가고 ‘나’는 봉평까지 찾아가 당숙을 만나 ‘아부제’라고 부르기로 약속한다. 함께 노새를 끌고 메밀꽃이 핀 밤길을 걸어 돌아오면서 당숙과 많은 대화를 나눈 ‘나’는 이후 당숙의 집에서 양자로 살게 되지만 ‘은별’을 받아들이지는 못한다. ‘나’가 중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은별’은 다리를 다쳐 죽게 되고, 그때 울고 있는 당숙을 보게 된다.
해제
이 작품은 주인공인 이수호라는 인물의 유년 시절을 통해 자아 성장의 과정을 보여 준다. 중학생 시절 수호는 집안 어른들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당숙네 양자가 되지만 노새를 끄는 당숙이 몹시 부끄러워 양자가 되길 거부한다. 결국 당숙을 ‘아부제’라 부르게 되고 양자로 들어가지만 근본적으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인정한 것이 아니다. 이 작품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상호 텍스트 관계에 있는 소설로, 「메밀꽃 필 무렵」의 공간적 배경과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그와는 달리 인위적으로 양부와 양자를 맺는 과정에서 겪는 갈등을 통해 끈끈하고 애달픈 사랑을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