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고전 소설 '금방울전'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영웅 소설이자 도술이 난무하는 비현실적인 전기 소설이자 도술 소설입니다. 2021년 EBS 수능특강에 수록되었지요.
편집과 수정이 가능한 파일 형태의 EBS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해설 자료가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cafe.naver.com/literatureidea/603
무릉도원 회원 가입 안내
2023년 연회원권 구매 안내 이용료 안내 1년 이용료 7만원 2022년 이용권 기간(2023년 2월 1일 ~ 2024년 1월 31일) 서비스: EBS 수능특강(문학) 해설...
cafe.naver.com
금방울전 지문 및 해설(2021년 EBS 수능특강 수록 부분)
이 작품의 제목인 '금방울'은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지요. 왜 금방울이냐면 금방울로 태어났거든요. 뭐 신적 존재인 남해 용왕의 딸이 인간 세상에 태어난 것이니 그냥 태어나면 좀 심심하기는 하지요. 그리고 남자 주인공인 해룡은 동해 용왕의 아들입니다. 그야말로 이름 그대로의 신분이지요. 'Sea Dragon'.
이 둘이 힘을 합쳐서 요괴도 무찌르고, 외적도 무찌릅니다. 그리고 금방울은 껍질을 벗고 아름다운 여인이 되지요. 그래서 결혼해서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내용에서도 드러나지만 이 작품은 여러 가지 모티프(화소)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난생 설화',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 '변신 모티프' 등이 활용되고 있지요. 난생 설화는 알에서 태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대상의 범상치 않고 뛰어난 인물을 강조하기 위해서 많이 활용하는 모티프이지요. 주몽 신화와 김수로왕 신화 등 많은 곳에 사용되었지요. '지하국 대적 퇴치'는 말 그대로 요괴의 소굴로 가서 그 요괴를 퇴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변신 모티프는 말 그대로 등장인물이 변신을 하는 것이고요. 박씨전과 같은 작품에서 많이 등장하지요. 참고로 변장 모티프와는 다릅니다.
금방울전 지문
하루는 막 씨가 시름에 싸여 앉아 있는데, 갑자기 한 줄기 음산한 바람이 일어나고 초막 앞에 어떤 사 람이 서 있었다. 자세히 보니 바로 삼랑이었기에 막 씨가 놀라서 물었다. “그대가 나를 버리고 집을 나간 지 거의 수십 년이나 되었소. 그간 어디에 있는지 몰라 걱정했는데, 며칠 전 꿈에 신령이 나타나 이르기를 ‘전란 중에 죽었다.’ 하더이다. 꿈에 나타난 일은 믿을 것이 아 니지만 내가 또렷이 들은 까닭에 영연을 차렸는데, 알 수가 없군요. 지금 살아서 오신 건가요? 어찌 이 깊은 밤에 오셨으며, 자취가 분명하지 못한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삼랑이 목이 메어 말했다. “내가 그대의 뜻을 모르고 방탕한 마음을 걷잡지 못해 그대의 큰 절개를 모르고 박대했소. 그 죄로 천 벌을 받아 과연 난중에 죽었으니, 먼 훗날에도 나는 죄인이라. 비롯 내 잘못을 깨닫기는 했지만 너무 늦었으며, 그간 귀신의 부류에도 끼이지 못하고 음산한 바람이 되어 이리 떠돌아야만 했소. 그런데 그 대가 나를 위해 지극정성으로 제사를 지내 주었으니, 어찌 부끄럽지 않겠소? 비록 죽고 산 것은 다르지만 그대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오늘 여기에 온 것이오.” 삼랑이 살아 있을 때와 다름없이 수작하고 돌아간 후 자주 왕래했다. 그 때문인지 어느 날 갑자기 태 아가 배 속에서 노는 것처럼 막 씨의 배가 아프고 점점 커졌다. 막 씨는 마음속으로 이상하게 생각하며 혹시 남이 알까 근심하고 있었는데, 과연 열 달이 되자 산기가 완연히 나타났다. 홀로 여막에 엎드려 출산을 하고 돌아보니, 아이가 아니라 금방울처럼 생긴 것이 금빛을 찬란하게 발하고 있었다. 막 씨가 그 모양을 보고 크게 놀라며 괴이하고 신통하게 여겨 손으로 눌러보았으나 터지지 않고 돌로 짓쳐도 깨지 지 않았다. 