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윤흥길 작가의 작품 다수가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이 되어 있죠.
또 EBS 연계 교재에도 윤흥길의 작품이 자주 등장합니다.
'장마'는 희곡으로 각색한 작품이 올해 EBS 수능특강에 수록되었고, '완장'은 2021년 수능특강에 수록되었죠.
또 '날개 또는 수갑'이 2019년 수능특강에 수록되었습니다.
찾아보면 이것보다 더 많은 작품들이 수록되었을 수 있는데, 제가 예전에 만들어 놓은 자료들은 급하게 컴퓨터에서 찾은 결과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수능 출제 여부와 빈도는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가 2016학년도 수능에 한 번 출제가 되었으며, 2010학년도와 2001학년도에는 '장마'가 출제되었습니다.
2022학년도 수능에는 '매우 잘생긴 우산 하나'가 출제되었고요.
윤흥길 작가의 작품이 수능에는 총 4번이 출제가 되었고, 오늘 설명을 드릴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는 이미 한 번 수능에 출제가 되었지요.
이러한 내용을 통해 윤흥길 작가가 아주 높게 평가를 받는 훌륭한 작가임과 동시에 입시 문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이번 수능에 윤흥길 작가의 작품이 출제될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는 것도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지요.
왜냐하면 윤흥길 작가의 작품이 작년 수능에 출제되었다는 점과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가 이미 출제되었다는 점을 미루어 생각하면 당연한 예상이지요.
훌륭한 작품이 많은데 굳이 작년에 출제된 작품 또는 그 작가의 작품을 출제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내신 대비 공부는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선생님들이 이 작품에 대해 매우 잘 아시고, 또 자료도 많아서 시험 문제가 어렵게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파일 형태의 2023년 EBS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cafe.naver.com/literatureidea/603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권 씨의 자존심과 권 씨 그 자체에 대한 상징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라는 제목에 등장하는 사내는 '권 씨'를 의미합니다. 권 씨는 서술자인 '나'의 집에 세 들어서 사는 인물이지요. 뚜렷한 직업이 없이 가난하게 살아가는 '권 씨'는 가난한 형편에도 구두를 열 켤레나 가지고 있었고, 그 구두들을 매일같이 닦으며 소중하게 여기는 인물입니다. 이렇게 구두를 소중히 여기는 권 씨의 행동을 미루어 볼 때 구두는 권 씨의 자존심을 상징한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열 켤레인 구두가 아홉 켤레로 남았다는 것은 한 켤레를 권 씨가 신고 나갔다는 것이고, 이것은 권 씨가 집을 나간 것을 의미하게 됩니다. 그럼 권 씨가 왜 집을 나갔을까요? 그것에 대해 알아보시죠.
서술자인 '나'는 어렵게 집을 마련하고 방 하나를 세를 놓게 됩니다.
그리고 권 씨가 세입자로 들어오게 되지요.
권 씨의 가족은 권 씨와 임신한 그의 아내, 아이 두 명입니다.
적지 않은 가족 수에도 살림은 정말 단출하지요.
이것은 권 씨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권 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찾아보지만 여의치 않고, 그러한 상황이 다른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는 것이 싫어 일이 없어도 밖에서 일하는 척하며 시간을 보내는 생활을 합니다.
즉,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지만 자존심이 아주 강한 인물이었죠.
권 씨의 집이 어느 정도로 힘들었냐면 권 씨의 아이들은 막무가내로 서술자인 '나'의 아이와 노는 척을 하며 밥을 얻어먹곤 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사건이 벌어집니다.
만삭인 권 씨의 아내가 출산을 위해 수술을 해야 하는데 그 수술비가 없었던 겁니다.
권 씨는 '나'에게 찾아와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서술자인 '나'는 돈을 돌려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으로 권 씨의 부탁을 거절하지요.
자존심이 상한 권 씨는 무의식 중에 자신의 구두를 바지로 닦는 행위를 합니다.
여기서 구두를 닦는 행위는 당황스러움과 부끄러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권 씨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행동이지요.
그렇게 권 씨를 보내고 나서 '나'는 생명보다도 돈을 먼저 생각하는 자신의 이해타산적이고 소시민적 모습 반성하고, 권 씨가 보낸 전세 보증금이 있으니 권 씨에게 돈을 빌려주어도 괜찮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술자인 '나'는 닥치는 대로 돈을 만들어서 산부인과에 찾아가 돈을 내고 수술을 진행합니다.
수술을 성곡적으로 마치고 권 씨의 아내와 아들 모두 무사하게 됩니다.
여기서 산부인과 의사는 외국산 명품 안경을 쓰고 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넉넉한 인물이지만, 생명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비정한 면모를 지니고 있는 이기적이고 이해타산적 인물이지요.
작품은 이러한 인물을 통해서 사람의 생명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지나치게 이해타산적이고 비정한 세태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권 씨는 절박함에 강도가 되고 서술자인 '나'의 집에 옵니다.
그런데 술을 먹고 강도짓을 하는 권 씨의 행동은 너무나 어리숙하고 친절했지요.
