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시이자 참여시인 김수영의 '풀'을 설명드리겠습니다.
김수영의 '풀'은 많은 교과서와 문제집에 수록된 매우 중요한 작품입니다.
내신 시험을 위해서 '풀'을 공부하실 때 세부적인 부분까지 꼼꼼하게 공부하셨으면 합니다.
시험을 출제하시는 선생님들께서 이 작품을 너무나 잘 아시고, 또 자료도 많으셔서 시험 문제가 어렵게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또 작품의 해석 관점, 즉 절대론적 관점, 표현론적 관점, 반영론적 관점, 효용론적 관점으로 나누어 작품이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외부 지문과 함께 출제되는 문제도 자주 등장합니다.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문서 파일 형태의 2022년 EBS 수능특강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cafe.naver.com/literatureidea/603
김수영, 풀 해설 해석 분석
오늘 설명드릴 작품은 김수영 시인의 '풀'입니다.
아주 유명한 시인의 아주 유명한 작품이지요.
김수영 시인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저항 시인이며 참여 시인입니다.
부정적인 현실을 비판하는 작품을 많이 쓰신 분이지요.
김수영의 '풀'은 풀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민중의 수난과 고난 그리고 이것을 극복해내는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풀은 약하지요.
풀과 싸워서 진다는 말을 하실 분은 아무도 없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풀은 뽑아도 뽑아도 다시 납니다.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지요.
우리가 흔히들 '잡초 같은 생명력' 등 이런 말들을 자주 하잖아요.
이러한 풀의 속성 때문에 풀은 자주 민중을 상징하곤 합니다.
권력에게 억압당하고 힘겨운 삶을 살지만,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가니까요.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백성들을 '민초'라고도 부르지요.
이 작품은 풀과 바람 등을 의인화하여 주제를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작품을 살펴보면 풀은 바람에 나부껴 '눕고, 웁니다', 이는 바람이라는 존재에 억압당하고 굴복하여 힘겨움을 겪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눕고 울던 풀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납니다.'
이 부분은 그동안 바람에 의해 이리저리 휩쓸리기만 했던 풀이 '능동성'을 보인 부분입니다. 수동적인 모습에서 능동적인 모습으로 변한 것이지요.
그러나 날은 흐리고, 풀은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 상황이 계속됩니다.
풀이 억압당하는 힘겨운 현실이 계속되는 것이지요.
그래도 풀은 포기하지 않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먼저 웃습니다.
풀의 강인한 생명력과, 고난에 굴하지 않는 의연함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런데 시의 맨 마지막 부분은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로 마무리됩니다.
풀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그러나 이 작품에서 뒤에 덧붙어야 하는 말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그럼에도 풀은 반드시 다시 일어나고 이 시련을 극복할 것이다는 것입니다.
작품에 나와 있지도 않은 말을 왜 이렇게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냐면 이 작품의 구조 때문입니다.
풀은 누우면 반드시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구조가 반복되고 있지요.
이것을 통해서 시련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것을 풀은 우리 민중은 극복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지요.
결국 이 작품의 주제는 풀의 끈질긴 그리고 강인한 생명력입니다. 이는민중의 저력을 나타내는 것이지요.
이 작품의 특징을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유사한 통사 구조의 반복을 특징으로 들 수 있습니다.
유사한 문장 구조가 반복이 되면서 운율을 형성하고 의미를 강조합니다.
이 작품에서 비슷한 문장 구조가 반복이 되는 것은 이것들 외에도 더 중요한 기능이 있는데요.
일정한 패턴을 만들어서 그것이 다음에도 반복이 될 것이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전달함과 동시에 의지와 신념을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죠.
무슨 이야기냐면 바람이 불면 풀은 누웠습니다.
하지만 누웠던 풀은 바람이 지나가면 다시 일어났지요.
즉, 풀이 눕고 다시 일어나는 구조를 반복함으로써 풀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아무리 힘든 상황이어도 다시 일어나는 민중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또 긍정적인 시어와 부정적인 시어를 대립시켜서 주제를 선명하게 하고 있습니다.
