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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리 역마 특징 줄거리 어휘 화개 장터와 운명 해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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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김동리 작가의 현대 소설 '역마'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역마'라는 말은 생소할지 몰라도 '역마살'은 한번쯤 들어 보셨지요? 이 작품의 제목인 역마는 역마살 할 때 그 역마가 맞습니다. 역마살이라는 것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닐 운명을 타고났다는 의미입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성기도 역마살을 타고 태어났지요. 

 

김동리의 역마 상세 해설

위에서 역마의 의미와 이 작품의 주인공인 성기가 역마살을 타고나서 한 곳에 정착을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닐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까지 말씀을 드렸습니다. 성기가 이러한 운명을 타고난 것은 성기의 할머니와 어머니가 역마살을 가진 인물들과 인연을 맺어서입니다. 성기의 할아버지는 낭사당 패이고, 성기의 아버지는 떠돌이 중이었지요. 이러한 사람들의 내력을 이어받아 성기가 역마살을 타고났다는 작품의 설정입니다. 이러한 역마살을 없애기 이해 성기의 어머니인 옥화는 성기를 절에도 보내는 등 갖은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체 장수가 그의 딸인 계연을 옥화에게 맡기고 장사를 하러 떠납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구매력이 떨어져서 장사꾼들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것이 흔했죠. 여하튼 옥화는 계연을 맘에 들어하며 성기와 이어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성기와 계연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요. 마치 운명처럼요. 

그런데 옥화는 계연의 머리를 빗겨주다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봅니다. 계연의 왼쪽 귓바퀴에 있는 작은 사마귀를요. 옥화도 왼쪽 귓바퀴 위에 검정 사마귀가 있거든요. 이것은 메밀꽃 필 무렵의 왼손잡이와 같이 과학적 인 것과 별개로 옥화와 계연이 혈연관계임을 암시하는 문학적 장치입니다. 사실 옥화와 계연은 아버지가 같은 이복 자매였으며, 옥화도 몰랐지만 체 장수가 사실은 옥화의 아버지이고 성기의 외할아버지였던 것이죠. 옥화는 계연의 사마귀를 보고 자신과 혈연관계가 있을 수 있음을 의심하죠. 그리고 체 장수 본인에게 물어 서른여섯 해 체 장수가 화개 장터에 온 것을 확인하고, 옥화는 용한 무당에게 물어 계연이 자신의 이복동생임을 확인하고 확신하게 되지요. 그때부터 옥화는 성기와 계연을 갈라놓고, 체 장수가 올 때 계연을 데리고 떠나게 합니다. 성기는 계연과 헤어진 충격으로 인한 상사병으로 몸져눕게 되고, 회복이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게 됩니다. 즉, 성기가 죽을 것 같은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이에 옥화는 성기가 죽을 수도 있다고 판단을 하고 숨겨왔던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체 장수가 옥화의 아버지이자 성기의 외할아버지이며, 계연이 옥화의 이복동생이며, 성기에게는 이모가 된다는 것을요. 즉 성기와 계연은 혈연관계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며 운명이었던 것이지요.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성기는 심경에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상황에 대한 납득을 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성기는 어머니인 옥화에게 엿판을 맞춰 주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엿장수가 된다는 말은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엿을 팔겠다는 의미이고, 이것은 성기 자신의 운명인 역마에 순응하는 것이 되지요. 즉, 이 작품은 개인과 운명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며, 성기라는 인물이 역마라는 운명에 순응하여 갈등이 해소되지요. 성기의 이러한 모습을 통해서 '운명에 순응하는 삶을 통한 인간의 구원'이라는 주제를 보여주고 있지요. 뭐 개인적으로 주제가 크게 공감이 되거나 납득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 작품은 상당히 상징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그 이유는 '운명'이나 '역마'와 같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개념을 형상화해야 되기 때문이겠지요. 특히 '화개 장터'라는 공간과 성기가 한 곳을 골라 떠나는 '삼거리 길'에서 잘 드러나지요. 화개 장터 쪽 길은 성기가 살아온 과거의 삶이자 정착의 삶이라고 할 수 있고, 계연이 떠난 구례 쪽 길은 운명을 거스르는 삶, 성기가 간 하동 쪽의 길은 운명에 순응하는 삶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단편 소설, 순수 소설
성격: 무속적, 운명적, 토속적
배경: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 지역인 화개 장터
구성: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5단 구성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운명에의 순응과 그에 따른 인간의 구원(운명론에 바탕을 둔 인생 순응).

