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이문구 작가의 현대 소설 '우리 동네 김 씨'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제목을 보시면 이런 비슷한 제목을 자주 본 것 같은데 라는 느낌이 드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 동네 이 씨'도 있고 '우리 동네 황 씨'도 있습니다. 이문구 작가가 농촌 현실을 바탕으로 쓴 '우리 동네'라는 연작 소설 작품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우리 동네 김 씨가 어떤 사람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할까요?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파일 형태의 EBS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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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의 우리 동네 김 씨 상세 해설
이문구의 연작 소설 '우리 동네'의 배경은 1970년대입니다. 1970년대라는 시기는 근대화가 이루어진 시기로 농촌과 도시 모두 급격한 변화를 보이던 시기입니다. 우선 도시 중심으로 국가가 발전을 하고, 농촌은 천대를 받으면서 이촌향도의 경향이 심화되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농촌도 변화시키려는 노력도 하기는 하지요. 그런데 문제는 농민들이 처한 상황이나 농촌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농촌을 변화시키려 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농촌을 변화시킨다는 말보다 환경 미화를 하고 싶었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자신들이 권력을 잡으면서 우리나라를 이렇게나 훌륭하게 발전을 시켰다. 심지어 시골과 농촌도 현대화하고 도시화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깊이 들어가면 정말 할 말이 많은데요. 아주 단순화시켜서 말하면 군부 독재 시절이었기 때문에 경제 발전으로 평가를 받아야 했고, 또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도 했던 것이지요.
농촌의 근본적인 발전이나 개선을 위함이 아닌 보여주기식 발전을 정부 주도로 시도했던 것이지요. 예를 들면 지붕 개량 사업이나, 농촌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진 도량형 명칭 변경 등 말하자면 정말 많습니다. '우리 동네 김 씨'에서는 농민들은 쓰지도 않는 '헥타르'라는 용어를 강요하는 부면장에게 반발하는 '김 씨'의 모습을 통해서, 당시의 농촌 현실과 정부 시책을 형상화하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지요. 농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용어들은 농민들의 삶과 문화를 반영한 것입니다. 이것을 인위적으로 바꿀 수도 없고 바꿀 필요도 없지요. 심지어 '헥타르'라는 용어는 농민들의 삶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외국의 단위입니다. 왜 그러냐면 1헥타르는 삼천 평입니다. 그런데 1헥타르 정도의 많은 땅을 가지고 있는 농민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당시 정부가 농촌과 농민에 대한 고민과 배려가 없었고, 그저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보였을 뿐이었던 거죠. 그리고 이러한 정책은 정말 많은 폐단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근대화를 하네, 뭔 새로운 농법을 하네'라면서 농민들에게 투자를 권유하고 그 책임은 지지 않아 농민들이 엄청난 빚을 지고, 또 그것을 연대 보증으로 돌려 막기를 하다가 동네 전체가 쑥대밭이 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지요.
사실 이 작품은 작품 자체를 이해하기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당시의 배경과 분위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세히 설명을 드렸습니다.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단편 소설, 세태 소설, 연작 소설
성격: 사실적, 비판적, 고발적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가뭄으로 인한 농민의 애환과 국가 시책에 대한 비판.
특징:
1. 서술자가 전지적 시점에서 인물의 행동과 심리를 서술하며 인물에 대해 논평하기도 함.
2. 방언을 활용하여 향토성과 현장감을 부여함.
3.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인물 간의 갈등 양상이 드러남.
4. 부면장의 모습을 희화화하여 농민을 존중하지 않는 권위적인 관청과 국가 정책을 풍자함.
전체 줄거리
김승두가 살고 있는 천동면 놀미 마을은 지대가 높아 지하수를 구하기 어려운데, 계속되는 가뭄에 김승두는 양수기와 호스를 동원하여 천북면 장승골 저수지 물이 흐르는 길에서부터 자신의 논으로 물을 퍼 올리기로 한다. 그것을 본 유순봉과 장재원은 남의 저수지 물을 훔치는 것이라며 트집을 잡고, 김승두가 그들에게 술을 권하며 달래려는 사이 중년 사내가 나타나 양수기를 돌리며 전기를 훔치고 있다며 문제 삼는다. 그러던 중 민방위 교육 시간이 되어 모두 학교로 모이게 되는데, 부면장이 등장하여 퇴비를 바르게 쌓으라는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이에 불만스러워하던 김승두가 푸념을 하다가 부면장과 시비가 붙는데, 모인 마을 사람들이 모두 김승두를 응원하고 결국 부면장이 사과하자 마을 사람들은 박수를 친다.
'김'의 성격
· 서술자의 진술로 제시된 부분:
(1) ‘나중 동네에 소문날 일을 생각해서라도 그들이 보는 앞에서 공갈 한마디에 누져 버려 그 참 허탕이 될 수는 없겠던 것이다.’
→ 다른 사람 앞에서의 체면을 중시하는 성격
(2)‘ 순전히 남의 말에 토 달기를 예사로 해 온 입버릇 탓이었다.’
→ 반발심, 불만과 같은 속내를 겉으로 드러내어 자주 투덜거리는 성격
· ‘김’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는 부분:
(1) ‘내가 원제 불법적으루 썼슈. 물법적으루 썼지.’
→ 갈등 상황에서도 상대방의 말을 비꼬아 우스개로 대꾸하는 능청스러운 성격
(2) ‘이 바닥에 헥타르를 기본 단위로 말할 만치 땅 너른 사람이 멫이나 되느냐 이게유.’
→ 농촌의 현실에 맞지 않는 국가 시책, 관청 주도의 행정에 불만을 가지고 있음
작품 속 풍자적, 해학적 요소
· ‘김’의 능청스러운 태도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켕기는 구석이 있으면서도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을 해학적으로 그려 이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음.
· 부면장의 권위적 태도 상대방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부면장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그려 농민을 존중하지 않는 권위적인 관청의 태도를 풍자함.
· ‘김’의 사소한 직책을 나열하는 마을 사람들 부면장의 질문에 그를 조롱하듯 ‘김’의 마을 내 지위를 나열하는 마을 사람들을 해학적으로 그려 작가가 부면장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냄.
정부 주도의 근대화에 따른 농촌 공동체의 변화상
1960~1970년대 경제 개발 계획에 따른 여러 변화는 농촌 공동체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기계화 영농 추진, 신품종 강요, 곡물 수매 제도 등 정부 기관의 개입으로 농사일의 형태와 농민들의 살림살이가 크게 변화하는 한편, 새마을 운동의 추진으로 인한 농촌 생활 문화의 변화도 농민들의 삶의 모습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도시화, 산업화에 따른 소비문화의 유입으로 그에 따른 공동체의 갈등도 나타난다. ‘우리 동네’ 연작은 농민들이 겪는 일상 속 사건과 갈등들을 묘사하여 변화하는 농촌의 모습을 비판적이고도 해학적인 시선으로 그려 냈다.
해제
이 작품은 ‘우리 동네’ 연작의 일부로, ‘우리 동네’ 연작은 1970년대 국가 주도 근대화가 진행되던 농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다룬 소설집이다. 각 작품은 정부와 관청에서 주도하는 각종 개발 사업으로 인해 농촌의 공동체가 변화하고 와해되어 가는 과정을 여러 인물과 사건들을 통해 병렬적으로 나열하여 보여 주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근대화의 부정적 이면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드러내면서도 서술에 있어 방언의 사실적 사용, 토속적 문체와 풍자와 해학을 통해 농촌적 정서를 보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