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시인의 현대시 '산에 언덕에'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신동엽 시인은 김수영 시인과 더불어 대표적인 저항 시인이자 참여 시인이죠. 이 작품은 현실 비판의 메시지와 더불어, 떠나가버린 존재에 대한 그리움과, 그 존재가 추구하는 소망이 실현되기 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신동엽의 산에 언덕에 상세 해설
그럼 본격적으로 신동엽 작가의 '산에 언덕에'에 대한 해설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작품의 패턴은 이렇습니다. 화자가 그리워하는 '그'를 다시 볼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죠. 화자가 이렇게 그리워하는 대상이니 긍정적이고 정의로운 존재였을 겁니다. 비록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지만 '화사한 그의 꽃'이 '산에 언덕에' 필 것이라고 말하고 있죠. '화사한 그의 꽃'은 '그'가 추구했던 또 가지고 있던 아름다운 정신과 의지였을 겁니다. 그리고 이 꽃은 '산에 언덕에' 그리고 세상 곳곳에 남아 있고요. 정리하면 긍정적인 존재인 '그'는 비록 없지만, 그의 정신과 의지는 세상 곳곳에 남아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지요. 제목인 '산에 언덕에'의 의미는 그곳에 '화사한 그의 꽃', 즉 정신이 남아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4연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반복되는데요. '그의 영혼 / 들에 피어날지어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세상 곳곳에 그의 정신이 남아 있으며,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라는 확신과 희망을 담은 표현이 되겠습니다. 내용을 대략적으로 정리를 하면 '그'라는 존재는 의로운 일을 위해서 헌신하다가 희생되었지만, 그의 의지와 정신은 '산에 언덕에' 남아 있으며 이러한 희생이 헛되지 않게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을 하고 있죠.
여기까지 말씀을 드리면 대충 감을 잡으셨을 텐데요. 이 작품을 외재적 관점에서 해석을 하면 4·19 혁명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고, 그 사람들이 4·19 혁명을 통해서 추구했던 소망, 즉 자유와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국가가 실현되기를 소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작품 속 '그'는 4·19 혁명에서 희생된 영령들이라고 할 수 있고, '그의 꽃'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추구했던 사람들의 정신과 의지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그의 노래'는 자유와 정의에 대한 '그'의 외침, '그의 노래'는 자유와 정의에 대한 외침으로 해석할 수 있지요.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추모적, 상징적, 회상적, 확신적, 희망적
주제: 그리운 이가 추구하던 소망의 실현에 대한 염원
특징:
1. 유사한 통사 구조의 반복과 대구적 표현을 통해서 운율 형성.
2. ‘~ㄹ지어이’라는 종결 어미를 사용하여 화자의 소망과 믿음을 강조.
구성:
1~2연: ‘그’의 부활에 대한 소망
3~4연: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행인에 대한 위로(‘그’의 뜻을 마음에 담으라는 의미).
5연: ‘그’의 소망이 실현될 것에 대한 확신.
해제
신동엽의 시비(詩碑)에 새겨진 이 시는 그의 문학 정신이 잘 승화된 서정시이다. 개인적인 자아보다는 항상 [우리]라는 민족문학적인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시를 쓰는 시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의 내용을 훨씬 더 쉽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으리라. 이 시는 이 땅에서 한스럽고 선량하게 살다가, 죽어서도 이 땅의 산야에 감도는 '그리운 그'(민중)의 넋들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했다. 시가 쓰인 시대적 상황에 비추어 보아 4.19 혁명의 영령을 기린 시라고 할 때, '꽃', '바람' 등의 시어는 "고매한 신념과 이상을 가지고, 소리 높여 외치다 죽어간 그리운 그의 환생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행인은 그를 생각하며 쓸쓸한 마음으로 눈 덮인 들길을 걷고 있다. 역사의 '봄'을 위해 한 젊은이가 죽고 난 지금은 '겨울'. '그리운 그'의 얼굴과 노래와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세상이 텅 빈 듯한 공허함이 '비었거든'이라는 말속에 함축되어 있다. 그러나 화자는 이러한 공허감에 그대로 침몰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그 공허를 채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공허를 메울 수 있는 것이 '인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이 얼어붙은 삭막한 계절을 녹일 수 있는 것이 '인정' 말고 달리 무엇이 있을 수 있겠는가. 서로 다독이며 견딜 일이다. 그리운 그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없어도 그의 얼굴을 닮은 꽃과 그의 숨결이 느껴지는 노래를 산에 언덕에 다시 살려내는 일은 남아 있는 자들의 몫일 테니까. 그래서 이 시 속에는 이러한 절규가 흐르고 있는 듯하다. " 오랜 세월 이 땅을 지키고 살다 간 이름도 없고 삶의 기록도 찾을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의 넋은 이 땅의 산에 언덕에 정녕 다시 부활하여 피어나라. 억울하고 설움 속에 살다 간 영혼들이여, 당신들의 노래와 영혼(정신)은 마땅히 부활하여 피어나야 할 것이다." 또한 자연적인 이미지를 통해 인간과의 조화를 시도하는 신동엽의 상상력은 궁극적으로 불합리한 사회 구조 속에서 인간의 원초적 생명과 민족의 순수성에 밑바탕을 두고 있다. 이 자연을 포용하는 대지의 이미지는 인간이 가장 순수하게 뿌리내리고 이념의 갈등이나 현실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생명력의 공간으로 '산'·'언덕'·'숲'·'눈'·'바람' 등의 자연 현상으로 표상되고 있다. 즉, '산'은 수직적 상승 지향성으로 고통과 혼돈의 현실 세계를 초극하는 신성한 공간이며, '들'과 '숲'은 푸르른 생명력을, '바람'은 붙잡을 수 없는 무형의 형체로 시공을 초월하는 정신적 영혼을 나타내는 한편, '눈'은 순결이나 숭고함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대지의 이미지는 '그'의 영혼과 정신이 깃들어 있음을 인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