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서우의 평시조이자 연시조 작품은 '유원십이곡'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제목이 십이곡이나 당연히 전체 작품도 12수가 되겠지요. 하지만 이번 시간에는 2020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된 지문인 1수부터 7수를 기준으로 하여 해설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안서우의 유원십이곡을 비롯하여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파일 형태의 EBS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cafe.naver.com/literatureidea/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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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우의 유원십이곡 해설 및 지문
안서우가 쓴 연시조인 유원십이곡에서 '유원'은 충천도 제천 지역에 있는 지명입니다. 작가인 안서우가 은거했다고 알려진 곳이지요. 이 작품의 화자는 이 '유원'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하여 자연 속에서 사는 즐거움과 풍류, 강호한정, 안빈낙도 등을 노래합니다. 그런데 후반부에 보면 속세에 대한 미련이 드러나고 있지요. 초반에는 자연 속에서 안빈낙도하는 자신의 삶이 좋다고 하지만, 화자의 솔직한 마음은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탄과 더불어 속세에 대해 미련을 가지고 있지요. 이 작품의 독특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전통적인 자연친화적 작품들과는 상당히 다르지요. 속세에 대한 미련을 드러내고 있으니까요.
안서우의 유원십이곡 서장 ~ 7장까지 지문,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은 해설입니다.
<서장>
내 마음 져버아 남의 생각하니 /
나 슬흐면 남슬코 남 됴흐면 나 됴흐니 /
모로미 기소불염(己所不念)을 물시어인(勿施於人)하리다.
<제1장>
문장(文章)을 하쟈하니 인생식자(人生識字) 우환시(憂患始)오 → 학문과 출세에 대한 부정적 생각.
공맹(孔孟)을 배호려 하니 도약등천(道若登天) 불가급(不可及)이로다 /
이 내 몸 쓸 데 업스니 성대농포(聖代農圃) 되오리라. → 속세를 떠나 강호(자연)에서 생활하려는 마음.
<제2장>
청산(靑山)은 무스 일노 무지(無知)한 날갓타며 /
녹수(綠水)는 엇지하야 무심(無心)한 날 가타뇨 → 청산과 녹수를 자신과 동일시, 세상과 단절한 존재로 인식.
무지(無知)타 웃지 마라 요산요수(樂山樂水)할가 하노라.
<제3장>
홍진(紅塵)에 절교(絶交)하고 백운(白雲)으로 위우(爲友)하야 /
녹수(綠水) 청산(靑山)에 시름 업시 늘거가니 → 자연 속에 걱정 없이 묻혀 사는 삶.
이 듕의 무한지락(無限之樂)을 헌사할가 하노라.
<제4장>
경전(耕田)하야 조석(朝夕)하고 조수(釣水)하야 반찬(飯饌)하며 /
장요(長腰)의 하겸(荷鎌)하고 심산(深山)의 채초(採樵)하니 /
내 생애(生涯) 이뿐이라 뉘라셔 다시 알리.
<제5장>
내 생애(生涯) 담박(澹泊)하니 긔 뉘라셔 차자 오리 /
입오실자(入吾室者) 청풍(淸風)이오 대오음자(對吾飮者) 명월(明月)이라 → 자연과 벗 삼아 사는 삶, 자연 친화적.
이 내 몸 한가(閑暇)하니 주인(主人) 될가 하노라.
<제6장>
인간(人間)의 벗 있단말가 나는 알기 슬희여라 → 속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물외(物外)에 벗 업단말가 나는 알기 즐거웨라 → 자연에 대한 긍정적 인식.
슬커나 즐겁거나 내 분인가 하노라.
<제7장>
영산(嶺山)의 백운기(白雲起)하니 나는 보뫼 즐거웨라 /
강중(江中) 백구비(白鷗飛)하니 나는 보뫼 반가왜라 → 자연 친화적 태도.
즐기며 반가워하거니 내 벗인가 하노라.
