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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저항시, 농무 해석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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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신경림의 현대시 '농무'를 설명드리겠습니다. 농무는 말 그대로 농촌에서 악기를 연주하면서 추는 춤으로 풍물 또는 농악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신경림, 농무 해설

그럼 본격적으로 신경림의 '농무'를 해설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대표적인 저항시이자 참여시입니다. 제목인 '농무'는 앞서 설명을 드린 대로 농촌에서 추는 춤으로 풍물 공연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작품은 농무라는 중심 소재를 통해서 그동안 소외당했던 농촌의 울분을 표현하고 있죠.음악과 춤은 늘 우리의 삶과 함께 하지요. 기쁠 때는 그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 슬픔 때는 그 슬픔을 줄이기 위해서, 분노할 때는 그 분노를 표출함과 동시에 경감시키기 위해서 말이지요. 이 작품에서는 농무라는 춤과 음악을 통해서 당시 농민들의 분노와 상실감을 형상화하고 있지요.

 

이 작품의 배경은 1970년대입니다. 산업화, 도시화가 심화되었던 때로 정부가 도시에만 신경을 쓰면서 농촌 소외 현상이 심화되고, 이로 인해서 농촌의 피폐화가 가속화되던 때이지요. 이 작품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농촌에서 살아갈 수 없었던 젊은이는  일자리를 찾아서 농촌을 떠나는 '이촌향도' 현상이 심화되었으며, 농사를 지어도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구조적으로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에서 농민들은 농사에 대한 의지를 잃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비극적 상황을 이 작품은 직접적이고, 직설적으로 꼬집고 있지요.

 

작품의 특징을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공간 이동에 따른 시상 전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운동장 -> 소줏집 -> 장거리 -> 쇠전 -> 도수장'으로 이동하면서 시상이 전개됩니다. 특히 쇠전과 도수장은 농민들의 분노로 인하여 폭력성이 극대화된 공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쇠전은 소를 팔고 사는 시장이며, 도수장은 도살장 즉, 소를 죽이는 공간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라는 구절이 중요한데 이 부분은 농무를 하면서 절정에 다다르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좋아서가 아니라 농민들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반어적', '역설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끔 학생들이 질문을 합니다. 반어와 역설이 함께 나올 수 있냐고요.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최대한 풀어서 설명을 드리면,  '~적'이라는 표현은 어떤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남성적, 여성적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여성적이라는 말이 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요.

저는 수업을 할 때 톤이 높습니다. 여성적이라고 말을 할 수는 있지요. 그러나 그렇다고 제가 여자인 것은 아니지요. 마찬가지로 역설적, 반어적은 역설적인 느낌, 반어적 느낌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 반어법, 역설법을 꼭 의미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때요? 이해되시나요?

 

이 작품에서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는 역설적 표현이기는 하지만, 역설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상황 자체가 안 맞기는 하지만 문장 자체가 모순되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분노를 표출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는 표현을 썼으니 상황과 반대로 이야기하고 있는 반어적 표현이 되는 것이지요.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참여시.

성격: 묘사적, 비판적.

주제: 피폐한 농촌 현실에 대한 농민들의 분노와 한.

 

특징:

(1) 직설적 표현을 통해 현실에 대한 화자의 인식을 드러냄.

(2) 역설적인 상황 설정을 통해 심리를 반어적으로 표출함.

(3) 공간 이동에 따라 시상이 전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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