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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운문

이이 낙지가 핵심 정리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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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는 고전 시가 작품인 이이의 '낙지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가사'인 이 작품은 '양반 가사'이자 '은일 가사'로 분류되는 작품입니다. 양반 가사는 양반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양반이 쓴 가사를 말하는 것이고, '은일 가사'는 속세를 떠나 자연 속에서 은거하며 지내는 삶에 대해 노래한 작품을 의미합니다. 이이의 '낙지가'는 자연 속에서 은거하면서 느끼는 삶의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지요.

2025년 수능특강에 수록된 부분에 대한 지문과 해설을 추가하여 글을 보완했습니다.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파일 형태의 EBS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cafe.naver.com/literatureidea/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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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의 낙지가 해설

이이의 가사 작품인 '낙지가'에 대한 해설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지극한 즐거움인 '지락'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즐거움', '지락'이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쾌락이나 욕구 충족과는 정말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세속적 욕망을 멀리하고 갈등이 없고 깨끗한 자연 속에서 욕심이 없는 무욕의 상태에서 느끼는 기쁨을 의미합니다. 도와 깨달음을 추구하는 성현이나 수행자들이 깨달음을 얻으며 느끼는 기쁨과 같은 것이지요. 그것은 아마도 평범한 사람인 우리들이 보기에 쾌락보다는 고행과 고통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비문학에 가끔 나오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쾌락주의'와 비슷한 맥락이지요. 쾌락을 추구하다 보면 과거에 즐거웠던 것들이 즐겁지 않게 됩니다. 인간은 더 강한 자극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욕망을 자제하고 조절하여 평정을 이루면 사소한 것에서도 기쁨을 느낄 수 있지요. 사실 조선 시대의 양반 사대부들이 추구했던 자연 친화적 무욕에 대한 관념과 에피쿠로스 학파의 '쾌락주의'를 같은 선상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좀 억지이기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도 문제를 출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한 번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이이_낙지가

   : 화자가 긍정하는 가치 ↔ 대비, 대조      : 화자가 부정하는 가치  

여파(餘波)[큰 물결이 지난 뒤의 잔물결]에 정을 품고

그 근원을 생각해 보니

연못의 잔물결

맑고 깨끗이 흘러가고

오래된 우물에 그친 물

담연(淡然)히[욕심 없고 깨끗이] 고여 있다.

물의 근원에 대한 생각(자연의 섭리)

 

짧은 담에 의지(依支)하여

고해(苦海)['고통의 바다'라는 뜻으로, 괴로움이 끝이 없는 인간 세상을 이르는 말]를 바라보니

욕낭(慾浪)[욕심의 물결]이 하늘에 차서 넘치고

탐천(貪泉)[탐욕의 샘]이 세차게 일어난다. → 물의 속성(흐름)을 통해 자연과 속세를 대비

부정적 현실 인식

 

흐르는 모양이 막힘이 없고 기운차니

나를 알 이 누구인가.

평생(平生)을 다 살아도

백 년(百年)이 못 되는데

공명(功名)[공을 세워서 자기의 이름을 널리 드러냄, 세속적 가치]이 무엇이라고

일생(一生)에 골몰(汨沒)할까.

하관(下官)[낮은 벼슬을 천력(踐歷)[이곳저곳을 널리 돌아다님] 하고

부귀(富貴)[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음]에 늙어서도

남가(南柯)의 한 꿈이라[남가일몽, 모든 것이 한낱 꿈에 지나지 않음 → 인생무상]

황량(黃粱) 이 덜 익었네.[황량지몽 → 덧없는 꿈이나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 = 일장춘몽]

나는 내 뜻대로

평생(平生)을 다 즐겨서  → 제목 '낙지가'의 의미를 알 수 있는 부분. 자신이 지닌 '뜻'을 평생토록 즐기며 살아가겠다는 자세가 드러남

천지(天地)에 우유(優游)하고[하는 일 없이 한가롭고 편안하게 지냄, 유유자적]

