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백 작가의 희곡 '파수꾼'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제목에 등장하는 '파수꾼'이라는 단어의 원래 뜻은 적을 비롯하여 외부의 위험 요소를 감지하고, 또 그 위험을 1차적으로 막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파수꾼이 존재한다는 것인 집단의 안전을 위협할 만한 존재가 있다는 것이고, 또 파수꾼이 사람들에게 위험 신호를 보내는 것은 집단의 안정을 위협하는 어떤 존재가 등장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만약 집단의 안전을 위협하는 외부의 적이 실제로는 없으며, 또 파수꾼은 있지도 않은 가상의 적이 있다고 사람들에게 경보를 울렸다면 어떨까요?
파수꾼의 경보를 들은 국민들은 어떻게 행동을 하고, 또 그러한 거짓 경보로 인해 이익을 얻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리고 그 사람은 왜 그런 짓을 했을까요?
이강백의 '파수꾼'을 함께 살펴보며 이 질문들의 답을 찾아보도록 하죠.
이강백의 파수꾼, 양치기 소년을 모티프로 하여 권력이 대중을 지배하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다.
'파수꾼'을 쓰신 이강백 작가는 희곡 갈래에서 아주 유명한 분이시지요.
그리고 정말 심오한 깨달음을 알기 쉽게 표현하시는 분이시기도 하고요.
또한 희곡은 아무래도 작품 수가 다른 갈래에 비해 적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작품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파수꾼'과 '결혼'은 내신에서는 중요하지만,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수능에서는 출제 가능성이 비교적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강백 작가의 다른 작품들은 언제 수능에 출제되어도 이상하지 않으니 기회가 되실 때마다 꼼꼼하게 정리를 해두시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의 줄거리를 설명드리면서 아까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겠습니다.
작품 속 어떤 마을이 있는데 그곳은 이리(=늑대)의 위협으로부터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망루를 세우고 그곳에서 파수꾼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파수꾼은 가끔 북을 쳐서 이리 떼가 온다고 경고를 하곤 했죠.
그리고 '파수꾼 다'라는 인물이 망루에 파수꾼으로 부임되어 옵니다.
'파수꾼 다'는 진실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리 떼라고 경고하던 것이 아름다운 구름이었다는 것을요.
'파수꾼 다'는 사람들에게 이리 떼는 없다는 진실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하지요.
그 소식을 들은 촌장은 '파수꾼 다'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파수꾼 다'에게 이리 떼가 있다고 말을 하라고 하며, '딸기'라는 경제적 이익을 주겠다고 회유하지요.
촌장은 이리 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촌장은 '파수꾼 다'가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경하게 나오자, 촌장은 가상의 적인 '이리 떼'가 마을 사람들을 단결하게 만들었으며, 이리 떼가 없다는 진실을 밝히면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것이 깨지고, 사회적으로 혼란이 올 것이라는 말로 설득하려 합니다.
이러한 말에도 설득이 되지 않는 '파수꾼 다'에게 촌장은 비장의 수를 씁니다.
이 사실을 밝히면 그동안 이리 떼가 있다고 속인 것에 분노한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하며 '파수꾼 다'에게 시간을 달라고 감정에 호소하지요.
이것에 마음이 약해진 '파수꾼 다'는 이리 떼가 있다는 말을 하고, '파수꾼 다'는 결국 이솝 우화의 양치기 소년이 되어 다시는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촌장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서 '파수꾼 다'를 마을 사람들과 격리하지요.
이제 처음에 드렸던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겠습니다.
실제 이리 떼는 없었으며, 파수꾼은 있지도 않은 이리 떼가 온다고 북을 울려서 사람들을 공포감에 빠뜨린 것입니다.
그리고 촌장으로 상징되는 권력가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공포를 조장하여 딸기라는 경제적 이득을 부정적으로 취득하고, 사람들을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조정하고 지배했던 것입니다.
'파수꾼 다'와 같이 진실을 폭로하려 하는 사람이 생기면 회유를 하든, 아니면 폭력적인 방식으로 제거를 하든 진실을 말할 수 없게 만들었고요.
따라서 이 작품은 권력자들이 어떻게 대중들에게 진실을 속이고, 또 위기의식을 조장하여 자기 마음대로 대중들을 조정하고 지배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당시의 시대상과 연결 지어 생각하면, 군부 독재 시설 북이 남침을 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북에 대응하기 위해서 개인의 소소한 자유를 억압하고, 국가를 위한 국민의 희생은 당연하다는 식으로 명분을 만들고 그 명분을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주입했지요.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여 권력을 유지하고 독재를 계속해 나갔지요.
이 작품은 그러한 당시의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풍자의 수법을 통해서 잘 표현하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지요.
또 이 작품은 이솝우화에 등장하는 '양치기 소년'을 모티프로 하여 만든 작품입니다.
이렇게 유명한 작품을 모티프로 해서 작품을 만들면, 좋은 점이 관객들이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무수한 상징들과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표현들이 많지만 아래 해설에 잘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강백, 파수꾼 핵심 정리
갈래: 단막극, 풍자극
성격: 교훈적, 우화적, 상징적, 현실 풍자적
주제: 진실이 통하지 않는 사회의 비극과 진실에 대한 열망.
특징:
1. '늑대와 양치기 소년'이라는 우화를 모티프로 현실을 그려냄.
2. 상징성이 강한 인물과 소개를 사용하여 현실 풍자
이강백, 파수꾼 전체 줄거리
망루를 지키는 '파수꾼 다'의 편지를 받고 촌장이 망루로 찾아온다.
촌장은 '파수꾼 다'를 만나 이리 떼가 없다는 '파수꾼 다'의 편지 내용을 인정한다.
그러나 촌장은 마을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리자는 '파수꾼 다'를 여러 이유를 들어 회유한다.
'파수꾼 다'는 결국 촌장의 설득에 넘어가 마을 사람들 앞에서 이리 떼가 몰려온다고 거짓말을 한다.
촌장은 이런 '파수꾼 다'에게 망루를 영원히 지키게 하여 마을 사람들과 격리한다.
이강백, 파수꾼 해제
이 작품은 진실이 묻히고 마는 1970년대의 우리 정치 상황을 풍자한 희곡이다.
'파수꾼 다'는 이리 떼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밝히고 싶어 한다.
하지만 촌장의 회유로 '파수꾼 다'는 결국 이리 떼가 몰려온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이것은 당대의 정치 현실을 풍자한 것으로 정치 세력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가를 보여 주고 있다.
이 작품은 이리 떼가 몰려온다고 거짓말을 하는 파수꾼과 이에 속는 마을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서 이솝 우화 '양치기 소년'과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