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노숭의 '아내의 무덤에 나무를 심으며', '신산종수기'의 해설과 해석 및 설명
이번 시간에는 2025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고전 수필 작품인 심노숭의 '아내의 무덤에 나무를 심으며'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제목은 우리말로 풀어서 설명을 해놓은 것이고 '신산종수기'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사실 이 작품은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일지 대충 짐작이 가지요. 그래서 사실 해설을 쓰면서도 쓸까 말까 고민도 했습니다. 점점 슬프고 가슴 아픈 이야기는 싫더라고요. 여하튼 수능특강에 수록이 되었으니 설명을 드려야지요. 이 작품은 고전 수필 중 한문으로 기록된 한문 수필입니다. 그중에서 '기'에 해당하는 작품이고요. 한문 수필의 대표적인 종류는 '기'와 '설'이 있는데요. 딱히 구분을 할 필요는 없는데 제목에 '기'나 '설'이라는 표현을 넣어서 구분하는 경우가 많지요. '기'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면 대상을 관찰하고 기록하여 영구히 기억하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수필입니다.
그럼 이제 작품 내용에 대한 설명에 들어가도록 할게요. 이 작품의 갈래가 앞서 수필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수필은 서술자가 글쓴이 본인입니다. 그러니 이 글의 작가인 심노숭이 겪은 일을 쓴 수필이지요. 이 작품의 간략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서술자와 서술자의 아내는 사이가 아주 좋았나 봅니다. 서술자의 아내가 서술자에게 꽃나무를 가꾸지 않는 이유를 묻지요. 당시에 꽃나무를 가꾸는 것이 유행이었나 봅니다. 서술자의 아내는 꽃나무를 가꾸고 싶었던 것이지요. 이에 서술자는 지금 사는 집에 오래 살 생각이 없으니, 늙기 전에 아내와 함께 고향에 돌아가 꽃나무를 심고 즐길 생각이라는 대답을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서술자의 아내는 서술자의 계획에 매우 기뻐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서술자는 파주에 작은 새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서술자의 아내는 계획을 실행할 수 있겠다고 아주 기뻐하지요. 집을 지을 때 서술자는 집의 세부적인 배치까지 자신의 아내와 상의를 합니다. 즉, 글쓴이가 집을 짓는 일을 독단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아내와 상의를 해서 하고 있지요. 서술자는 아내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깊었던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서술자의 아내는 병이 들게 되고, 임종 전에 파주의 새집 옆에 묻어 주기를 부탁합니다. 서술자의 집안이 파주로 이사 오던 날, 서술자의 아내는 관에 실려서 도착하게 되지요. 그리고 서술자의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장지를 정하지요. 원래 그 장지에 나무들이 많아서 나무를 따로 심을 필요가 없지만, 좋지 않은 나무들을 없애고, 또 무덤 가까운 곳의 나무들을 베어 그늘을 드리우는 것을 막다 보니, 서술자의 아내 무덤 근처에 나무가 듬성듬성 서 있게 되지요. 그래서 서술자는 자신의 아내의 무덤 근처에 나무를 심기 시작합니다. 서술자가 나무를 심는 이유는 우선 아내에 대한 깊은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고, 또 아내를 잃은 슬픔을 나무를 심는 행위를 통해서 실어 보내기 위함이지요. 이러한 행동은 사별의 아픔을 극복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살아가는 나무를 통해서 서술자 자신과 아내와의 사랑을 영원히 지속하겠다는 글쓴이의 의지가 담긴 행동입니다. 이승에서 짧았던 아내와의 인연이 저승에서는 영원하기를 기원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신이 심은 나무를 손상하지 말라는 당부를 통해서 아내의 무덤 옆에 나무를 심는 이유를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죠. 지금 들어도 정말 애틋한 사연이지만, 당시의 시대상과 사람들의 가치관을 생각했을 때 서술자의 아내에 대한 사랑은 정말 극진했던 것 같습니다. 서술자가 양반 사대부의 신분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당시 양반들이 체면이나 예식, 명분 같은 것 때문에 남의 눈치를 보느라 하고 싶은 일들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아내에 대한 사랑과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한 서술자의 행동은 대단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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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한문 수필, 기(記)
성격: 의지적, 애상적
주제: 사별한 아내에 대한 영원한 사랑의 다짐.
특징:
1. 대비(삶 ↔ 죽음, ‘파주의 집’ ↔ ‘파주의 산’)를 통해서 글쓴이의 생각을 강조함.
2. 나무를 심는 행위를 통해서 아내에 대한 영원하고도 애틋한 사랑을 드러냄.
3. 누군가 무덤에 나무를 심는 것에 대한 비판을 가정하고 반박하여 나무 심는 것에 대한 의지를 강조함.
4.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용을 서술함.
5. 영탄적 표현과 설의법을 활용하여 글쓴이의 정서를 강조함.
구성:
기: 파주에 돌아가 살겠다는 글쓴이의 생각에 동조하는 아내.
서: 아내의 죽음과 아내의 무덤 근처에 나무를 심는 글쓴이.
결: 글쓴이가 아내의 무덤 근처에 나무를 심는 이유.
해제
이 작품의 원제는 ‘신산종수기(新山種樹記)’로 1792년 아내를 사별한 슬픔과 이를 이겨 내려는 의지를 그린 한문 수필이다. 글쓴이는 아내와 함께 자신의 고향인 파주로 돌아가 집을 짓고 꽃나무를 가꾸는 일을 꿈꾸어 왔는데, 정작 집이 완성되었을 때는 아내가 죽어 꿈을 이루지 못한다. 글쓴이는 아내의 무덤이 있는 파주의 산에 나무를 심어 꿈을 이루려 한다. 둘 사이에 살아온 삶은 짧지만 자기가 죽어 아내와 무덤 속에서 누릴 시간은 영원하다는 믿음으로 나무를 가꾸었던 것이다.
고전 수필 '기(記)의 특징
기(記_는 대상을 관찰하고 기록하여 영구히 기억하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한문 문체이다. 기의 소재는 인물, 사건, 물품, 풍경 등 매우 다양하다. 다른 한문 양식과 비교하여 기의 문체적 특징을 '감상을 주로 적는 부와 비슷하면서도 화려하지 않고, 사물의 이치를 밝히는 논과 비슷하면서도 단정 짓지 않는다. 사건의 자취와 관련하여 요지를 드러내는 서와 비슷하면서도 처음이나 끝부분만 가볍게 다루지 않고, 사적을 기억하기 위해 새기는 비와 비슷하면서도 칭송하지 않는다.'라고 나타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