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의 현대소설 '맹순사'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2019년 9월 고1 모의고사에 출제되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출제되었겠지만 모의고사에 출제된 지문을 바탕으로 해설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해방 직후 혼란스러운 세태 풍자, 채만식의 맹순사 해설
그럼 본격적으로 채만식의 '맹순사'에 대한 해설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해방 직후의 혼란스러운 세태를 비판하고 풍자하고 있지요. 채만식 작가의 특징이 아주 잘 드러나고 있는 작품입니다. 채만식 작가의 가장 큰 특징은 특유의 비아냥과 비꼼을 통한 풍자입니다. '풍자'는 대상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때 당연스럽게 웃음이 따라오기도 하고, 또 웃음을 일부러 유발하게 하여 격을 낮추어 대상을 비웃음의 대상으로 만들지요. 이렇게 웃음을 유발하는 것을 희화화라고 합니다. 요즘은 좀 덜 한데 옛날에 슬랩스틱 코미디나 바보 분장을 통해서 웃음을 유발하는 개그 프로에서 자주 볼 수 있지요.
채만식 작가의 또 다른 특징은 부정적인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비판과 풍자의 강도를 강화한다는 점입니다. 채만식 작가의 다른 작품인 '태평천하의 윤직원 영감', '치숙'의 '나', '미스터 방' 등에서도 이러한 기법이 등장하지요. 이 작품의 제목이자 주인공인 '맹순사'도 이에 부합하는 부정적인 인물이지요. 맹순사는 일제 강점기에 순사를 했던 친일파입니다. 또한 온갖 뇌물을 받아먹은 부정적 인물이지요. 그러면서도 본인이 남들에 비해 크게 먹지 않았으니 청렴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입니다. 거기에 해방 후 자신이 보기에 급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이 순사가 되는 현실에 개탄을 하고 환멸을 합니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세상을 만드는데 맹순사 본인이 일조한 것은 생각하지 않고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아전인수 격의 자기 합리화를 하는 인물이지요. 한마디로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한 잘못은 괜찮고 남이 한 잘못은 못 참는 인물이지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말이 떠오르게 합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또 하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점은 해방 직후의 혼란한 세태입니다. 일제 강점기 때에 같은 민족을 착취하고 괴롭혔던 친일파들을 청산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하고, 범죄인들이 순사가 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지요. 부정적인 인물이 부정적인 상황을 비판하는 상황을 연출하여 비판의 강도를 더하고, 독자로 하여금 이러한 상황에 대한 냉소와 쓴웃음 그리고 비판 의식을 갖게 하고 있지요.
정리하면 채만식 작가는 부정적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 부정적 인물도 비판할 수밖에 없는 세태를 보여줌으로써 현실이 얼마나 부정적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수법을 통해서 대상과 사회를 희화화하고 풍자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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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현대 소설, 단편 소설
성격: 풍자적, 사실적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시간 - 해방 직후, 공간 - 서울 종로
구성: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5단 구성
제재: 해방 직후의 세태
주제: 해방 직후의 혼탁한 사회 현실 비판.
특징:
1.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현실을 맹 순사라는 인물을 통해 풍자하고 비판함.
2. 해방 직후 혼란스러운 사회상의 단면을 사실적으로 반영하고 있음.
3.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역순행적 구성 방식을 사용함.
4. 전지적 서술자가 특정 인물의 시각에서 사건을 서술하여 인물의 내명을 드러냄.
5. 요약적 진술을 통해 인물의 과거 행적을 드러내어 인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음.
6. 부정적 인물이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을 보인 뒤 그의 실상을 드러내는 반어와 희화화를 통해 인물의 허위와 위선을 효과적으로 고발함.
7. 자신도 떳떳하지 못하면서도 해방 직후의 세태를 보며 의구심을 갖고 나아가 개탄하고 환멸을 느끼는 인물의 모습을 통해 세태 풍자의 효과를 극대화함.
구성:
발단: 해방 후 순사직을 그만둔 맹순사.
전개: 아내의 성화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순사가 됨.
위기: 배정받은 파출소에서 건달 노릇을 하던 노마가 순사가 된 것을 보고 현실을 개탄함.
절정: 살인강도이자 무기 징역수였던 강봉세가 순사가 된 것을 보고 강봉세와의 악연을 떠올리며 몸서리침.
결말: 집에 돌아와 사표를 쓰며 도둑이 순사가 되는 현실을 비판함.
등장인물
* 맹순사: 일제 강점기에 일제 앞잡이 노릇을 톡톡히 하였고, 이어 해방이 되고 나서도 순사직을 수행하다 살인강도범 강봉세를 만나자 순사직을 그만둔다.
* 서분이: 열일곱 살에 맹 순사의 후취로 시집을 와서 올해로 스물다섯 살이다. 남편이 자신을 호강시켜 주지 못하는 것을 불만스러워한다.
* 강봉세: 일제 때 살인강도범으로 철창에 갇혀 있다가 맹 순사와 악연을 맺었다. 해방이 되자 경찰이 되어 같은 파출소에서 맹 순사를 만나게 된다.
