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성현의 한시 작품인 '장상사'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제목인 장상사의 의미는 오랫동안 그리워함, 또는 상대방에 대한 오랜 그리움이라는 의미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작품을 본격적으로 설명을 드리기에 앞서 전하는 말씀 하나 올리겠습니다.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파일 형태의 EBS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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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의 장상사 상세 해설
앞서 말씀을 드렸듯이 성현의 '장상사'는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드러낸 한시 작품입니다. '장'은 '길다 또는 오랫동안'이라는 의미가 되고, '상사'는 '어떤 대상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것'이니까요. 쉽게 상사병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임과 이별한 슬픔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별의 정한'을 노래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여성적 화자를 설정하여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의 정서를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지요. 여성적 화자를 설정하여 이별의 정한을 애상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봤을 때 이 작품은 우리 문학의 전통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옛날 작품들은 당대의 상황과 작가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유학자이자 관리였던 성현의 신분을 생각했을 때 이 작품에서 화자와 임과의 관계를 '임금과 신하'의 관계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석하면 이 작품은 연군지정을 드러낸 충신 연주 지사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죠.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한시 악부(한시의 한 형식. 인정 풍속을 읊은 것으로, 글귀에 장단(長短)이 있음)
성격 : 애상적, 연모적, 비유적, 충신연주지사
주제: 임에 대한 그리움
특징:
1. 여성적 화자를 통해 임에 대한 그리움의 절실함을 효과적으로 표현.
2. 화자와 임의 관계를 ‘임금’과 ‘신하’의 관계로 볼 수 있어,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로 볼 수 있음.
3. 자연물을 통해 적절한 비유와 상징을 사용, 섬세한 내면을 표현.
시구 및 시어 풀이
* 그립고 그리워도 볼 수가 없어: 화자의 정서 직접 제시. 임에 대한 그리움(이별).
* 마음은 바람에 나부끼는 종이 연 같아라: 임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겨움, ‘연’은 바람에 날리는 존재로 임에게 갈 수도 임을 잊을 수도 없음을 나타냄.
* 돗자리라면 말아 두고 돌이라면 굴러 낼 수 있으련만: 내 마음은 돗자리나 돌과 달라 마음대로 할 수 없음.
* 이 마음의 응어리 어느 때나 고칠까: 임에 대한 그리움.
* 그리운 사람은 멀리 하늘 모퉁이에 있는데: 임과의 정서적 거리감.
* 구름 뜬 하늘: 임이 계신 곳.
* 아래 늘어진 푸른 버들: 화자가 있는 곳, 화자가 그리움에 잠긴 모습 → 하늘을 향하지 못하고 아래로 늘어진 푸른 버들(임에게 갈 수 없음).
* 공후는 하소연하는 듯 흐느끼는 듯 / 다 타도록 비단 적삼 젖는 줄도 몰랐네: 화자의 슬픔을 공후를 통해 표현, 감정 이입, 의인화.
* 새: 화자의 분신.
* 임 향한 창 앞에 서 있고자: 임과 함께 하고 싶은 소망.
* 밝은 달: 화자의 분신.
* 임의 창문 휘장 뚫어 비춰 들고자: 임과 함께 하고 싶은 소망.
* 슬픈 노래 잠 못 드는 밤 어찌 이리 긴고: 임에 대한 그리움으로 잠을 이루지 못 함(전전반측).
* 꿈속에서도 요산: 임을 만날 수 있는 공간.
* 남쪽 건너지 못하였네: 꿈에서라도 임을 보고 싶으나 보지 못하고 있음.
* 애만 끊노라: 처절한 슬픔(단장, 구곡간장).
해제
1.
"장상사"는 긴 그리움이라는 뜻으로, 사실 악부의 편명이다. 이백을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이 제목으로 작품을 남긴 바 있다. 성현의 [장상사]는 「 고원사(古寃思) 」 25수의 하나로, 고시에서는 "長相思" 세 글자를 많이 사용하여 시의 화자가 일방적으로 그리운 님을 사모하는 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님이 보고 싶어도 갈 수가 없어 날마다 언덕에 언덕에 올라가 사모의 정을 하늘로 하늘로 날려 보내지만 마치 종이 연과 같이 바람에 펄럭이며 빙빙 돌고 만 있어 임에게 전할 길이 없음을 슬퍼하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 화자는 애타게 그리워하는 마음이 돗자리라면 차라리 둘둘 말아 한 곳으로 치워 버리고, 돌이라면 굴러서 없애 버리면 되련만 그럴 수가 없다며, 가슴에 맺힌 한이 풀릴 날이 아득하기만 하여 한탄하고 있다.
이처럼 화자는 임을 그리는 자신의 처지를 바람에 떨고 있는 종이 연에 비유하여, 임과 이별하고 홀로 지내는 화자의 간절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비유, 대구, 감정의 직접적 서술(감정이입)을 통해서 임과의 만남을 애타게 소망하는 화자의 간절함을 느낄 수 있다.
2.
여성 화자를 통해 헤어진 임에 대한 그리움을 읊은 시이다. 작자 성현은 세종-연산군 시절의 학자이자, 문신으로, 작가가 조선 초기의 유학자이다. 따라서 여성 화자와 임의 관계는 임금과 충신의 관계로 대체할 수 있어, 충신연주지사적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충신연주지사란 신하가 임금을 사모하여 아뢰는 글을 말한다. 고전시가에는 귀양을 가거나 낙향하여 임금으로 멀리 떨어진 상태를 임과 이별한 상황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임금과 신하의 관계는 한 나라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백성들은 자식에 비유하는 것이 당시의 일반적인 관념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시 관료들은 임금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여인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경우가 종종 드러나는데, 이 작품에서 여성 화자를 등장시켜 임에 대한 그리움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