강산(江山)[자연, 속세와 단절된 공간]에 누우니

사시(四時)의 내 즐김이

어느 때 없을런가 → 화자의 '뜻'이 구체화된 부분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가 드러남, 설의법)

자연을 한가롭게 즐김

 

누항(陋巷)[좁고 지저분하며 더러운 거리]에 안거(安居)[편안하게 지냄]하여 단표(簞瓢)[도시락과 표주박(소박한 음식), 단사표음]의 시름 없고

세로(世路)[세상의 길(속세)]에 발을 끊어 명성(名聲)[세상이 널리 퍼져 평판 높은 이름]이 감추어져

은거 행의(隱居行義)[숨어 지내며 의를 행함] 자허(自許)하고[스스로 허락하고] 요순지도(堯舜之道)[요나라와 순나라 때와 같은 태평성대] 즐기니

내 몸은 속인(俗人)[속세의 사람]이나 내 마음 신선(神仙)이오.

진계(塵界)[티끌의 세상(속세)]가 지척(咫尺)[가까움]이나 지척(咫尺)이 천 리(千里)[속세와의 거리감]로다. → 속세와의 물리적 거리는 가까우나, 부귀공명을 추구하는 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정서적 거리는 친 리만큼 멀다는 의미(역설법, 대구법)

제 뜻을 고상(高尙)[품위나 몸가짐이 속되지 않니하고 훌륭함]하니 제 몸이 자중(自重)[말이나 행동, 몸가짐 따위를 신중하게 함]하고

일체의 다툼이 없으니 시기(猜忌)할 이 누구인가.[시기할 사람이 없음, 설의법]

뜬 구름이 시비(是非)[옳고 그름을 따지는 말다툼] 없고 날아다니는 새가 한가(閑暇)하다. → 자연(뜬구름, 날아가는 새)은 다투지 않고 유유자적함

여년(餘年)[남은 인생]이 얼마런고 이 아니 즐거운가.

제 뜻을 제 즐기고 제 마음 제 임의(任意)라.

먹으나 못 먹으나 이것이 세상(世上)이며

입으나 못 입으나 이것이 지락(至樂)이다. → 이것(자연에 은거하는 것)이 지극한 즐거움이다.

자연에서 사는 지극한 즐거움

 

직처(織妻)가 베를 짜니 의복(衣服)이 걱정 없고

앞 논에 벼 있으니 양식(糧食)인들 염려(念慮)하랴

노친(老親)이 강왕(康旺)하니[몸이 건강하고 기력이 좋음] 내 무슨 시름이며

형제(兄弟)가 단락(團樂)[사이가 좋음]하니 즐거움이 또 있는가. → 가난하지만 만족하면서 살아감

내 뜻의 내 즐거워 낙지가(樂志歌)를 지어내니 → 자신이 지닌 뜻을 지키는 삶이 즐거움(제목의 의미)

묻노라 청허자(淸虛者)[마음이 맑고 깨끗한 사람]야 이를 능히 좋아하면

평생의 이를 즐겨 죽도록 잊지 마라 → 속세를 떠나 자연 속에서 욕심 없는 삶을 살라는 당부와 권유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양반 가사, 은일 가사

성격: 비유적, 대조적, 자연 친화적, 성찰적

주제: 자연 속에 은거하면서 느끼는 삶의 즐거움

화자의 정서와 태도: 세속적인 부귀영화의 덧없음과 자연에 은거하며 지내는 즐거움

 

특징:

1. 비유적인 시어를 자주 활용함.

2. 화자와 속세 간의 거리감을 역설법을 사용하여 표현함.

3. 작가의 다른 작품인 '낙빈가'와 마찬가지로 조선 시대 사대부들의 자연 친화적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음.

4. 고사를 인용하여 화자가 말하려는 바를 효과적으로 드러냄.

5. 화자가 긍정적으로 여기는 것과 부정적으로 여기는 것을 대비하여 강조함.