다시 집어다 멀리 버리고 돌아오니, 방울이 굴러서 막 씨를 따라왔다. 더욱 괴이해 다시 집어 다가 깊은 물속에 던지고 돌아오는데 역시 따라왔다. 또 그 방울을 집어다가 아주 단단히 물속에 넣고 보니 물 위에 동동 떠다니다가 여전히 막 씨를 보고 뒤따라왔다. 이에 막 씨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내 팔자가 기구해 이 같은 괴물을 만나게 되었으니, 뒷날 반드시 큰일이 생길 것이다.’ 막 씨는 집으로 돌아와 불이 활활 타오르는 아궁이에 그 방울을 던져 넣었더니 조금도 기미가 없자 매 우 기쁘게 여겼다. 그런데 닷새 뒤 아궁이를 헤쳐 보니, 방울이 상하기는커녕 도리어 빛이 더욱 씩씩하고 향취가 진동했다. 막 씨가 어쩔 수 없이 그 방울을 놓아두었더니, 방울이 밤에는 막 씨의 품속에 들어와 자고, 낮에는 굴러다니며 집 떠난 새를 잡거나 나무에 올라가 과일도 따다 막 씨 앞에 놓았다. 막 씨가 자세히 보니 방울 속에 있는 실 같은 것으로 온갖 것을 다 묻혀 왔는데, 그 털이 반반해 평소에는 볼 수가 없었다. 또한 막 씨가 추위에 떨고 있을 때 방울이 품속으로 들어오면 조금도 춥지 않았다. 하루는 막 씨가 추운 곳에서 방아질을 해 주고 저녁에 돌아오니, 방울이 여막에서 굴러 나와 반기는 듯했다. 막 씨가 추위를 견디지 못해 급히 방 안으로 들어가니, 그 안은 덥고 방울이 빛을 내 대낮같이 밝았다. 막 씨는 기이하게 여기는 한편, 남이 알까 두려워 낮에는 방울을 여막 속에 두고 밤에는 품고 잤다. 방울이 점점 자라 산을 평지같이 오르내리고 마른 곳 진 곳을 가리지 않고 굴러다녀도 몸에 흙이 묻지 않았다.
(중략)
변 씨는 날이 갈수록 해룡을 더욱 박대했다. 해룡에게 옷과 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고 낮에는 밭 갈기와 논매기, 소 먹이기와 김매기, 나무 베어 오기 등을 시키고 밤에도 이러저러한 일들을 시키며 잠시도 편히 쉬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해룡은 조금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변 씨가 시킨 일을 더욱 공손한 태 도로 부지런히 하니, 자연히 해룡의 용모가 초췌해져 굶주림과 추위를 이기지 못했다. 어느 추운 겨울날, 눈보라가 내리치는 밤에 변 씨는 소룡과 함께 따뜻한 방에서 자고 해룡에게는 방아질을 시켰다. 해룡은 어쩔 수 없이 밤새도록 방아를 찧었는데, 얇은 홑옷만 입은 아이가 어찌 추위를 견딜 수 있겠는가? 추위를 이기지 못해 잠깐 쉬려고 제 방에 들어가니, 눈보라가 방 안에까지 들이치고 덮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해룡이 몸을 잔뜩 웅크리고 엎드려 있는데, 갑자기 방 안이 대낮처럼 밝아지고 여름처럼 더워져 온몸에 땀이 났다. 놀라고 또 이상해 바로 일어나 밖을 자세히 살펴보니, 아직 날이 밝지 않았는데 하얀 눈이 뜰에 가득했다. 방앗간에 나가 보니 밤에 못다 찧은 것이 다 찧어져 그릇에 담겨 있었다. 해룡이 더욱 놀라고 괴이하게 여겨 방으로 돌아오니 방 안은 여전히 밝고 더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방 안을 두루 살펴보니, 침상 위에 예전에 없었던 북만 한 방울 같은 것이 놓 여 있었다. 해룡이 잡으려 했으나, 방울이 이리 미끈 달아나고 저리 미끈 달아나며 요리 구르고 저리 굴 러 잡히지 않았다. 더욱 놀라고 신통해서 자세히 보니, 금빛이 방 안에 가득하고, 방울이 움직일 때마다 향취가 가득히 퍼져 코를 찔렀다. 이에 해룡은 생각했다. ‘이것은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어서 일어난 일일 테니, 좀 더 두고 지켜봐야겠다.’ 해룡은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자리에 누웠다. 그동안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린 몸이 따뜻해지니, 마음이 절로 놓여 아침 늦도록 곤히 잠을 잤다. 이때 변 씨 모자는 추워 잠을 자지 못하고 떨며 앉아 있다가 날이 밝자마자 밖으로 나와 보니, 눈이 쌓여 온 집 안을 뒤덮었고 찬바람이 얼굴을 깎듯이 세차게 불어 몸을 움직이는 것마저 어려웠다. 이에 변 씨는 생각했다. ‘해룡이 틀림없이 얼어 죽었겠구나.’ 해룡을 불러도 대답이 없자, 해룡이 얼어 죽었으리라 생각하고 눈을 헤치고 나와 문틈으로 방 안을 엿보았다. 