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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고고 해설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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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현대시 작품인 김종길 시인의 '고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번 수능특강이 아니더라도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많이 수록된 아주 유명한 작품입니다. 수능보다는 내신 대비에 중점을 두고 공부하는 게 유리한 작품입니다. 김종길 시인은 '성탄제'라는 작품으로도 매우 유명하신 분이지요. 오늘 설명을 드릴 '고고'는 이 작품 자체보다는 연계 지문으로 자주 나오니 챙겨두시면 좋을 듯합니다. 그럼 함께 작품을 살펴보시죠.

 

김종길의 고고, 세상일에 초연하여 홀로 고상한 삶을 사는 것의 어려움

그럼 본격적으로 김종길 시인의 '고고'의 해설을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고고(孤高)'의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단어는 일반적으로 '고고하다', 또는 고고한 삶 등으로 활용을 하는데요. '고고(孤高)'는 홀로 고(孤)와 높을 고(高)가 결합한 단어로 그 의미는 '세상일을 초월하여 홀로 고상함'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윤리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높은 존재라는 의미가 됩니다. 그런데 왜 '홀로'라는 의미가 붙었을까요? 그것은 우리가 어떤 관계를 맺으면 그 관계 때문에 깨끗하고 순수한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친한 사람이 부탁을 하면 그것이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들어주지 않기 힘드니까요. 그래서 우리 선조들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절개와 지조를 강조하는 작품에서 '홀로 고(孤)'가 자주 등장합니다. 그만큼 깨끗함과 순수함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그럼 이제 작품을 살펴보죠. 1연에 북한산이 그 높이를 회복하려면 겨울을 기다려야 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내용을 곱씹어 생각하면 현재 북한산은 화자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겨울이라는 때가 와야 북한산이 그 경지를 회복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즉, 이 작품은 북한산의 모습을 통해서 '고고'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하려 하고, 겨울이라는 긍정적인 시기가 와야 고고를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화자가 이야기하는 '고고'는 어떤 것일까요? 좀 더 작품을 살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연과 3연에서는 눈 내린 북한산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계속 겨울이라는 시기를 '기다려야만 한다'는 표현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지요. 이렇게 같은 시구를 반복하여 화자가 추구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죠. 또 3연에 등장하는 '차가운 수묵'이라는 시어는 눈이 쌓인 겨울 산을 비유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수묵화는 먹으로 그린 그림으로 흰색과 검은색으로만 이루어져 있죠. 눈 내린 산은 온통 하얀색이니까요. 이 표현을 통해서 눈 내린 산의, 세상과 동떨어진 것과 같은 탈속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차가운'은 촉각적 심상이고 '수묵'은 시각적 심상이니, 공감각적 심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심 심상이 시각이고 보조 심상이 촉각이니 시각의 촉각화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또 심상은 감각이라는 말로도 쓸 수 있으니 '감각의 전이'라고 해도 되고요.

4연과 5연에서는 '고고'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나옵니다. '고고'는 갓 쌓인 눈과 같이 깨끗하지만 변질되기 쉬운 것이라고요. 신록, 단풍, 안개, 심지어 쌓인 눈인 적설까지도 고고함을 드러내지 못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즉, 고고라는 것은 어떤 것에도 물들지 않은 순수함 그 자체이며, 그렇기에 변질되기도 싶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갓 쌓인 눈과 다른 것들과의 대비를 통해서 주제를 강조하고 있지요. 화자가 추구하는 경지인 고고함이 얼마나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인지는 이 시구에 잘 담겨 있습니다. '장밋빛 햇살이 와닿기만 해도 변질하는'

6연에서는 북한산의 고고함을 느낄 수 있는 겨울까지 기다려야만 한다는 말로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다려야만 한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마무리를 하여 앞서 말씀을 드린 대로 그 의미를 강조하고 있으며 고고함을 추구하려는 화자의 의지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기다린다는 말을 반복하여 마치 순환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이는 화자가 고고함을 계속해서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구조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김종길, 고고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비유적, 의지적

주제: 고고한 삶에 대한 지향

 

특징:

1. 자연물의 모습을 통해 삶의 자세를 환기함.

2. 동일한 시구를 반복하여 화자가 추구하는 것을 강조.

3. 비유적 표현을 통해 시각적 효과를 얻음.

4. 방금 내린 눈과 다른 것들을 대비하여 ‘고고함’을 형상화함.

5. 지향하는 가치를 점층적인 부연 설명을 통해 구체화함.

6. 이미지의 대립을 활용하여 화자가 지향하는 가치의 속성을 드러냄.

7. 공감각적 심상을 활용하여 탈속적 분위기를 조성함.

 

구성:

1연: 겨울 북한산에 대한 기다림.

2~3연: 눈이 조금 내린 겨울 아침 북한산의 모습에 대한 기다림.

4~6연: 쉽게 드러나지 않고 지키기도 어려운 고고한 모습의 겨울 북한산에 대한 기다림.

 

해제

북한산을 제재로 하여 고고한 삶의 자세를 지향하는 화자의 의지를 드러낸 작품이다. 북한산의 산봉우리가 눈에 살짝 뒤덮인 겨울날 이른 아침의 고고함을 회복하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통해, 화자가 지향하는 드높은 정신적 경지에 대한 기다림의 자세를 노래하고 있다. 화자는 북한산의 고고한 높이는 신록이나, 단풍, 안개, 적설로는 드러나지 않으며, 높은 산봉우리만이 가볍게 눈을 쓰고 산의 나머지 부분은 그 배경이 되는 겨울날 이른 아침에만 드러난다고 여긴다. 그리고 이렇듯 다른 존재와 차별화되는 고고한 삶의 모습과 그에 대한 지향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산의 고고한 높이를 통해 삶의 고고한 자세를 환기시키면서, 분한산이 높이를 회복할 때를 기다려야 하듯이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그런 기품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함을 아울로 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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