특징: 
1. ‘화개장터’를 배경으로 설정하여 ‘인생’과 ‘길’의 유사성을 보여 줌.
2. 배경 묘사를 통해서 인물이 처한 상황이나 인물의 심리를 부각함.
3. 개인과 운명 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작품이 서술됨.

 

전체 줄거리

옥화는 떠돌이 중과 만나 성기를 낳았는데, 성기의 할머니는 성기에게 붙었다는 역마살을 떼고자 그를 절에 보내 중을 시킨다. 옥화는 그러고도 못다 푼 살을 풀고자 성기가 장날에 절에서 내려와 이야기책 장사를 하도록 허락한다. 하루는 체 장수 영감이 옥화가 운영하는 화개 장터의 주막에 계연이라는 소녀를 데려와, 그녀를 옥화에게 잠시 맡기고 장사를 하러 떠난다. 책 장사를 하러 온 성기는 계연을 만나 강렬한 호감을 느끼고, 둘의 관계는 점차 깊어져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체 장수 영감이 돌아와 계연을 데리고 떠나 버리는데, 이에 충격을 받은 성기는 크게 앓는다. 이후 옥화는 계연이 자신의 이복동생이었다는 사실을 성기에게 밝힌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성기는 차차 기운을 회복하고 떠돌이 장수가 되어 길을 떠난다.

 

해제

 이 작품은 역마살로 표상되는 한국적 운명관을 바탕으로 생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형상화한 소설이다. 성기는 역마살을 타고난 인물로, 역마살을 떼려는 할머니나 어머니(옥화)가 시키는 대로 중을 하거나 이야기책 장사를 하며 살아간다. 그런 그가 항구적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연과의 사랑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그녀와의 혈연 때문임이 드러나는데, 이러한 이야기 구성에서 운명을 수용하지 않고서는 순리대로 살아갈 수 없다는 운명론적 세계관이 드러난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확인하고 이에 순응함으로써 비로소 삶의 생기를 되찾는 성기의 모습을 통해, 생의 본질과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이 서로 맞닿아 있다고 여기는 작가 의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인물의 상황과 심리와 조응하는 배경 묘사

· ‘고운 햇빛과 늘어진 버들가지와 산울림처럼 울려오는 뻐꾸기 울음’
→ 성기와 계연이 이별하는 상황의 비극성을 부각함.

· ‘주막 앞에 늘어선 버들가지는 다시 실같이 푸르러지고 살구 복숭아 진달래 들이, 골목 사이로 산기슭으로 울긋불긋 피고 지고 하는 날’
→ 옥화에게 계연과의 관계에 대한 말을 들은 이후 병에서 회복해 가는 성기의 심정적 변화와 관련이 있음.

· ‘성기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 산나물이 화갯골에서 연달아 자꾸 내려오는 이른 여름의 어느 장날 아침‘
→ 성기가 기운을 온전히 차리고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상황과 관련이 있음.

· ’뻐꾸기는 또다시 산울림처럼 건드러지게 울고, 늘어진 버들가지엔 햇빛이 젖어 흐르는 아침‘ / ’새벽녘에 잠깐 가는 비가 지나가고, 날은 다시 유달리 맑게 갠 화개 장터 삼거리 길‘
→ 떠돌이 장수로서 길을 떠나는 성기의 홀가분한 심정과 관련이 있음.

