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래 시인의 '저녁 눈'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박용래 작가가 쓴 작품들의 분위기와 성격을 대략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소재들을 많이 활용하고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간접적으로 제시하여 주제도 여러 가지로 해석되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물론 제가 설명을 드리는 내용은 모의고사 등과 같이 입시 문학에 주로 등장하는 박용래 시인의 작품들을 기준으로 해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박용래의 저녁 눈 해석과 해설
앞서 박용래 시인의 작품 특징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고, 이제 본격적으로 '저녁 눈'에 대한 해설과 해석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작품 짧습니다. 작품이 너무 짧으면 해석하기 쉽지 않은데요. 작품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 붐비다'를 반복합니다. 대부분의 내용이 거의 같고 눈이 붐비는 곳만 바뀌는 것이죠. 유사한 통사(문장) 구조의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하고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선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이라는 구절에서 눈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니 하강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고, 적막하고 애상적인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시간적 배경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눈이 붐비는 공간은 '말집 호롱불 밑' → '조랑말 발굽 밑' → '여물 써는 소리' → '변두리 빈터만'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사실 눈은 여기저기 내렸겠지요. 화자의 시선이 이동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시선의 이동에 따른 시상 전개라는 표현을 써도 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작품에서 언급하는 장소들은 '토속적'이고 '향토적'인 '시골적'인 소재들입니다. '눈'은 계속해서 내리는 곳도 변하고 형태도 변하고 내렸다 안 내렸다가 하는 계속해서 변하고 이동하는 존재이지요. 이러한 존재인 눈이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붐빕니다 그것도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토속적인 것들에요. 이를 통해서 한 곳에 있지 못하는 유랑하고 방랑하는 이미지와 분위기를 형성하게 됩니다. 여러 해설서에서 이 작품의 주제가 '나그네의 애상적 정서'라고 나오는데 사실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제가 봤을 때는 화자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슬프다고 보기보다는 '변하고 이동하는 존재'들을 보면서 변하는 세상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렇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외로움과 슬픔을 느끼고 있지요. 그 근거는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라는 말로 작품을 마무리하기 때문입니다. 화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소외되고 외로운 신세라는 것을 조사 '~만'으로 강조하고 있지요.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전통적, 애상적, 향토적
주제: 눈 내리는 겨울 저녁, 나그네의 애상적 정서
특징:
1. 고유어를 활용하여 향토성과 토속적인 분위기를 형성함.
2.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 붐디다'를 반복하여 시상을 단순화함.
구성:
1행: 눈 내리는 저녁의 주막집.
2행: 눈 내리는 저녁의 마구간.
3행: 눈 내리는 저녁의 여물 써는 풍경.
4행: 눈 내리는 저녁의 변두리 빈터.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 붐비다'의 반복
동일 어구를 반복함으로써 리듬감을 형성하고 있다. 더불어 '말집 호롱불 밑', '조랑말 발굽 밑', '여물 써는 소리', '변두리 빈터'에서 각각 '붐비'는 '눈'의 모습을 나열함으로써 유랑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붐비다'라는 말이 거듭 반복되고 있음에도 전혀 바쁘다는 느낌 없이 평화로운 인상을 주고 있는 까닭은 화자가 눈이 오는 정경을 보며 감상에 젖기보다는 그것을 무덤덤하게 응시하고만 있기 때문이다.
'변두리 빈터'의 이미지
앞서 제시된 '말집 호롱불', '조랑말 발굽', '여물 써는 소리'에 비해 소외되고 외로운 느낌을 주는 시구이다. 이러한 정서가 화자에게 전이되어 시 전반의 애상적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해제
이 시는 저녁의 주막 풍경과 변두리 빈터의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사라져 가는 옛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