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로의 양반 가사이자 전쟁 가사인 '선상탄'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제목인 '선상탄'은 '선상', 즉 배에서 탄식한다는 의미입니다. 제목부터 별로 긍정적인 상황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럼 이 작품의 화자는 왜 배에서 탄식을 하고 있는지 또 제목을 선상탄으로 지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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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로의 선상탄 상세 해설
우리들은 조선 시대에 유행했던 운문 두 종류, 시조와 가사에서 가사 하면 보통 '송강 정철'을 떠올립니다. '관동별곡'의 강렬함이 떠오르는 것이지요. 하지만 오늘 설명을 드릴 '선상탄'의 작가 박인로도 다수의 유명한 작품을 많이 쓰셨습니다. 솔직히 요즘에는 정철의 작품보다 훨씬 많이 자주 EBS 연계 교재나 모의고사에 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하튼 박인로의 작품도 매우 중요하니 열심히 공부하자는 말씀을 드려봤습니다.
그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이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임진왜란 직후입니다. 그리고 작가의 상황은 '통주사'라는 직책을 담당하여 부산진에 내려와 있는 상황이지요. 그러니 시간적, 공간적 배경 그리고 화자가 처한 상황 자체가 조선을 침략한 왜구(왜적)에 대한 통렬한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또한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이와 같은 선상에서 이 작품은 우리나라를 침략한 왜구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를 노래하고, 또 평화에 대한 소망, 즉 태평성대에 대한 소망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작품의 갈래 자체가 양반 가사이니 당연히 임금에 대한 사랑과 충정을 노래하는 '연군지정'이 포함되어 있고요. 솔직히 현대인의 관점에서 당대의 임금을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봐줄 수 없을 것 같은데, 당시의 양반과 관리들은 어떤 면에서는 참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양반 가사, 전쟁 가사
시대: 조선
성격: 우국적
제재: 임진왜란
주제: 전쟁의 비애를 딛고 태평성대를 누리고 싶은 마음.
특징:
1. 인용법, 대구법, 은유법 등이 많이 쓰임.
2. 예스러운 한자어와 고사의 인용이 많음.
3. 왜구에 대한 적개심을 직설적으로 드러냄.
의의: ‘태평사(太平詞)’와 함께 전쟁 가사의 대표작. 감상에 흐르지 않고 민족의 정기와 무인의 기개를 읊었음.
해제
임진왜란이 끝난 뒤, 작가가 통주사(統舟師)의 직책을 맡아 부산진에 내려와 왜적에 대한 비분강개(悲憤慷慨)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 노래한 전쟁 가사이다. 우리 민족에게 상처를 입힌 왜적에 대한 적개심과 연군의 정, 그리고 태평성대에 대한 간절한 바람이 잘 드러나 있다. 한문투의 수식이 많고 직설적인 표현이 많지만, 호쾌하고 결의에 찬 작가의 기개를 담은 대표적인 전쟁 가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현대어 및 어휘와 구절 풀이
현대어 풀이
늙고 병든 몸을 수군으로 보내실 때 / 을사년 여름에 진동영 내려오니 국경의 요새지에서 병이 깊다 앉아만 있겠는가? / 일장검 비껴 차고 병선에 감히 올라 기운을 떨치고 눈을 부릅뜨며 대마도를 굽어보니 / 바람 따라 이동하는 황운은 원근에 쌓여 있고 아득한 푸른 물결은 긴 하늘과 같은 색이로다.
구절 풀이
*늘고 병(病)든 몸을 ~ 보내실새: 임금에 대한 충성심과 자신의 현재 상황을 드러낸 표현. *주사(舟師) : 수군(水軍) 통주사(統舟師) *을사(乙巳) : 선조 38년(1605년) *삼하(三夏) : 여름 석 달의 뜻. 각 계절을 맹(孟), 중(仲), 계(季)로 구분하였기에 삼(三)자를 붙임 *진동영 : 동쪽을 지키는 군영, 지금의 부산 *관방중지(關方重地)에 ~ 안자실랴 : 변방을 지키는 군인의 나라를 위한 바른 자세를 나타내는 표현 *관방중지(關方重地) : 변방의 중요한 땅 *구테 : 구태여, 굳이 *여기진목(勵氣瞋目) : 기운을 돋우고 눈을 부릅뜨다. 왜적에 대한 적개심의 표현 * ‘황운(黃雲)’은 ‘전운(戰雲)’의 비유로 아직도 전쟁 중임을 드러냄.