그러한 모습에 '나'는 강도가 권 씨인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돈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등 권 씨가 강도짓을 하는 것에 오히려 도움을 줍니다.
권 씨의 삶에 연민을 가지고 있었던 서술자인 '나'가 자기 나름대로 권 씨에 대한 배려를 한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권 씨로 하여금 '나'가 강도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고, '나'의 의도와 달리 권 씨는 심한 모멸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권 씨는 아이들이 있는 자신의 방으로 향하나, 서술자인 '나'는 그곳은 현관문이 아니라는 말로 강도가 갈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지요.
그렇게 권 씨는 집을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구두는 아홉 켤레만 남게 되지요.
서술자인 '나'는 돌아오지 않는 권 씨를 걱정하며 자신의 서투른 배려를 후회합니다.
서술자인 '나'는 권 씨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고 한 행동이었지만, 그 서투른 행동 때문에 권 씨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서술자는 그의 구두를 확인합니다.
권 씨는 가난한 삶에서도 자신의 자존심과 같은 구두만은 정성스럽게 관리를 했으니, 구두를 보면 권 씨의 행동과 마음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이라는 것을 염두해 두고 자신의 아이들을 보려 했던 권 씨의 행동을 제지했던 자신의 말을 후회합니다.
그리고 '나는 한 켤레의 그 구두가 그렇게 쉽사리 돌아오지 않으리란 걸 알딸딸하게 깨달았다'는 문장으로 작품을 마무리하지요.
이 문장의 의미는 강도짓을 하다가 '나'에게 정체를 들킨 권 씨가 상처 입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며, 다시 돌아오는 것이 힘들 것이라는 서술자인 '나'의 생각을 드러낸 것이지요.
즉, 열 켤레의 구두는 권 씨의 자존심을 상징하며, 비어 있는 한 켤레의 구두는 행방불명된 권 씨를 상징하고 남은 아홉 켤레의 구두는 권 씨의 상처와 부재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주제를 정리하면 소외된 계층의 힘겨운 삶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되겠네요.
또 너무나도 냉정한 돈만을 최우선시하는 물질주의적이고 비정한 세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의 특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이 작품은 연작 소설입니다.
연작 소설은 같은 배경이나 등장인물 또는 공통된 사건과 같이 핵심적인 요소를 공유하는 여러 개의 작품이 있는 소설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이문구의 '우리 동네'와 같은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상징적 소재를 활용하여 인물의 성격과 처지를 드러내고 작품의 주제를 강조하지요.
대표적인 예로 '권 씨'의 구두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구두를 통해서 권 씨의 처한 상황과 심리를 드러내고 있어요.
열린 결말을 이용하여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여운을 형성한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또 다른 특징으로 작품 내부의 서술자가 특정 인물의 행위를 관찰하고 평가합니다.
이것을 우리가 익숙한 용어로 말씀을 드리면 1인칭 관찰자 시점이라는 겁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권 씨죠.
1인칭 관찰자이자 서술자인 '나'는 주인공인 권 씨의 행동을 관찰하고 또 그 심리를 추측하지요.
또 권 씨의 삶을 통해 도시 빈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것도 특징입니다.
핵심 정리
갈래: 중편 소설, 연작 소설
배경: 1970년대, 경기도 성남시
성격: 사실적, 비판적, 현실 고발적
시점: 1인칭 관찰자 시점
주제: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힘겨운 삶
특징:
· 상징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인물의 성격을 드러냄
· 시대상이 드러나는 구체적인 사건을 제시하면서 사실성을 높임
· 열린 결말을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함
전체 줄거리
성남의 고급 주택가에 무리해서 집을 마련한 ‘나’가 방 하나를 세놓자, 권 씨 가족이 이사를 온다. 하지만 권 씨 가족은 전세금 20만 원 중 10만 원만 내고, 권 씨의 아내는 셋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그리고 ‘나’는 자신의 구두를 소중하게 여기는 버릇이 있는 권 씨가 원래는 출판사에 다녔었고, 철거민 입주권을 얻어 집을 마련하려 하였으나,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함께 소요를 일으키는 상황에서 주동자로 몰려 징역을 살다가 나온 사정을 알게 된다. 권 씨 아내가 출산을 위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권 씨는 ‘나’에게 수술 비용을 빌려 달라고 하나, ‘나’는 그 부탁을 거절한다. 권 씨가 돌아간 후 ‘나’는 권 씨 아내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는 권 씨는 ‘나’의 집에 강도로 침입하고, ‘나’는 그가 권 씨임을 알게 된다. 정체가 탄로 났음을 알게 된 권 씨는 아홉 켤레의 구두만 남긴 채 사라진다.
권 씨에게 있어 '구두'가 가지는 상징성
권 씨는 자신의 경제적 형편에 어울리지 않게 많은 구두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그리고 항상 반짝이도록 닦아서 신는다. 이런 그의 태도는 안동 권 씨 가문이라는 점과 대졸 출신임을 거듭 강조하는 행동과 함께 자신이 결코 하층 계급이 아님을 드러내려는 내적 욕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권 씨에게 구두는 끝까지 지켜내려 했던, 지식인으로서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