그랬더니 해룡이 벌거벗은 채 깊이 잠들어 있는데 놀라서 깨우려다가 자세히 살펴보 니 하얀 눈이 온 세상 가득 쌓여 있는데, 오직 해룡이 자고 있는 사랑채 위에는 눈이 한 점도 없고 더운 기운이 연기처럼 일어나고 있었다. 이것이 어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변 씨가 놀라 소룡에게 이런 상황을 이야기했다. “매우 이상한 일이니, 해룡의 거동을 두고 보자꾸나.” 문득 해룡이 놀라 잠에서 깨어 내당으로 들어가 변 씨에게 문안을 올린 뒤 비를 잡고 눈을 쓸려하는 데, 갑자기 한 줄기 광풍이 일어나며 반 시간도 채 안 되어 눈을 다 쓸어 버리고는 그쳤다. 해룡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으나, 변 씨는 그 까닭을 전혀 알지 못해 더욱 신통히 여기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분명 해룡이 요술을 부려 사람을 속인 것이로다. 만약 해룡을 집에 오래 두었다가는 큰 화를 당하리라.’ 변 씨는 어떻게든 해룡을 죽여 없앨 생각으로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한 가지 계교를 생각해 내고는 해 룡을 불러 말했다. “가군*이 돌아가신 뒤 우리 가산이 점점 줄어들게 된 것은 너 또한 잘 알 것이다. 구호동에 우리 집 논 밭이 있는데, 근래에는 호환(虎患)이 자주 일어나 사람을 다치게 해 농사를 짓지 못하고 묵혀 둔 지 벌써 수십여 년이 되었구나. 이제 그 땅을 다 일구어 너를 장가보내고 우리도 네 덕에 잘살게 된다면, 어 찌 기쁘지 않겠느냐? 다만 너를 그 위험한 곳에 보내면, 혹시 후회할 일이 생길까 걱정이구나.” 해룡이 기꺼이 허락하고 농기구를 챙겨 구호동으로 가려하니, 변 씨가 짐짓 말리는 체했다. 이에 해 룡이 웃으며 말했다.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으니, 어찌 짐승에게 해를 당하겠나이까?”
특징 및 핵심 정리
갈래: 고전 소설(영웅 소설, 전기 소설, 도술 소설)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성격: 전기적, 도술적 주제: 금방울이 고난을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는 과정 특징: 다양한 설화(난생 설화,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 변신 모티프 등)가 융합되어 있음 두 등장인물(해룡 + 금방울)의 성격과 역할이 상호 보완적임 의의: 남성 영웅(해룡)을 돕는 보조적 영웅이기는 하나, 여성 영웅이 등장함
해제
이 작품은 동해 용왕의 아들이었던 해룡과 남해 용왕의 딸이었던 금령(금방울)이 온갖 시련을 이겨 내고 혼인을 하여 전생의 인연을 되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룡은 반복되는 고난을 극복해 냄으로써 영웅이 되는데, 고난 극복 과정에서 금방울은 초월적 능력을 발휘하여 해룡을 돕고 해룡과의 사랑을 이룬다. 이는 여주인공의 적극성을 보여 주는 것으로 당대 여성 독자의 의식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실계와 비현실계가 교차하고 고난과 행복이 교차하며 금방울이 변신하는 것 등은 작품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전체 줄거리
동해 용왕의 아들이었던 해룡은 명나라 때 장원의아들로 태어나지만 피난길에 버려지고 변 씨의 밑에서 자란다. 남해 용왕의 딸이었던 금령은 막 씨에게서 금방울의 모습으로 태어난다. 막 씨는 금방울을 괴이하게 여기지만 금방울은 재주를 부려 막 씨를 돕는다. 장원의 부인이 병을 얻어 죽게 되었는데 금방울이 이 병을 고쳐 주고, 금방울은 장원의 부인과 막 씨에게 사랑을 받게 된다. 어느 날, 황후와 공주가 요귀에게 납치되는 일이 생기는데, 황제는 공주를 찾아 주면 천하의 반을 주겠다고 한다. 변 씨의 학대 속에 지내던 해룡은 금방울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고, 변 씨의 집을 나와 산중으로 들어가 요귀를 찔러 죽인다. 황제는 이 공을 인정해 해룡을 부마로 삼고, 해룡은 북방의 흉노를 물리친다. 금방울은 껍질을 벗고 아름다운 여인이 되었고, 황제는 금방울을 황후의 양녀로 삼은 뒤 해룡과 결혼시킨다. 이후 해룡은 두 부인과 함께 하늘로 올라간다.
