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휘의 현대 소설 '단독 강화' 해석과 해설 및 설명
2025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선우휘의 현대 소설 작품인 '단독 강화'에 대한 해석과 해설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선우휘 작가는 이 작품 말고도 '불꽃'이라는 작품이 2024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되었었지요. 그럼 본격적으로 작품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제목인 '단독 강화'라는 말이 생소하실 텐데요. '단독 강화'의 사전적 의미는 한 나라가 동맹국에서 이탈하여 단독으로 상대국과 강화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원래 자신이 속한 동맹들의 적국과 동맹을 맺는다는 의미입니다. 별 것은 아닌데 말이 어려워서 이해가 어려울 수 있으니 예를 들어 볼게요.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영국, 프랑스, 러시아가 한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반대 진영에 독일을 중심으로 한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이 있었고요. 그런데 제1차 세계 대전에서 러시아가 독일과 단독으로 조약을 맺지요. 이런 것이 단독 강화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국군(남한군)인 '양'과 인민군(북한군)인 '장'이 우연히 만나 동굴에서 하룻밤을 보냅니다. 서로 간의 진영이 싸우는 국군과 인민군임에도 불구하고 비록 오해로 인해 사건이 발생을 하지만, 그것을 대화를 통해서 서로 해할 생각이 없음을 확인하고, 친밀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서로 배려하는 모습까지 보이지요. 이 작품에서 '단독 강화'라는 말의 의미는 북한과 남한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도 개인인 '양'과 '장'은 서로 화합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죠. 즉 두 병사가 군인이 아닌 인간(개인)으로서 서로 공존하고 화합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지요. 제목을 설명하다 보니 이 작품의 대략적인 내용과 주제를 설명드리게 되었네요. 이 작품의 주제는 '이념과 집단을 벗어나 인간 대 인간적인 정서와 정을 통해서 이념 대립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사실 전쟁 후에 역사를 배운 사람들이 아니면 왜 6·25 전쟁이 일어났는지, 또 상대방이랑 왜 싸워야 하는지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겁니다. 위에서 싸우라고 하니까 싸운 거지요. 세상이 참 이상한 것이 어떤 것이 진짜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것을 위해서 실제로 싸우지 않습니다. 그냥 그것을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사람들의 생각을 대신해서 싸우고 죽지요. 당시 사람들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중요하지도 않았습니다. 위에서 싸우라고 명령하니 어쩔 수 없이 싸웠고, 싸우다 보니 원한이 쌓이고 싸울 명분이 쌓이게 되어 계속 싸웠던 거지요. 남과 북의 대립은 적이라고 계속 가리키고 가르치니까 적인 줄 알고 미워하는 측면이 강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진영과 이념을 벗어나서 개인 대 개인으로 만나면 서로 같은 사람이고 서로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서로에 대해 용서하고 이를 통해서 민족상잔의 비극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작품을 통해서 작가는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여러분들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다시 작품 이야기로 돌아갈게요. 이 작품에서 '동굴'이라는 공간적 배경이 매우 중요합니다. '동굴'은 국가와 이념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격리되고 고립된 공간입니다. 이를 통해서 등장인물인 '양'과 '장'이 개인 대 개인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지요. 이러한 공간에서 양과 장은 인간적인 정을 나누며 서로 함께하고 공존합니다. 또 자신이 속한 진영을 벗어나 개인으로서 대화를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공간이지요. 즉, 동굴은 사회적 시스템에서 벗어난 공간으로 이념의 허울을 보여주는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동굴이라는 배경은 이 작품의 주제를 부각하고 형상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현대 소설, 전후 소설, 단편 소설
성격: 비판적, 사실적, 비극적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민족애를 통한 이념 대립의 극복과 전쟁의 비극성 고발.
특징:
1. 비교적 짧고 단순한 문장 형식을 활용하여 속도감 있게 사건을 제시함.
2. 전지적 작가 시점을 활용하여 등장인물의 내면과 사건을 서술함.
3. 제한된 공간(동굴)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순차적으로 서술함.
4. 등장인물의 심리를 간접 제시를 적절히 활용하여 잘 드러냄.
5. ’동굴‘이라는 단절된 공간을 통해서 이념 대립의 허상을 드러냄.
6. 주로 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사건을 전개함.
7. 긴장과 이완을 통한 탄력적 사건 전개를 보여 줌.
'단독 강화' 제목의 의미
· 사전적 의미: 한 나라가 동맹국에서 이탈하여 단독으로 상대국과 강화하는 일. 또는 많은 상대국 가운데 한 나라와만 강화하는 일.
· 작품에서의 의미: 두 병사가 군인이 아닌 인간(개인)으로서 공존하는 상황을 의미함.
전체 줄거리
무리에서 낙오되어 미군이 떨어뜨리고 간 식량을 나누어 먹던 국군 병사 '양'과 인민군 병사 '장'은 서로가 적군임을 알고는 긴장한다. 서로 적대감을 보이던 둘은 다음 날 아침 각자의 본대를 찾아 떠날 때까지 동굴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서로 해치지 않기로 약속한다. 각자의 총을 함께 묶은 뒤 그것을 등지고 잠을 청하던 양은 잠결에 장이 심하게 뒤척인 것을 자신을 죽이려는 행동으로 오해하여 장을 때리고 곧이어 그것 이 자신의 오해였음을 알아차리고는 미안해한다. 양은 앳되고 순수한 장의 모습에 연민을 느끼고 장은 양을 형이라 부르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 가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둘은 약속했던 대로 아쉽게 작별을 한다. 그러나 그사이 나타난 중공군과 양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지고, 장은 돌아와 양을 도와 중공군에게 맞서다 둘은 끝내 죽음을 맞이한다.
해제
1.
이 작품은 극한 상황에서 이념의 대립을 초월하는 민족애를 통해 민족의식을 회복해 가는 두 병사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수송기에서 떨어진 보급 식량을 나눠 먹던 두 병사가 대화 중 우연히 서로가 적군임을 알게 되고 적대감을 드러내지만, 동굴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내면서 서로의 절박한 처지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소설의 결말 부분에서 둘이 힘을 합쳐 중공군에 대항하는 장면은 이념 대립이 빚은 전쟁 상황을 극복하고 외세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민족이 민족적 동질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소설의 주제 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특히 죽은 두 사람의 피가 엉기는 마지막 장면은 두 사람이 죽음을 통해서나마 한 민족으로서의 혈연적 동질성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2.
「단독 강화」는 6·25 전쟁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 전후 소설이다. 제목인 '단독 강화'의 사전적 의미는 '한 나라가 동맹국에서 이탈하여 상대국과 단독으로 맺는 강화'로, 이 작품에서는 두 병사의 상황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두 병사는 국가 권력이나 이데올로기로부터 격리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 속에서, 서로 대립하던 처음과 달리 총을 내려놓은 채 대화를 나누며 같이 밤을 보낸다. 마치 이념의 진공 상태와 같은 공간인 동굴 속에서 군인으로서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 공존하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물들이 느끼는 불안과 정신적 상처, 전쟁 상황의 비극성 또한 잘 드러나 있다. 작가는 이와 같이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빚어낸 갈등을 조금씩 극복해 가는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남과 북의 대립 해소 가능성을 모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