 

화개 장터와 운명의 순환성

’장터‘는 떠돌이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이합집산을 하는 공간이고 이들의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역마‘의 ’화개 장터‘는 성기의 할머니와 남사당이 정을 통해 옥화를 갖게 된 장소이고, 옥화가 떠돌이 중과 인연을 맺어 성기를 낳게 된 장소이며, 성기가 계연과 깊은 인연을 맺은 장소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볼 때 ’화개 장터‘는 작중 인물들이 우연적이고 일회적인 만남과 그 만남에 의한 삶의 중대한 변화를 대를 이어 반복적으로 겪게 되는, 운명적인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삼거리 '길'의 상징적 의미

’삼거리 길‘은 인물들이 이별하는 장소이면서, 주인공이 선택의 기로에 선 장소이다. 삼거리에서 화갯골 쪽으로 난 길은 성기가 살아온 과거의 삶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구례 쪽으로 난 길은 계연이 떠나간 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운명을 거스르는 삶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동 쪽으로 난 길은 작품의 결말에서 성기가 떠날 때 택한 길로, 운명에 순응하는 삶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어휘 및 구절 풀이

* 역마살: 한 곳에 머물러 지내지 못하고 늘 분주하게 떠돌아다니도록 된 액운.
* 성기의 역마 운도 결국은 할머니가 장본이라: 성기의 집안에서 역마살을 가진 사람과 처음 인연을 맺은 사람이 할머니라서.
* 성기에게 역마살이 든 것은 ~ 성기의 역마 운도 결국은 할머니가 장본이라,: 성기가 역마살을 타고난 내력 → 역마살을 가지고 있는 핏줄을 타고남(남사당패, 중 모두 떠돌아다니는 존재).
* 할머니는 성기에게 중질을 시켜서 ~ 속셈인 것이었다.: 성기의 역마살을 풀어, 한 곳에 정착하는 삶을 살게 하려는 어머니와 할머니.
* 화갯골에서는 며칠이나 있겠다는고?: 체 장수 영감이 언제 계연을 데리러 오는지에 대한 질문(계연에 대한 관심).
* “그래도 그런 사람의 딸같이는 안 뵈지?”: 예쁘지 않냐는 말(성기가 계연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를 바람).
* 성기의 얼굴만 일심으로 바라보고 있었으나:  자신이 떠나는 상황에 성기가 개입해 자신을 잡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
* 성기의 두 눈엔 다만 불꽃이 활활 타오를 뿐: 계연이 떠나는 상황에서 느끼는 성기의 안타까움과 분노.
* “오빠, 편히 사시오.”: 성기가 잡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하직 인사를 반복함.
* 고운 햇빛과 늘어진 버들가지와 산울림처럼 울려오는 뻐꾸기 울음 속: 인물들의 심리와 대조적인 배경 제시(인물들이 처한 이별의 슬픔을 더욱 부각함).
* 늘어선 버들가지는 다시 실같이 푸르러지고 살구 복숭아 진달래 들이, 골목 사이로 산기슭으로 울긋불긋 피고 지고 하는 날이었다.: 시간의 경과를 나타냄 + 계절적 배경인 봄을 드러냄( 봄 → 소생의 시기).
* 성기가 미음 그릇을 비우는 것을 보자:  삶에 대한 의욕이 있음을 확인하자 → 음식을 먹는 것은 살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므로.
* “아직도, 너, 강원도 쪽으로 가 보고 싶냐?”: 성기의 아버지가 강원도 쪽에 살고 있음.
“여기서 장가들어 나랑 같이 살겠냐?”: 정착하여 어머니와 함께 사는 삶.
* 화개 장터: 역마살이 낀 장돌뱅이들의 집결지, 운명의 순환성을 보여주는 장소.
*“어머니, 나 엿판 하나만 맞춰 주.”: 방랑하는 삶을 선택한 성기 →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기로 함. ‘엿판’은 떠돌이의 삶을 상징함.
* 화개 장터 삼거리 길 위: ‘성기’의 운명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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