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희곡 작품 이강백의 '알'을 수능과 내신 대비에 초점을 맞춰 해설하겠습니다.
'알'을 쓴 이강백 작가는 희곡계의 거장입니다. 결혼, 판수꾼, 북어 대가리 등 많은 작품들이 교과서에 실리고, 또 시험에도 자주 출제가 되며, EBS 연계 교재에서도 계속 수록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첫째로 아주 훌륭한 작품을 쓰셨습니다.
아주 어려운 주제를 우리에게 와닿을 수 있도록 비유, 상징, 우화 등의 여러 가지 기법들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지요.
물론 쉽게 쓰셨다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작품 속에서 다룬 내용 자체가 어려워서 내용 자체가 쉽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시험에 자주 나오는 이유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작품이 훌륭하면서도 적절하게 어렵다는 점, 또 많은 표현 기법들을 사용하여 시험 문제에 출제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점 말이지요.
또 이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희곡은 다른 갈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품이 적고, 또 검증을 받은 작품들이 적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출제되었던 작품들이 또 출제되는 경우가 발생을 하는 것이지요.
수능에는 2017학년도에 '느낌, 극락 같은'이 출제되었으며, 2009년 9월 모평에는 '파수꾼'이 2016년 6월 모평에는 '결혼'이 출제되었습니다.
평가원 모의고사만 말씀을 드려서 그렇지 다른 모의고사에는 툭하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강백 작가의 작품은 EBS 연계 교재에서도 교과서에서도 모의고사, 수능에서도 상당히 좋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강백 작가의 작품은 전부 다 중요합니다.
또한 오늘 설명을 드릴 '알'은 작가의 인지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입니다.
아주 중요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올해 수능특강에 수록된 김광규의 시 '안개의 나라'와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많으니 연결 지어서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알, 권력의 본질과 속성에 대해서 말하다.
이강백의 알은 권력의 본질과 그 속성을 폭로하고, 이러한 권력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 당시의 사회상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비판하고 있는 작품이지요.
아주 간략하게 내용을 설명드리면, 시민들은 공룡이라는 외부의 위협에 맞서 싸우기 위해 왕을 뽑기로 합니다.
'왕'은 권력을 상징하지요.
그리고 '시민 마'가 가장 예쁜 왕관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왕이 됩니다.
재밌네요. ^^; 해설서들을 보면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아마도 왕이 되는 이유가 특별하지는 않다는 것, 또 권력층들이 우리 같은 서민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사기꾼 짓거리를 하던 '시민 바'는 박물관장 직을 요청합니다.
박물관장 직은 지식과 정보의 독점을 상징하는 자리죠.
따라서 권력이라는 것이 지식과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만들어지고, 또 그렇게 독점한 지식과 정보를 시민들을 지배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권력의 속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박물관장이 된 '시민 바'는 정보의 독점을 통해서 거짓 정보를 흘립니다.
어디서 많이 본 패턴이죠. 요즘도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니까요.
석회로 만든 가짜 알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위대한 임금이 태어날 것이라는 거짓말을 합니다.
왕이었던 '시민 마'는 장차 태어날 위대한 왕에게 자리를 물려주기 위해 자결을 하고요.
왕을 없애려던 목적을 달성한 '시민 바'는 알에서 위대한 임금이 아니라 위험의 대상인 공룡이 태어날 것이라고 말을 바꿉니다.
우선 알에서 왕이 태어난다고 말을 하면 자신이 왕이 될 수 없고, 또 거짓이 발각이 되겠지요.
또한 외부의 거짓 위협을 통해서 시민들의 복종을 끌어내기 위한 의도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도 어디서 많이 봤지요.
이강백 작가의 '파수꾼'에 등장하는 내용이지요.
실제로 군부 독재 시절에 북한이 남침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심어서 독재 권력을 정당화하고, 시민들의 희생을 강요했지요.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국가를 장악하고 시민들을 지배해왔던 겁니다.
이것과 비슷한 내용이 예전 수능특강에 수록되었던 이호철 작가의 '1965년, 어느 이발소에서'에서도 볼 수 있고요.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면 권력은 정보를 독점하고, 시민들에게 진실은 차단한 채 거짓과 위협을 통해서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내용으로 돌아가서 알에서 공룡이 태어날 것이라는 이야기에 사람들은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알에서 왕이 태어날 것이냐? 아니면 공룡이 태어날 것이냐?'를 두고 말이지요.
사람들은 계속해서 생각이 바뀌고 부화뇌동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사람들에 주장에 따라서 자신의 뚜렷한 생각 없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지요.
이 부분에서 주체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시민들의 소시민적인 모습을 비판하고 있지요.
여하튼 시민들은 갑론을박 끝에 박물관장을 왕으로 추대합니다.
그리고 왕이 된 박물관장에게 시민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묻습니다.
그런데 박물관장은 '네가 믿고 싶은 것을 믿어라'라고 이야기하지요.
왕이 되려는 목적이 달성됐고, 어차피 모든 것이 거짓이니까요.
이강백의 알의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갈래가 희곡이지요. 희곡의 특징을 시나리오와 비교해서 알아야 합니다.
희곡은 시나리오에 비해 제약이 많아요.
배경, 등장인물 수, 장면 전환 등등 모든 것이요.
특히 희곡은 장면 전환이 어렵고, 시나리오는 장면 전환이 쉽다는 것은 꼭 알아 두셔야 됩니다.
그리고 희곡과 시나리오 둘 다 소설과 달리 서술자가 없다는 것을 꼭 기억해 두시고요.
희곡과 시나리오 둘 다 대사와 행동(지문)으로 작품이 전개됩니다.
사실 많은 내용이 있지만 이 외의 갈래 특징은 다른 책들을 참고하시고요.
가장 큰 특징은 우화적 기법을 사용하여 부정적 현실을 풍자했다는 것입니다.
원래 우화는 사람이 아닌 것을 마치 사람처럼 표현하여 우회적으로 어떤 대상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기법인데요.
같은 말로 우의, 우언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엄밀하게 우화는 아니지요.
여기서는 우회적이라는 의미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작품을 해설할 때 이런 식으로 표현을 많이 합니다.
또 유사한 질문과 답을 반복하여 문제 상황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고요.
상징적인 소재가 많이 나온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이것을 통해서 주제를 강조하는 효과를 얻고 있지요.
이강백, 알 핵심 정리
갈래: 희곡, 장막극
제재: 알의 정체
성격: 비판적, 풍자적
주제: 부정한 권력의 본질
특징:
· 우의적 기법을 활용하여 부정적 현실을 비판하고 풍자함
· 유사한 문답을 반복하여 문제 상황을 선명하게 드러냄
· 상징적 소재를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주제를 부각함
이강백, 알 전체 줄거리
공룡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시민들은 시민들 중 한 사람을 왕으로 선출한다.
어느 날 박물관장은 큰 알을 들고 나타나 알에서 공룡을 물리칠 임금이 태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왕은 알에서 태어날 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줄 것을 결심하고 자결을 한다.
왕이 죽자 박물관장은 알에는 공룡이 들어 있다고 말을 바꾸고 시민들의 합의 없이 알을 발견한 공로를 이유로 스스로 왕의 대리자 노릇을 하며 최고 권력을 누린다.
‘시민 라’는 직언을 하며 박물관장과 대립하지만 박물관장의 계략으로 목숨을 건 노름을 하게 되고 결국 죽임을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