 

구성:

1~3행: 물을 통해 드러나는 평안한 마음.

4~11행: 탐욕과 고통으로 가득 찬 세속의 삶을 되돌아봄.

12~19행: 세속을 멀리하고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아감.

20~23행: 세속을 떠나 살아가는 삶의 한가로움과 만족감.

 

* 모자이크가 제외된 자료는 무릉도원 정회원이 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이이-낙지가-해설-1
이이-낙지가-해설-1

 

이이-낙지가-해설-2
이이-낙지가-해설-2

 

구절 풀이:

* 여파에 정을 ~ 세차게 일어난다: 작품 전체의 내용을 바탕으로 볼 때, '여파'는 자연을 의미하는 시어이고, '연못의 잔물결'과 '오래된 우물에 그친 물'은 '여파'의 하위 개념 정도로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여파'는 맑고 깨끗이 흘러가기도 하고, 욕심 없이 깨끗이 고여 있기도 한 것으로 화자가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가치이다. 반면, '고해', '욕랑', '탐천' 등의 표현 속에는 속세에 대한 화자의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인식이 담겨 있다. '고통의 바다', '욕심의 물결', '탐욕의 샘' 등의 표현을 통해 화자가 속세를 고통스럽고, 탐욕이 넘쳐나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낙지가 현대어 풀이

잔물결에 정을 품고 (물결이 이는)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 보니 / 연못에 이는 잔물결은 맑고 깨끗이 흘러가고 / 오래된 우물에 (고여서) 그쳐 있는 물은 욕심이 없이 깨끗하게 고여 있구나. / 짧은 담벼락에 몸을 기대어 고통의 바다를 바라보니 / 욕심으로 인한 거센 물결이 하늘까지 차서 넘치고/  탐욕의 샘물이 세차게 솟아 일어난다. / (물이) 흐르는 모양이 막힘이 없고 기운차니 (그 속에서) 나를 알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 낮은 벼슬을 두루 거치다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아져 늙어서도 / 모든 것이 한낱 덧없는 꿈이고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로구나. /나는 내 뜻대로 평생을 다 즐겨서 / 유자적하게 노닐며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누우니 / 사계절을 즐기는 것이 어느 때가 없겠는가? / 내가 사는 곳에서 편안하게 지내며 소박한 음식을 먹으니 시름이 없고 / 세상에 발을 끊으니 평판 높은 이름이 감추어져 / 숨어 지내며 의를 행하는 것이 넉넉히 할 만한 일이라 여기고 요순시대와 같은 태평성대를 즐기니 / 내 몸은 속세의 사람이나 내 마음은 신선과 같구나. / 속세가 매우 가깝지만 그 가까움이 천 리만큼 멀게 느껴진다. / 내가 가진 뜻을 높이고자 하니 (저절로) 내 몸이 신중하게 되고 / 다른 사람과) 전혀 다툼이 없으니 시기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 뜬구름은 옮고 그름을 따지는 말다툼이 없고 날아다니는 새는 여유가 있다. / 남은 생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이) 이 아니 즐겁겠는가?

 

해제

1. 이이의 '낙지가'는 세속적인 욕망을 초탈한 내면 의식, 속세를 버리고 자연에 은거하여 신선과 같은 정신적 자유를 누리고 싶은 소망 등을 드러내면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안빈낙도하며 편안하고 한가롭게 지내고자 하는 삶의 자세를 노래함.

 

2. 이 작품은 자연에 묻혀 사는 즐거움을 표방하는 은일 가사로, 작가가 1523년(중종 18) 전후인 42세 무렵, 14년간의 귀양살이에서 풀려나 서울로 돌아오지 않고 전남 담양에 은거하며 지은 것이다. 화자는 세속적 욕망을 초탈한 내면 의식과 속세를 버리고 자연에 은거하여 신선과 같은 정신적 자유를 누리고 싶은 소망 등을 드러내면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안빈낙도하며 편안하게 지내고자 하는 삶의 자세를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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