현대어 풀이
선상을 배회하며 고금을 생각하고 / 어리석고 미친 듯한 마음에 헌원씨를 원망하노라. 대양이 망망하여 천지에 둘러져 있으니 / 진실로 배 아니면 풍파 만 리 밖에서 어느 사방의 오랑캐가 엿볼런고? / 무슨 일 하려고 배 만들기를 처음 하였는가? 오랜 세월에 끝없는 폐단이 되어 / 온 세상 만백성의 원한을 조장한다.
구절 풀이
*사억(思憶): 생각, 회상 *어리 미친 ~ 애다노라: 어리석고 미친 생각으로는 처음 헌원씨가 배를 발명했기에 이러한 전란을 초래하였음을 안타깝게 여김 *어리 미친 : 어리석고 미친 *회포(懷抱) : 마음속에 품은 생각 *헌원씨(軒轅氏) : 중국 고대의 전설적인 황제(皇帝)의 이름. 처음으로 곡물 재배를 가르치고 문자, 음악, 도량형 등을 정했다고 함 *대양(大洋)이 ~ 엿볼넌고 : 넓고 큰 바다가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으니, 만일 배가 없었다면 어떤 오랑캐가 감히 우리나라를 넘볼 수 있겠느냐? *둘려시니 : 둘려 있으니 *사이(四夷) : 사방의 오랑캐 *못기: 만들기 *가업슨: 끝없는 *보천지하(普天之下) : 넓은 하늘 아래. 온 세상 *만민원(萬民怨) : 만백성의 원한.
현대어 풀이
아아, 깨달으니 진시황의 탓이로다 / 배 비록 있다 하나 왜적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일본 대마도로 빈 배 절로 나올런가? / 누구 말을 믿어 듣고, 동남동녀를 그렇게도 데려다가 해중 모든 섬에 당해 내기 어려운 도둑들을 남겨 두고 / 통분한 수치와 모욕이 중국에까지 미치게 하였는가? 장생 불사약을 얼마나 얻어 내어 / 만리장성 높이 쌓고 몇 만 년을 살았던가? 남들처럼 죽어 가니, 유익한 줄 모르겠다. / 아아 생각하니 서불의 무리들이 매우 심하였다. 신하의 몸으로 망명도 한 것인가? / 신선을 못 보거든 빨리나 돌아오면 / 수군인 이 시름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구절 풀이
*어즈버: 아(감탄사) *삼기던들: 생기게 하였던들. 만들었던들 *졀로 나올넌가: 저절로 나올 것인가? *동남동녀(童男童女) : 총각과 처녀 *난당적(難當賊): 감당하기가 어려운 도적 *기쳐: 끼치어, 남기어 *통분(痛憤): 원통하고 분함 *수욕(羞辱): 수치와 모욕 *화하(華夏): 중국 *밋나다: (영향 등을) 미친다(‘及’의 의미) *놉히 사고: 높이 쌓고 *서불(徐市): 진시황 때의 술객(術客), 서복(徐福)이라고도 함. 진시황의 불사약을 구하기 위해 배를 타고 떠났음. *이심(已甚): 매우 심함 *인신(人臣): 신하 *시럼: 근심 *삼길럿다 : 생겼겠다
현대어 풀이
두어라 이미 지나간 일을 탓해서 무엇하겠는가? / 속절없는 시비를 내던져 두자. 곰곰이 생각하니 내 뜻도 지나친 고집이라. / 황제가 배와 수레를 만든 것은 잘못이 아니다. 장한 강동거는 가을바람을 만났던들 / 작은 배를 타지 않았다면 하늘 맑고 바다 넓다 한들 무슨 흥이 절로 나며 , 삼공도 아니 바꿀 / 제일 강산에 부평 같은 어부 생애를 / 한 조각의 작은 배가 아니면, 무엇에 의탁하여 다닐 것인가?