안서우, 유원십이곡 현대어 풀이
안서우의 유원십이곡을 현대어로 풀이하여 정리한 자료입니다.
내 마음을 접어 남의 입장을 생각하니 /
내가 싫은 것은 남도 싫어하고 남이 좋아하는 것은 나도 좋아하니 /
모름지기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으리라.
현대어 풀이 (제1장)
문장을 배우고자 하니 세상살이 글자를 알면서부터 우환이 시작되는 것이오 /
공맹(공자와 맹자의 학문)을 배우려 하니 도(道)를 터득하는 것은 하늘을 오르는 것만큼 미칠 수 없도다 /
이 내 몸 쓸데없으니 태평성대에 농사(농포 : 농사짓는 밭)나 지으리라
현대어 풀이 (제2장)
청산은 무슨 일로 무지한 나와 같으며 /
녹수는 어찌하여 무심한 나와 같으뇨 /
무지하다 웃지 마라 산수를 좋아할까 하노라
현대어 풀이 (제3장)
세속과 절교하고 흰구름을 벗으로 삼아 /
녹수와 청산에서 시름없이 늙어가리라 /
이 중에서 끝없는 즐거움을 야단스럽게 누릴까 하노라
현대어 풀이 (제4장)
논밭을 일궈 조석을 하고 낚시하여 반찬으로 삼으며 /
허리에 낫을 차고 깊은 산에 들어가 땔나무하니 /
내 생애는 이뿐이라 누가 다시 알아주리
현대어 풀이 (제5장)
내 생애 욕심(慾心)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니 그 누가 찾아 오리 /
내 집에 들어오는 자는 청풍이오 나와 술을 대하는 자는 명월이라 /
이 내 몸 한가하니 주인이나 될까 하노라
현대어 풀이 (제6장)
인간세상에 벗이 있다는 말인가 나는 알기 싫어라 /
자연 속에 벗이 없다는 말인가 나는 알기 즐거워라 /
싫거나 좋거나 내 분수인가 하노라
현대어 풀이 (제7장)
산꼭대기에 흰구름이 일어나니 나는 보는 것이 즐거워라 /
강 한가운데 백구 나니 나는 보는 것이 반가워라 /
즐기며 반가워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핵심 정리 및 구성
갈래: 평시조, 연시조
성격: 풍류적, 전원적, 낭만적, 비판적
주제: 강호에서의 삶과 감흥, 세상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과 한탄.
특징: 전통적인 자연 친화적 시조와 다르게 속세에 대한 미련과 관심이 보임.
구성:
-제1장: 출사에 대한 체념과 성대농포에의 다짐.
-제2장: 자연과 동화되며 요산요수하는 삶의 선택.
-제3장: 자연에서 시름없이 늙어 가며 느끼는 즐거움.
-제4장: 밭 갈고 낚시하고 나무하며 사는 생활.
-제5장: 자연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
-제6장: 자신의 생활에 대해 안분지족하는 태도.
-제7장: 자연을 벗 삼으며 느끼는 즐거움.
-제8장: 현재의 삶이 지난날의 벼슬살이보다 나음.
-제9장: 강호에 있으면서도 속세에 대한 미련을 보임.
-제10장: 고향에서 부모님을 공양하려는 마음.
-제11장: 인간을 벗어난 자연에서의 즐거움.
-제12장: 자연의 삶 속에 견딜 수 없는 심정들.
해제
이 작품은 작가 안서우가 은처에 칩거하며 그곳에서의 생활을 노래한 총 13수의 연시조이다. 전반부에서는 출사를 포기하고 강호에서의 삶을 살겠다는 태도를 밝히며 강호에 은둔하는 생활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 보여 주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강호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현재의 삶이 지난날의 벼슬살이보다 올바른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드러내지만 자연 속에 은거하는 삶이 귀먹고 눈먼 데다 벙어리 노릇까지 해야 하는 견딜 수 없는 심정임도 노래하고 있다. 이는 작가가 자연에 은둔하였지만 현실 사회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