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작가의 '팔원-서행시초3'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에는 숫자가 붙어 있습니다. 이 작품과 관련된 시리즈가 있다는 의미이지요. 이 시는 총 4편으로 구성된 연작시인 '서행시초'의 3번째 작품입니다. 그래서 제목에 '3'이 붙어 있는 것이지요.
이 작품은 서정시임에도 스토리가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사건이 전개되는 서사 구조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 작품의 중심인물은 어린 계집아이인데, 화자는 어린 계집아이를 관찰하고 있지요. 계집아이가 겪는 일을 서술하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어린 계집아이가 힘겨운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개연성 있는 추측을 통해서 작품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어린 계집아이'는 일제 강점기에 비극적인 삶을 살아갔던 우리 민족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존재이고요. 따라서 이 작품의 주제는 '일제 강점기 힘겨웠던 우리 민족의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의 굵직한 부분은 설명을 드렸으니, 세부적인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죠.
백석의 팔원-서행시초3, 힘겨운 계집아이의 삶을 통해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비극적인 삶을 형상화
그럼 본격적으로 백석의 '팔원-서행시초3'의 해설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아침입니다.
그런데 그냥 '아침'이 아니라 '차디찬 아침'입니다.
'차디찬'은 시련과 고난을 의미하고, 이러한 표현을 통해서 부정적인 상황임을 드러내죠.
공간적 배경인 승합차는 텅 비어 있습니다.
외롭고 쓸쓸하고 황량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죠.
이러한 승합차에 '나이 어린 계집아이'가 올라탑니다.
이 인물은 화자가 관찰하는 대상으로 작품 속 중심인물이자, 우리 민족의 힘겨운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존재이지요.
즉, 일제 강점기라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이 계집아이만 힘든 것이 아니라 대표적인 케이스 중 하나였던 것입니다.
당시의 우리 민중들의 힘겨운 삶을 형상화해 주는 존재가 되는 것이지요.
역사책과 문학의 차이점은 당시에 있었던 일을 사실만 이야기하느냐, 아니면 그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여 우리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지게 하여 정서적 감동과 공감을 주느냐에 따라서 역사와 문학이 나뉘게 되는 것이죠.
전자는 역사가 되는 것이고 후자는 문학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면 그 사실에 공감하고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겠지만, 우리같이 학교에서 배우니까 공부한 사람들 같은 경우는 역사를 배우며 그것을 느끼기는 쉽지 않죠.
하지만 문학은 구체적으로 상황과 사건과 인물을 형상화하니 그것에 공감하기 쉽고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 계집아이는 손 잔등이 밭고랑처럼 다 터졌습니다.
그만큼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이죠.
계집아이는 자성이라고 평안북도 최북단에 있는 삼촌이 있다는 멀고 먼 곳으로 떠나게 됩니다.
계집아이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어서 간다는 것을 계집아이가 운다는 표현에서 드러나지요.
작품 속에서 '내지인', '주재소장'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것은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 일제 강점기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지인'이라는 표현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을 의미하며, 주재소는 일제 강점기의 파출소 정도라고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주재소장, 즉 지금의 파출소장 정도 되는 일본인이 어린 계집아이를 집안일을 하는 식모로 부리다가 필요가 없어지니 그녀의 친척에게 보내고 있는 것이 이 작품의 중심 내용입니다.
이러한 광경을 보고 화자는 계집아이는 내지인 주재소장의 집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집안일을 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며 계집아이의 삶에 연민과 동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화자는 계집아이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힘겨운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우리 민족 전체의 삶을 슬퍼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백석, 팔원-서행시초3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애상적, 서정적
주제: 일제 강점하 우리 민족의 삶의 비애
특징:
1. 승합자동차 안팎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함.
2.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이 발생하는 서사 구조로 되어 있어 스토리를 가지고 있음.
3. 계집아이의 삶을 화자의 상상과 추측으로 표현함.
구성:
1~3행: 이른 아침 승합차에 오르는 어린 계집아이.
4~12행: 계집아이의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연민.
13~16행: 계집아이의 고달픈 삶에 대한 화자의 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