구절 풀이
*기왕 불구(旣往不咎) : 이미 지난 일을 탓하지 않음 *일너 : 말해 *후리쳐 더뎌 : 팽개쳐 던져 *잠사각오(潛思覺悟) : 깊이 생각하고 깨달음 *왼 : 그릇된 *장한(張翰) : 중국 진(晉)나라 때 사람으로 왕이 대사마를 삼았는데 가을바람이 불자 고향의 농어회가 그리워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했다고 함 *편주(扁舟) : 작은 배 *천청 해활(天淸海濶) : 하늘이 맑고 바다가 넓음 *삼공(三公) : 삼정승.(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밧골 : 바꿀 *일엽주(一葉舟) : 자그마한 배
현대어 풀이
이런 일 보건대 배 생긴 제도야 / 지극히 묘하다마는 어찌하여 우리 무리들은 나는 듯이 빠른 판옥선을 주야로 비스듬히 타고 / 풍월을 읊되 흥이 전혀 없는 것인가? 옛날 배에는 술상이 어지럽게 흩어졌더니 / 오늘 우리 탄 배에는 큰 칼과 긴 창뿐이로다. 같은 배이건만 가진 바가 다르니 / 그 사이 근심과 즐거움이 서로 같지 못하다.
구절 풀이
*삼긴 : 생긴. 만든 *물은 : 무리는 *판옥선(板屋船) : 널빤지로 만든 배 *빗기 : 비스듬히 *임풍 영월(臨風咏月) : 바람과 달을 보며 시를 짓고 놂 *석일(昔日) ~ 낭자(狼藉)터니 : 소동파(蘇東坡)의 ‘전적벽부(前赤壁賦)’의 내용을 연상한 것이다 *석일(昔日) : 옛날, 소동파가 적벽강에서 놀던 때 *배반(杯盤) : 술잔과 쟁반. 술상 *낭자(狼藉) : 원뜻은 이리의 잠자리란 뜻. 마구 흩어져 있어 어지러움 *금일(今日) : 오늘날
현대어 풀이
때때로 머리를 들어 북신을 바라보며 / 시대를 슬퍼하는 늙은이의 눈물을 하늘 한쪽에 떨어뜨린다. 우리나라의 문물이 한, 당, 송에 뒤지랴마는 / 국운이 불행하여 바다 도적의 음흉한 모략에 큰 수치를 안고 있어 백분에 한 가지도 못 씻어 버리거든 / 이 몸이 변변하지 못하지만 신하가 되어 있다가 궁달이 길이 달라 못 모시고 늙었으니 / 우국 단심이야 어느 때라고 잊겠느냐?
구절 풀이
*멀이 : 머리[首] *북신(北辰) : 북극성. 임금이 계신 곳 *상시(傷時) ~ 디이나다 : 시대를 슬퍼하는 늙은이의 눈물을 하늘 한쪽에 지게하다 *상시노루(傷時老淚) : 시국을 근심하는 늙은이의 눈물 *오동방(吾東方) : 우리나라 *해추흉모(海醜兇謀) : 왜적의 흉악한 꾀 *만고수(萬古羞) : 천추에 씻을 수 없는 부끄러움 *무상(無狀) : 변변치 못함, 보잘것없는 *궁달(窮達) : 곤궁과 영달. 높은 벼슬에 올라 직접 임금을 모시지 못함을 이름
현대어 풀이
나랏일이나 세상을 근심하고 분히 여기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는 장한 기운은 늙을수록 씩씩하였지마는 조그마한 이 몸이 병중에 들었으니 / 분함을 씻고 원통함을 풀어 버리기가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죽은 제갈량도 산 중달을 멀리 쫓아 버렸고 / 발 없는 손빈도 성한 방연을 잡았거든 하물며 이 몸은 수족이 성하고 목숨이 이어지고 있으니 / 쥐 같고 개 같은 왜적을 조금인들 두려워하겠는가? 나는 듯이 빠른 배에 달려들어 선봉을 무찌르면 / 구시월 서리 바람에 낙엽 지듯 헤치리라. 제갈량이 맹획을 일곱 번 놓아주었다가 일곱 번 다시 잡은 일을 우리라고 못할 것인가?
