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특강 고재종, 들길에서 마을로 해설
오늘 분석할 작품은 수능특강에 수록되어 있는 고재종의 '들길에서 마을로'입니다. 항상 제목은 중요하지요. 주제를 압축해서 보여주니까요. 제목부터 살펴보면, '들길'이라는 단어가 보입니다. 들길은 그냥 길이 아니라 자연 속에 있는 길이지요. 그럼 길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아마도 사람의 삶과 인생을 의미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가 사는 삶이라는 것이 어떤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고, 걷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만나고 경험하며,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언젠가 결실을 맺고 종착지에 도착하니까요. 정리하면 자연과 함께 하는 삶, 또는 자연의 순리에 맞춰 사는 삶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마을'은 어떤 의미일까요? 사람들이 서로 도와가며, 함께 살아가는 곳이지요. 즉, 이 시는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지요.
그럼 화자가 이러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화자는 들길에서 세상 모든 것이 소중하고, 또 관련 없어 보이는 것들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살아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노인을 보며, 자신의 삶이 그러하기를 소망하지요. 자연의 강렬한 생명력을 느끼며, 마을로 시선을 돌립니다. 화자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의 전통과 기도가 밤꽃처럼 환하다는 표현을 쓰며 사람들의 삶에 긍정을 합니다. 그 아름다움 속에서 은은히 풍기는 우리 민족의 한을 쑥국새의 울음과 강물이 시리게 우는 서러움이라고 표현을 하지요. 사람이 산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좋은 일만 있을 수 없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그 속의 애환이 느껴졌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들에서 마을로 내려서는 게 좋으나'라는 표현을 통해서 사람들의 삶이 좋고, 사람이 좋다고 화자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만이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어디에도 있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자연의 노래가 좋고 이 자연의 노래가 세상을 아름답고 희망에 가득 차게 만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 작품은 모든 게 치밀하게 연결되어 살아가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에 대한 예찬과 또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해설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산문시(산문적 어조)
성격: 향토적, 독백적, 감각적, 산문적, 서정적
주제: 저녁 들판에서 느끼는 생명력과 인생에 대한 성찰
특징:
O 산문적 진술로 농촌의 들길과 마을의 경치와 서정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음
O 화자의 시선 이동에 따른 시상 전개
O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와 향토적 소재를 활용, 들판의 건강한 생명력과 농촌 마을의 서정을 노래
O 음성 상징어를 통해 대상을 생동감 있게 그려 내고 있음
구성: 망초꽃을 보며 벼들이 자라나는 생명력을 느낌.
-> 삽을 씻는 노인을 보며 쨍쨍한 내일을 예상함.
-> 마을 쪽 몇몇 집에서 오르는 연기를 보며 뿌듯함을 느낌.
-> 길은 어디서나 열리고 노래가 세상을 밝힐 것이라고 생각함.
해제
이 작품은 저물녘 들길의 풍경에서 느껴지는 생명력과 농촌 마을에서 느껴지는 향토적인 정취를 형상화하여 이를 바탕으로 인생에 대한 성찰을 드러낸 시이다. 이 시의 화자는 들길에서 마을로 시선을 이동하며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들길에 핀 흔들리는 망초꽃을 바라보던 화자는 쏙독새의 울음을 들으며 생명력을 느끼고, 삽을 씻는 노인과 마을의 몇몇 집에서 오르는 연기로 시선을 이동하며 거기에서 느끼는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화자는 이러한 정서를 토대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인생에 대한 성찰을 드러내고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대상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마침표 및 쉼표의 활용과 의태어를 통해 운율감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