* 노마: 맹 순사의 행랑채에 세들어 살던 행랑아들. 해방 전에는 행패를 부리며 놀다가 해방 후 경찰이 되어 맹 순사와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게 된다.
전체 줄거리
일제 강점기에 순사였던 맹순사는 8·15 해방 바로 뒤에 순사직을 그만둔다. 그는 순사 생활 팔 년 동안 아내에게 뉴똥치마 하나 마련해 주지 못한, 지지리 주변머리 없는 사람이다. 열일곱에 서른 살 난 맹 순사에게 후취로 시집온 그의 아내 서분은 신경질적이요, 요망스러운 부류의 여자이다. 그녀는 오늘 아침만 하여도 하찮은 일이 시초가 되어 그 뉴똥치마는 기회가 없어서 마련을 못하였지만, 양복벌을 빼앗아 입고 돈을 받아 쓰고 쌀, 나무며 반찬거리를 얻어먹고 술대접을 받았지만, 큰 것을 먹지 아니하였으니 자신은 깨끗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맹 순사의 청백관이다. 맹 순사는 생활난에 쫓겨, 배운 도적질이 그뿐이라 생각하고 군정청 경찰학교를 찾아가 경찰을 지원한다. 그는 팔 년이나 다닌 경험자라고 간단히 테스트 후에 당장 채용되어 XX파출소에 배속받는다. 맹 순사는 근무지를 가면서 시민들이 자기를 대하는 태도에 놀라면서 지난 일을 반성한다. 마침내 XX파출소에 당도해 보니 그를 맞이한 사람은 자신의 집에 세 들어 살았던 주인집의 행랑아들인 '노마'였다. 노마는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았고 우미관을 드나들면서 주먹패의 똘마니 생활을 했는데, 주먹질 때문에 파출소에 끌려간 그를 맹 순사가 몇 차례 풀려나오게 하기도 하였다. 맹 순사는 속으로 '저런 것이 다 순사니, 수모도 받아 싸지'하고 속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맹 순사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전출 간 노마 대신에 온 새로운 동료 때문이다. 이 사람은 재작년 맹 순사가 XX경찰서에서 유치장 간수로 있을 때, 살인 강도죄로 붙잡혀 들어왔던 강봉세였다. 그리고 강봉세는 맹 순사에게 복수의 칼을 갈던 사람으로 정치범·사상범이 풀려나올 때 같이 나와 경찰이 된 사람이었다. 오후에 헐떡거리며 집으로 돌아온 맹 순사는 강봉세의 칼에 배가 찔리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사직원을 썼다. 그리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순사라는 게 살인강도와 다를 게 없다고 넋두리한다.
해제
해방 직후의 혼탁한 사회 현실을 풍자적으로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일제 강점기에 순사 노릇을 하며 부정부패를 일삼던 인물들이 해방 이후에도 계속 순사가 될 정도로 일제 청산 문제에 있어서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점이나, 범죄자들조차 순사가 될 수 있었던 허술한 행정 체계에 초점을 맞추어 해방 공간에서의 혼란상을 여실히 드러내며 비판적 주제 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무수히 많은 뇌물을 받고도 자신은 청렴하다고 합리화하는 맹순사는, 학력도 짧고 건달 노릇을 하던 노마나 살인강도이자 무기징역수였던 강봉세마저 버젓이 순사가 되는 해방 직후의 어수선하고 혼란한 현실에 환멸을 느낀다. 해방 직후의 혼탁한 세태를 자신도 떳떳하지 못한 맹순사의 시선으로 그려 나감으로써 채만식 특유의 풍자적 기법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특징을 지닌다.
'맹순사'와 '치숙'의 시점과 풍자
부정적 대상과 현실을 비아냥거리는 어조로 우스갯거리로 만들어 그 부정적인 성질을 부각하는 기법인 풍자는 채만식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맹순사'와 '치숙'은 사건을 바라보는 핵심적 시각에 해당하는 인물을 부정적인 인물로 설정함으로써 좀 더 정교한 풍자적 효과를 거둔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맹순사'는 전지적 서술자가 맹순사를 초점 화자(인물)로 삼아 그의 시각에서 사건을 서술하면서 민족의식과 도덕의식이 결여된 인물이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모습을 통해 그의 허위와 위선을 부각하는 한편,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한 인물이 혼탁한 세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모습을 통해 세태 풍자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치숙'은 '나'가 아저씨(치숙)에 대해 이야기하는 1인칭 관찰자 시점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독자는 '나'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데 '나'가 자신의 영달을 꾀하는 데만 관심을 가지는 친일적인 부정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는 '나'의 말을 의심하면서 오히려 아저씨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아저씨를 희화화하며 묘사하지만, 실제로 풍자가 되는 대상은 바로 '나'인 것이다. 이처럼 이 작품은 '신뢰할 수 없는 화자'인 '나'가 아저씨를 비판하는 구조를 통해 일제 강점기 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풍자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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