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이성복의 '꽃 피는 시절'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이성복의 현대시 '꽃 피는 시절' 해석 및 해설
그럼 본격적으로 이성복 시인의 '꽃 피는 시절'에 대한 해석과 해설을 진행하겠습니다. 꽃이 피는 사건인 '개화'는 많은 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갑자기 툭하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것은 매년 봄이 올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개화의 그 순간은 늘 신비로워 보이고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로운 현상을 감수성이 예민한 예술가들이 보고만 있을 리가 없지요. 이 개화를 중심 소재로 한 작품이 상당히 많은데 오늘 설명을 드릴 이성복 작가의 '꽃 피는 시절'도 개화를 중심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화자인 '나'는 '꽃나무 가지'입니다. '당신'은 아직은 나뭇가지 즉 외피 안에 있는 꽃이고요. 이 작품은 꽃나무 가지와 꽃의 관계를 통해서 꽃이 피어나기 위해서는 고통과 희생 그리고 이별이 필요함을 형상화하고 있지요. 즉, 어떤 것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성숙하고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힘겨운 고통과 이별을 이겨내야 함을 말하고 있지요. 이 작품이 독특한 것이 철학적인 내용인 자연의 섭리를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 전개를 엄마가 성장하여 독립할 아이에게 말을 하듯이, 또는 연인 사이의 사랑을 노래하듯이 읊조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방식으로 작품을 구성하면 독자들로 하여금 더 큰 공감을 불러올 수 있기에 만들어 놓은 작가의 장치겠지요.
그럼 본격적으로 작품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볼게요. 1연에서 '나(꽃나무 가지)'는 '당신(씨앗이었던 꽃)'으로 인해서 기쁨과 행복을 느꼈다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2연에서는 자연의 거대한 섭리에 의해서 새싹이 나고, 꽃이 피는 개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과 당위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요. 3연에서는 때가 가까워지며 '나'의 안에 있는 '당신'이 나를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을 친다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화에 대한 꽃의 강한 의지와 열망에 대한 표현임과 동시에 '나뭇가지'인 '나'가 겪어야 하는 고통과 이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개화는 나뭇가지의 외피를 뚫고 나오는 현상이며, 함께 했던 꽃과 다른 개체가 되는 이별의 순간이기도 하니까요. 예견된 나뭇가지의 고통과 이별의 슬픔 그리고 이에 대한 두려움을 걱정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4연에서 6연까지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꽃은 개화하기 위해서 강한 열망과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요. 작품 속 7연 '조막만 한 손에서 뻣센 내 가슴을 쥐어뜯으며 발 구르는 당신'이라는 구절에서 이러한 내용이 드러나지요.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감각적, 비유적, 고백적
주제: 성숙을 위한 고통과 희생, 개화의 과정을 통한 사랑과 이별
특징:
1. 자연물에 인격을 부여하여 주제를 표현함.
2. 경어체를 사용하여 경건한 분위기를 조성.
3. 유사한 어구를 반복하여 화자의 심정을 강조함.
4. ‘과거 – 현재 – 미래’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며, 개화의 과정을 가정하여 화자의 정서를 드러냄.
구성:
1연: 추운 땅속을 헤맸던 당신.
2연: 때가 되면 올 당신.
3연: '나'를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당신.
4~5연: 당신이 떠나갈 때의 고통과 아픔.
6연: 당신을 보낼 고통에 대한 두려움.
7연: 당신을 떠나보낼 일이 막막한 '나'의 심정.
해제
이 시는 개화의 과정을 의인화하여 이별의 상황에 빗댐으로써 성숙을 위한 고통과 희생을 진실된 어조로 그리고 있다.
'나'와 '당신'의 관계
'나'는 이 시의 화자로서 꽃을 감싸고 있는 '겉껍질'을 의미하며, 당신은 '꽃'을 의미한다. 이 시에서 외피를 뚫고 꽃이 피어나는 것을 '나'와 당신의 관계로 형상화하여 당신이 '나'를 떠나가는 이별의 상황에 비유하고 있다. 꽃을 피워 내는 과정에서 겪는 온갖 고통과 시련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사람의 그것처럼 절절하게 그려지고 있다.
개화를 위한 고통과 시련
'당신(꽃)'은 기쁨과 행복을 주며 생명 탄생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지닌 존재이다. 하지만 개화라는 생명 탄생의 순간은 화자인 '나(외피)'에게 온몸이 찢어지고 부서지고 무너지는 아픔과 고통을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이 시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필연적인 개화의 과정이, 고통과 희생이 따라야만 가능한 것이라는 인식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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