구절 풀이
*계운 : 못 이기는 *노당익장(老當益壯) : 늙으면서 더욱 씩씩함 *됴고마난 : 조그마한, 보잘것없는 *설분신원(雪憤伸寃) : 분함을 씻고 원한을 풀어 버림 *사제갈(死諸葛)도 ~ 멀리 좃고 :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쫓은 삼국지의 고사를 인용 *사제갈(死諸葛) : 죽은 제갈공명 *생중달(生仲達) : 산 사마중달(사마의) *발 업슨 ~ 잡아거든 : 방연이 친구인 손빈의 재주를 시기하여 손빈(손자)의 발을 잘랐으나, 뒤에 방연이 손빈에게 잡혀 죽었다는 고사를 인용 *손빈(孫臏) : 중국 전국 시대의 병법가 *방연(龐涓) : 손빈의 친구 *하믈며 이 몸은 ~ 이어시니 : 손빈과 비교해 수족이 갖추어 있고, 제갈공명과 비교해 목숨이 살아 있으니 *서절구투(鼠竊狗偸) : 쥐나 개와 같은 도적. 곧 왜구 *칠종칠금(七縱七擒) : 제갈공명이 남만의 왕 맹획을 일곱 번 사로잡았다가 일곱 번 놓아준 일
현대어 풀이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저 섬나라 오랑캐들아 빨 리 항복하여 용서를 빌려무나. / 항복한 자는 죽이지 않나니 너를 구태여 모조리 다 죽이랴? 우리 임금님의 성덕이 너희와 같이 잘 살기를 바라신다. / 태평천하에 요순시대와 같은 군민이 되어 있어 성왕의 덕이 계속되는 태평세월이 되거든 / 전쟁하는 배를 타던 우리 몸도 고기잡이 배로 바꿔 탄 뒤 노래를 부르고 가을 달 봄바람에 베개를 높이 베고 누워 / 성대 온 세상이 평안함을 다시 볼까 하노라.
구절 풀이
*준피도이(蠢彼島夷) : 꾸물거리는 저 섬나라 오랑캐. 곧 왜적 *수이 : 빨리, 쉽게 *항자불살(降者不殺) : 항복한 자는 죽이지 않는다는 전장에서의 규칙 *욕병생(欲幷生) : 함께 살고자 함 *요순군민(堯舜君民) : 태평성대의 백성 *일월광화(日月光華) : 해와 달의 빛. 곧, 임금의 성덕 *조부조(朝復朝) : 아침에 이어 다시 아침, 즉 날마다 *어주(漁舟) : 고기잡이 배 *창만(唱晩) : 저녁 무렵에 고깃배를 타고 돌아오며 노래함 *해불양파(海不揚波) : 바다에 파도가 일어나지 않음. 곧, 태평성대
박인로 작가 설명
박인로(朴仁老 1561-1642) 조선 시대 무신. 자(字) 덕옹(德翁). 호(號)는 노계(蘆溪). 또는 무하옹(無何翁).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의병장 정세아(鄭世雅)의 막하에서 별시위(別侍衛)가 되어 무공을 세우고 수군절도사(水軍節度使) 성윤문(成允文)의 발탁으로 종군, 1598년 왜군(倭軍)이 퇴각하자 사졸(士卒)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가사(歌辭) <태평사(太平詞)>를 지었다. 이듬해 무과에 급제하여 수문장(守門將)·선전관을 지내고 이어 조라포수군만호(助羅浦水軍萬戶)로 군비(軍備)를 증강하는 한편 선정(善政)을 베풀어 선정비가 세워졌다. 후에 벼슬을 사직하고 독서와 시작(詩作)에 전념하였다. 그의 작품에는 안빈낙도하는 도학사상, 우국지정이 넘치는 충효 사상, 산수 명승을 즐기는 자연애 사상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송강과 함께 가사 문학의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지며, 가사 7편과 ‘오륜가’ 등 시조 72수가 <노계집(蘆溪集)>에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