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미상의 사설시조 '공명을 헤아리니~'는 영욕이 혼재한 속세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살아가겠다는 화자의 생각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바쁘고 치열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공명을 헤아리니' 해설과 해석
2026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사설시조 작품인 '공명을 헤아리니~'에 대한 해설과 해석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의 주제를 한마디로 하면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는 것이지요. 즉, 자연 친화적인 작품입니다.
작품 세부 내용 해설 및 분석
"공명을 헤아리니~"는 작가를 알 수 없는 사설시조로, 자연 친화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작품의 주제는 속세를 벗어나 자연의 섭리에 맞춰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의 즐거움입니다.
1. 초장: 공명의 허와 실
'공명을 헤아리니 영욕이 반이로다'
작품은 "공명을 헤아리니 영욕이 반이로다"라는 구절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공명(功名)'은 공을 세워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 즉 세속적인 성공과 명예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화자는 이러한 공명에는 반드시 '영욕(榮辱)', 즉 영예와 치욕이 반반씩 따른다고 말합니다. 세속적 가치를 추구하면 영예도 얻지만, 그만큼의 치욕도 감수해야 한다는 깨달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화자가 세속적 가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 중장: 전원생활의 유유자적함
'동문에 괘관하고 전려에 돌아와서 성경현전 헤쳐 놓고 읽기를 파한 후에 앞 내에 살진 고기도 낚고 뒷뫼에 엄긴 약도 캐다가 임고원망하여 임의소요하니 청풍이 시지하고 명월이 자래하니 아지 못게라 천양지간에 이같이 즐거움을 무엇으로 대할쏘니'
초장에서 세속적 공명의 덧없음을 이야기한 화자는 중장에서 본격적으로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펼쳐 보입니다.
벼슬을 그만두고 자연으로 돌아옴: "동문에 괘관하고 전려에 돌아와서"라는 표현은 동쪽 성문에 관을 벗어 걸어두고, 즉 벼슬을 그만두고 농사를 짓기 위해 들에 임시로 지은 집인 '전려(田廬)'로 돌아왔음을 의미합니다.
한가로운 일상: 자연으로 돌아온 화자는 성현들이 지은 훌륭한 책들인 '성경현전(聖經賢傳)'을 읽다가, 앞 개울에서 살찐 고기를 낚고 뒷산에서 길게 자란 약초를 캐는 등 소박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자연과의 교감: 높은 곳에 올라 먼 곳을 바라보는 '임고원망(臨皐遠望)'을 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거니는 '임의소요(任意逍遙)'를 즐깁니다. 그때 마침 맑은 바람('청풍(淸風)')이 불어오고 밝은 달('명월(明月)')이 저절로 찾아오니, 화자는 이 하늘과 땅 사이, 즉 세상('천양지간(天壤之間)')에서 이 같은 즐거움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겠냐며 설의적인 표현으로 자신의 큰 만족감을 드러냅니다. 이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기는 진정한 강호한정(江湖閑情)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종장: 자연 귀의와 삶에 대한 만족감
'평생에 이리저리 즐기다가 노사태평(老死太平)하여 승화귀진하면 긔 좋은가 하노라'
마지막 종장에서 화자는 이러한 삶에 대한 궁극적인 소망을 드러냅니다. 평생 이렇게 자연 속에서 즐겁게 살다가,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 '노사태평(老死太平)'을 맞이하고, 자연에 순응하여 살다가 생명을 다할 때 자연의 귀결에 맡기는 '승화귀진(乘化歸眞)'을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삶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자연 속에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살아가고 싶은 화자의 자연 친화적인 태도와 삶에 대한 만족감을 보여줍니다.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사설시조
성격: 자연 친화적, 낙천적
주제: 속세를 벗어나 자연의 섭리에 맞춰 자연 속에서 사는 삶
특징:
1. 열거법을 활용하여 자연 속에 사는 화자의 삶을 구체적으로 드러냄.
2. 사설시조이지만, 전형적인 사대부의 가치관이 드러남.
구성:
•초장: 공명의 영예로움과 욕됨
•중장: 전원생활에서의 유유자적함
•종장: 자연에 몸을 맡긴 삶에 대한 만족감
해제
이 작품은 세속적 공명의 헛됨을 드러내며 전원에서의 삶에 대한 지향을 드러낸 사설시조이다. 작가는 전원에서의 한가로운 삶과 삶의 마지막까지 자연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