작품의 순환 구조
이 작품은 첫째, 현실계와 비현실계의 순환이 나타난다. 해룡과 금방울은 본래 동해 용왕의 아들과 남해 용왕의 딸이었는데, 인간계에서 해룡과 금방울로 환생하고, 지상계에 살던 해룡과 금방울은 지하계로 가서 요괴를 물리치고 금선 공주를 구출한다. 즉, 해룡과 금방울은 지하계에 가서 가난하고 비천한 상황을 극복하고 돌아온 것이다. 그 결과 해룡은 금선 공주와 혼인하여 부마가 되고, 금방울은 껍질을 벗은 후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신하여 황제의 양녀가 된다. 부모를 잃고 천대받던 해룡과 괴이한 모습으로 태어나 천대받던 금방울이 지하계에 다녀온 뒤에 행복을 누리는 구조는 ‘현실계 -> 비현실계 -> 현실계’로 순환함을 보여 주는 것이다. 둘째, 고난과 행운의 순환이 나타난다. 해룡은 어려서 부모를 잃고 계모 변 씨에 의해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맞는다. 부마가 된 뒤에도 전장에 나가 적의 계략에 빠져 고난을 당하지만 금방울의 도움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행운을 얻는다. 그런데 해룡은 고난을 본인의 능력보다는 금방울의 도움을 얻어 극복한다. 반면 금방울은 과부 막 씨의 몸에서 금방울로 태어나서 자기에게 닥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룡을 도와준다. 그 후 해룡과 힘을 합하여 요괴를 물리치고, 여인으로 변신하여 해룡과 혼인한다. 그런데 이때의 고난은 본인의 잘못과 무관한 것이며, 행운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셋째, 변신을 통한 순환이 나타난다. 금방울은 모든 문제와 고난을 해결한 뒤에 여인으로 변신하여 해룡과 혼인하여 행복을 누린다. 금방울이 사람으로 변신하는 것은 실제 현실에서는 성립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결말의 행복은 비현실적 상황인 변신에 의해 성취된 것이다.
금방울전의 영웅 서사 구조
금방울 | 해룡 | |
고귀한 혈통 | 남해 용왕의 딸 | 동해 용왕의 아들 |
비정상적 출생 | 죽은 삼랑의 혼과 막 씨가 결합하여 방울 모습으로 태어남 | 꿈속에서 장원의 아내의 입으로 들어가 잉태되어 태어남 |
비범한 능력 | 아무리 해치려 해도 살아나며 갖가지 신이한 능력으로 주변 사람들을 도움 | 용맹하고 주도면밀하게 사건을 해결함 |
고난을 겪음 | 금방울을 낳은 막 씨가 없애려 함 | 피란 길에서 부모와 헤어지고 계모 변 씨로 인해 여러 고난을 당함 |
위기 극복과 성공 | 요괴를 물리치고 천상에서 정한 시한을 채운 뒤 방울의 탈을 벗고, 해룡의 부인이 됨 | 요괴를 물리치고 부마가 되며 헤어졌던 부모와 재회하고, 금방울과 결혼하여 부귀 영화를 누린 |
작품에 반영된 사상
1. 유교의 효 사상: 막 씨가 지극한 효행으로 인해 금방울을 점지받음.
2. 불교의 윤회 사상: 전생에 부부였던 두 사람이 이승에서 금방울과 해룡으로 태어나 부부가 되고, 하늘로 올라감
3. 도교적 요소: 옥황상제, 학발 노옹 등 선계의 인물이 등장함.