풀과 바람의 대결이 그것이지요.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참여시
성격: 상징적, 현실 참여적
운율: 내재율
주제: 풀의 끈질긴 생명력
특징:
1. 대립적 구조와 상징적인 시어로 시상을 전개함.
2. 평이한 시어와 단순한 형태의 구조로 이루어짐.
3. 동일한 시어 반복과 비슷한 문장 구조 반복으로 운율을 형성하고, 시상을 점층적으로 강화.
구성:
1연: 풀의 나약함(풀의 수동성)
2연: 풀의 강인함(수동성 → 능동성)
3연: 풀의 끈질긴 생명력(능동성 강조)
김수영 작가 소개
김수영(1921~1968) 서울 출생.
김경린(金璟麟)·박인환(朴寅煥) 등과 함께 합동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간행하여 모더니스트로서 주목을 끌었다. 초기에는 모더니스트로서 현대문명과 도시 생활을 비판했으나, 4·19 혁명을 기점으로 자유와 저항정신을 바탕으로 한 참여시를 쓴다. 마지막 시 <풀>에 이르기까지 200여 편의 시와 시론을 발표하였다. 민음사(民音社)에서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김수영 문학상'을 제정하였다.
김수영, 풀 해제
[외재적 관점]
이 시의 ‘풀’을 의인화하여 읽을 때 먼저 떠오르는 것은 풀과 바람의 대립적인 관계이다. 풀은 흔히들 생각하듯 나약한 존재이며, 바람은 시련이나 역경을 뜻한다. 이를 사람에 견주어 읽으면 민중과 억압 세력의 대립으로 해석된다. 이 대립은 ‘눕다 (패배)/일어난다(승리)’, ‘울다(슬픔)/웃다(기쁨)’, 늦게 누워도(수동성)/먼저 일어나고(능동성)‘, ’늦게 울어도(수동성)/먼저 웃는다(능동성)‘ 등에서 한층 명료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풀‘은 1960년대라는 아주 이른 시기에 민중의 역동성을 표현한 김수영의 ’시대를 앞서가는 시‘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해석은 한편으로 시대적 현실을 배경에 전제하고 있다. 1950년대 초반에 일어난 한국 전쟁과 1960년에 일어난 4·194·19 혁명 등의 역사적 사실을 놓고 볼 때 이 시는 시대적 현실에 맞서 드러나는, 민중들의 나약함과 그 속에 감추어진 힘을 풀을 통해 함께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해석은 또한 김수영이란 시인이 지닌 작가적 특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김수영은 현실은 물론 자신에 대해서도 엄정한 비판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으며, 한국 현대 시에 민주주의의 열망을 아로새긴 시인이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외재적 관점이 ‘풀’의 상징을 민중으로 해석하게 만든 것이다.
[내재적 관점]
이 시에서 ‘풀’은 생명 혹은 자연 그 자체를 상징한다. 자연 속에 존재하는 풀인 것이다. 이렇게 보는 해석은 무엇보다 시 그 자체가 빚어내는, 있는 그대로의 의미를 중시한다. 시를 시 자체로 읽어야 한다는 내재적 관점에 충실한 것이다. 이 해석이 기대고 있는 근거는 먼저 ‘동풍’의 의미 해석이다. 시에서 ‘동풍’은 그저 바람이 아니라 ‘비를 몰아오는 동풍’이다. 비와 연결된다면 동풍은 풀과 결코 대립적일 리가 없다. 자연 생태로 미루어 볼 때, 비는 풀을 자라게 하기 때문이다. 뒤에 이어지는 ‘나부껴’라는 경쾌한 흔들림은 이를 다시금 뒷받침한다. 또한 풀의 ‘눕는다/일어난다’의 관계를 통해서도 ‘풀’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풀이 ‘눕는다’는 것은 언제나 ‘일어난다’를 동반한다. 비록 얼핏 보면 대립적인 의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대립은 서로 상충하고 갈등하는 대립이 아니라 이어지고 연결된 현상의 다른 모습일 따름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눕는다/일어난다’로 연결된 두 움직임을 하나로 융합되고 통합되는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김수영의 ‘풀’은 풀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엿보게 된 자연 혹은 생명의 대립적인 양상을 통일적으로 바라보아 우리에게 대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