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정 시인의 '들길에 서서'를 설명드리겠습니다. 2022년 EBS 수능특강과 2025년 수능특강에 수록된 작품이지요. 요즘 교과서에 자주 보이지는 않지만, 외부 지문으로 자주 출제가 되는 작품이니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 작품을 함께 하나하나 상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시죠.
신석정의 들길에 서서, 힘든 현실에도 굴하지 않는 희망과 이상의 메시지
이 작품의 주제부터 말씀을 드리면 현실이 너무나도 힘들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이상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독자들뿐만 아니라, 화자 자신 또는 시인 자신에게도 하고 있는 말이겠지요. 작품의 시작 부분은 이렇습니다.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이 표현은 화자가 자신과 푸른 산을 동일시하고 있는데요. 푸른색은 문학에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푸른색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하늘, 바다, 새싹 등이지요. 따라서 긍정적인 의미가 강하며, 또한 희망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화자는 언제나 푸른 하늘, 즉 이상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의미가 됩니다.
2연에서는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드러내는 것이 숭고한 일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하늘' 즉, 이상과 희망을 추구하는 것이 숭고하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3연에서는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현실을 살아가는 것의 힘겨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두 다리를 젊은 산맥으로 삼으라는 표현을 통해서 굳은 의지와 패기를 가지고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하며 살아가라고 하고 있지요.
5연에서는 이 작품의 가장 유명한 부분이 등장하는데요.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입니다.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는 말은 뭔가 조금 이상하지요. 부정적이어도 긍정적이라는 의미가 되니까요. 따라서 이 문장을 얼핏 보면 모순적입니다. 하지만 깊이 있게 생각해 보면 고통스러운 현실에서도 살아 있는 것이 중요하다, 또는 좌절하지 않는 강한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문장이죠. '저문 들길'은 어감이 부정적이죠. 부정적 현실을 의미하는 시어입니다.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일제 강점기가 되겠고요. '푸른 별'은 미래에 대한 이상과 희망으로 '푸른 하늘'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시어입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이 부정적이지만 이상과 희망을 가지고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살아가자는 의미가 되겠지요.
6연에서는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어니.......'라는 표현을 하며 작품을 마무리하는데요. 이 표현은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일지 않는 삶의 자세를 또 한 번 강조하고 있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신석정 시인의 들길에 서서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작품의 전체 구조는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의 대비, 또 밝음과 어둠의 대비와 대조를 통해서 주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둠과 부정적인 것을 의미하는 시어는 '저문 들길'이고 힘겹고 부정적인 현실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밝음과 긍정적인 시어는 '푸른 하늘', '푸른 별'을 들 수 있습니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라는 시구가 이 작품의 생각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저문 들길에 서있다는 것은 부정적인 현실에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푸른 별'을 보는 것은 꿈과 이상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바라보자'라는 청유형을 통해서 화자의 소망과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요.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해설에 잘 나와 있으니 참고하세요~
신석정, 들길에 서서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낭만적, 의지적
주제: 이상과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삶의 가치
특징:
1. 어둠(저문 들길)과 밝음(푸른 하늘, 푸른 별)의 이미지 대비를 통해 주제를 부각함.
2. 화자의 정서와 태도를 직설적으로 드러냄.
3. 청유형, 설의법 등을 통해서 주제를 강화.
4. 말줄임표를 사용하여 여운을 형성하고, 희망에 대한 가치 강조.
구성:
1~2연: 이상과 희망을 지닌 삶의 숭고함.
3~4연: 굳센 의지로 현실에 발 디디고 살아가는 삶의 기쁨.
5~6연: 고통스러운 현실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삶의 거룩함.
신석정, 들길에 서서 해제
이 작품은 저문 들길이라는 암담한 현실 상황에서 화자가 ‘나’의 생활을 돌아보고, 현실이 괴롭고 슬프더라도 그에 굴하지 않고, 항상 이상을 품고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던지며, 삶을 밝고 건강한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자고 다짐하는 작품이다. 주제를 효과적으로 부각하기 위해서 시인은 두 가지 세계를 대립시켜 설정하고 있다. 첫 번째 세계는 ‘시적 화자가 존재하는 현실의 세계’이다. 이곳은 이미 어두워져 버린 공간과 시간으로 설정되었다. 그래서 이 세계에서의 삶은 뼈에 저리도록 슬픈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살아가는 ‘나’이지만, 결코 연약하지만은 않아서 푸른 산과 같이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산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두 번째 세계인 ‘푸른 별’의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에서는 ‘별’의 이미지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띠게 된다. 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것은 이상과 꿈을 향해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슬픈 현실 속에서 별을 바라다보는 일은 절실한 일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화자는 슬픈 현실 속에서 별(이상과 꿈)을 바라보는 것을 ‘거룩한 나의 일과’라고 한 것이다. ‘뼈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푸른 별을 바라보’며 산다는 것은 곧 시인 자신의 삶의 자세이기도 하다. 이 시에서의 화자는 현실 극복의 굳은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자신을 산에 비유하고 있다. 푸른 하늘이 머리 위에 있고 그것을 향해 있는 산과 나무, 그리고 힘찬 산맥으로 버티고 선 산의 모습에서, 화자는 힘차고 굳센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 그리고 날이 저문 들길에서 하늘의 푸른 별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일과를 거룩하고 기쁜 삶으로 인식한다. 왜냐하면 어두운 하늘에 높이 떠서 세상을 밝게 비추는 푸른 별은 미래에 대한 희망찬 삶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저문 들길과 같은 고난의 현실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으면서, 미래에 대한 강한 희망을 품고 살아가고자 하는 화자의 의지적인 삶의 노래로 요약할 수 있는 이 시는 전원적이고, 목가적(牧歌的)인 경향에서 벗어나 현실 의식을 드러낸 신석정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